EPL 개막전 안내 포스터 <스포티비>

손흥민 선수가 뛰는 2022~2023 시즌 영국프리미어리그(EPL)가 개막됐다. 6일(현지시간)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훗스퍼는 샤우샘프턴과의 개막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1대1 상황에서 역전골을 만드는 어시스트로 올 시즌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손흥민의 EPL 개막전은 아무나 볼 수 없었다.

그동안 IPTV에 가입되면 기본 채널이었던 SPOTV에서 중계를 해왔으나 올 시즌부터는 유료채널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제 쇼파에 앉아 이러저리 리모컨을 돌리다 실컷 본 손흥민 골장면 하일라이트를 보는 것도 어렵게 됐다. 

EPL 국내 중계권을 가진 스포티비(SPOTV)는 지난 3일, 프리미엄 스포츠 TV 채널인 ‘스포티비 온(SPOTV ON)’, 스포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토트넘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고 유료화 방침을 알렸다. 

채널별로 약간씩 요금체계가 다르지만, 모바일을 포함해 국내서 유료채널로 손흥민 경기를 보려면 대략 월 1만원~1만4000원을 지불해야만 한다. 다만 약정금이 없어 해지와 재가입이 자유롭다.  

축구팬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세상에 공짜가 어딨나? 돈내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공짜로 봤던 것을 돈내고 볼려니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아침에 유튜브로 하일라이트 영상이나 보는 팍팍한 삶으로 돌아가는 건가’, ‘새벽에 꿀잠, 수면시간이 많아지게되서 스포티브에 고맙다’ 등 아쉬움과 냉소가 뒤섞인 반응이 많다.

축구팬들의 거부감은 예상됐지만 사실 손흥민 EPL중계 유료화는 불가피한 수순이었다. 

앞서 스포티비측이 적지않은 중계권료를 지급하고 제공하는 콘텐츠이기때문에 원래대로라면 작년에도 손흥민 경기는 유료로 시청해야했다. 다만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 손흥민 경기만 예외적으로 무료 채널로 제공했던 것이다. 

‘그나마 한국은 (EPL 시청료가) 싼 편이다.  영국보다는  약 20% 수준, 오히려 동남아 보다도 싸다’는 반응이 그나마 위안이다. 

그런데 정말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봐야할 문제는 이처럼 시청자의 흥미를 끌만한, ‘중독성이 강한’ 거의 모든 콘텐츠들이 알게 모르게 급속하게 유료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겨우 한 달에 1만원 정도가 아깝냐’고 핀잔을 주지만 가랑비에 옷젖듯 이런 저런 유료 결제를 합치면 무시못할 액수로 불어난다는 게 문제다. 

결국 이는 앱을 많이 활성화시켜 놓으면 스마트폰의 전원이 알게모르게 빠르게 방전되는 것처럼, 개인의 ‘가처분소득’(DI)을 방전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중독성 높은 유료 콘텐츠의 급격한 증가… 또 다른 사회 경제적 충격

현실에선, 소비자가 가격이 올라도 쉽게 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소비 비탄력적’(elasticity)인 상품이 존재한다. 극단적으로, 한 순간에 100%나 인상해도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 담배가 대표적이다.  

또한 구매하지 않으면 안되는 생활 필수재도 소비 비탄력적이다.  국내에선 공공재로 묶고 정부와 지자체가 가격 결정에 개입해 묶어놓고 있는 수도, 전기, 대중교통 등도 대표적인 소비 비탄력적인 제품들이다.

계량적으로 따져봐야겠지만 ‘손흥민의 축구’, ‘넷플릭스 드라마’, ‘연재 웹툰’ 등도 더 이상 ‘안보면 그만’이 아닌 소비자의 중독성을 유발하는 소비 비탄력적인 콘텐츠 상품들도 늘어 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넷플릭스가 국내 신규 가입회원에 대해 두 자릿수의 기습적인 가격인상 계획을 발표를 했을 때 비난이 쏟아졌던 이유도 ‘어차피 가격을 인상해도 소비자들이 안보고는 못배길 것’이라는 공급자의 저열한 갑질 인식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계의 생활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소비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율로 엥겔지수를 사용한다. 엥겔지수가 높아질수록 삶은 팍팍해진다. 

더구나 올해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시대를 지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굳이 따져볼것도 없이 역대급 수준이라 역대급 엥겔지수 상승이 예상되고, 에너지값도 천정부지다. 대출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시중에는 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빠져나가게 될 각종 유료 결제와 공과금 등을 미리 친절하게 알려주는 핀테크 앱들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일부 은행에서는 종합금융플랫폼상의 ‘금융 AI비서’ 기능을 통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기능을 이용하면 그나마 충동적인 지출을 줄이고, 합리적인 소비와 지출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소비자들에게는 어떤식으로든 ‘합리적인 소비’에 철저해지고 익숙해져야할 시대가 왔다. 거의 모든 가치재는  공짜가 없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로켓배송으로 1일내에 갖고 싶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디지털시대, 특히 재미있는 유료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소비 욕구를 꾹꾹 억제하는 것은 결코 쉽지않은 과제다.  그래도 이제는 무형의 가치재, 콘텐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인식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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