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망이용대가는 단순히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라는 하나의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돈을 받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정인석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통신사업자(ISP)와 CP 간 망 이용대가 분쟁이 학계로 번졌다. 최근 진행된 ‘망이용대가의 본질과 그 쟁점’ 토론회에선 망이용대가 지급문제를 놓고 학계 전문가들이 대립했다.

망이용대가 분쟁의 핵심은, 인터넷 생태계에서 ISP와 CP의 역할을 각각 어디까지로 정의하냐다. 이에 대해 CP는 인터넷 관행에 따라, ISP는 변화한 생태계에 따라 새롭게 정의하면서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CP측 입장에 선 학계 전문가들은 인터넷 생태계 유지를 위한 CP의 역할을 콘텐츠 제작으로 한정한다. 그리고 콘텐츠 전송의 책임은 ISP에 있다고 말한다. 이에 ISP가 CP의 콘텐츠 전송에 대한 대가를 받기 시작한다면 인터넷 생태계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전송은 ISP의 역할“

ISP와 CP로 각각 대표되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이용대가를 두고 3년째 소송 중이다.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망 이용대가 지급과 관련, "글로벌 CP가 국내 ISP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에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를 '접속료'와 '전송료'로 구분짓고, 이미 미국에 있는 ISP에 접속료를 내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콘텐츠를 전송하는 비용인 전송료를 추가로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CP의 역할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까지이며, 전송에 대한 책임은 ISP에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측은 최근 토론회에서도 “이용자들은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입장료를 낸다. 입장료를 내면 인터넷 연결된 전세계 어떤 기기와도 소통할 수 있다. 이후 트래픽 전송에 대해 추가적으로 내는 비용은 없다”며 “CP도 인터넷망에선 한 명의 이용자로, 접속료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학계 일각 "망 이용대가, 인터넷 생태계에 미칠 영향 고려해야"

업계와 학계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망 이용대가 지급이 인터넷 생태계 전반과 사회적 후생에 미칠 영향이다. CP가 ISP에 망을 이용한 대가를 정산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며, 이런 관행이 이어진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는 주장이다.

넷플릭스 류승균 변호사는 “네트워크가 국경없이 자유롭게 연결되어야 하는데 한국으로부터 정보가 들어올 때만 통행세 명목의 전송료를를 내야한다면 아무도 안들어오려고 할 것”이라며 “망 이용대가 강제로 통상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인석 교수는 “전세계가 CP가 ISP에 입장료를 내면 그 이후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제로 프라이스 룰(Zero Prcie Rule·ZPR)’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를 파기하면 글로벌 ISP·CP가 국내 ISP와 연결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우리들만의 인터넷이 되는 시나리오도 상상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결국 착신료가 도입될 경우 해외 ISP들 역시 국내 CP에 착신료 지급을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며, CP는 비용 인상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소비자에 전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내 CP업계 역시, 망 이용대가에서 만큼은 넷플릭스와 동일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망 이용대가 강제 시 콘텐츠 사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적지 않은 규모의 접속료를 ISP에 지불하고 있는 국내 CP들은 망 이용대가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토로해왔다.

특히 국내 CP들이 가입해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ISP가 전송하는 콘텐츠의 양에 따라 데이터 전달에 CP 간 차별을 둬서 안 된다는 망중립성 원칙의 가치를 전달하는 웹툰을 제작하는 등 망이용대가 강제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비쳐왔다. 올초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망 이용대가 지급을 강제하는 법안 통과를 재검토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영기 인터넷기업혁회 사무국장은 “망 이용대가 지불이 의무화되면 국내CP가 해외에서도 지불해야 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창작자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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