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지난해 거래액 2조원 시대를 열었던 무신사가 이제 오프라인에서도 의류 SPA(제조·유통 일괄화) 브랜드들과 맞붙는다. 7월1일부터 강남에 약 287평 규모 대형 매장을 열고 5500여개 자체상품(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을 판매한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근처엔 ‘자라’와 ‘스파오’ 등 유명 SPA 브랜드 매장도 자리잡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이들과 강남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SPA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정식 개장일 하루 전인 30일 오전 10시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점에 들어섰을 때 시선을 끄는 건 압도적 크기 미디어월이었다. 매장 중앙에 위치해 3차원(3D) 미디어 아트를 보여주는데, 기둥에서부터 천장까지 길이는 14m에 달한다. 무채색 인테리어에 맞춰 보다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역할을 한다. 영상엔 지난 10일 무신사가 선보인 가상인간 ‘무아인’도 등장하는 데 맛보기 정도로만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은 지상 1층부터 지하 2층까지 구성됐다. 매장 전반적으로 무채색을 띄고 있지만 색상으로 ‘포인트’가 되는 공간도 있다. 매장에 들어서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익스클루시브 컬러’ 제품들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점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제품들로, 짙은 초록색을 띄는 ‘아이리시 그린’ 색상이 콘셉트다. 올해 패션업계에서 주목받는 색상이면서 여름에 맞춰 청량감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무신사 측은 “익스클루시브 컬러 제품은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오리지널 콘텐츠로 볼 수 있다”면서 “이후 추가적인 단독 상품을 선보일지 계획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통 여러 층으로 구성된 의류 매장에선 1층에 여성 의류를 배치한 경우가 많지만, 이 매장은 반대다. 남성 고객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지상 1층은 전부 남성 제품 전용 공간으로 운영한다. 무신사 스탠다드 대표 상품인 슬랙스는 색상과 스타일에 따라 총 43가지로 준비했다. 무신사 모바일 앱에서 품절된 상품 역시 이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1층 매장만 둘러본다면 사실 일반 의류 매장과 큰 차이가 없다. 의외로 1층엔 피팅룸이 없다. 이곳에서 고른 옷을 입어보기 위해선 지하 1, 2층으로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실제 피팅룸을 가보면 이곳으로 유도한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지하 1층엔 남성·언더웨어·코스메틱 등을 판매하는데 계단을 내려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 예술 조형물이다. 사용 후 버려지는 설치물들을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작품으로 전시하는 ‘비사이클’ 프로젝트 일환이다. 이 공간은 매 분기마다 주제를 바꿔 진행된다. 맞은편 역시 대형 미디어월이 가로형으로 위치해 웅장함을 더한다.

발길을 붙잡은 건 피팅룸이다. 지하 1층엔 10개, 지하2층엔 5개 피팅룸이 있다. 피팅룸 종류는 크게 ▲라이브 ▲호리즌 ▲일반 3가지로 나뉜다. 단순히 옷만 입어보고 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링을 사진·영상 등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라이브 피팅룸 안엔 스마트폰을 미러링 할 수 있는 LG전자 ‘스탠바이미’가 설치돼있고 10여가지 조명색을 터치 한 번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틱톡 등 숏폼 콘텐츠를 쉽게 찍을 수 있게 준비한 것. 호리즌 피팅룸은 바닥과 벽면이 연결돼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이 길게 비춰진다. 백색·주광색 조명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일반 피팅룸도 거대한 거울은 물론 넓은 크기로 2~3명이 함께 들어가 사진 찍기에도 충분한 공간이다.


다만 우려되는 지점은 피팅룸 정체 현상이다. 옷을 입어보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그 안에서 각종 사진·영상을 찍느라 긴 시간을 소요한다면 대기하는 소비자들 불만이 상승할 수 있다. 이에 무신사 측은 피팅룸 안내 직원이 적절히 관리하면서 운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하2층은 여성 의류와 홍대점에 없는 키즈, 친환경 그린라인 제품들을 배치했다. 여성 의류 상품 수(SKU)는 사이즈·색상별로 170여개에 달한다.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팁은 각 상품마다 부착돼있는 QR코드를 확인하는 것이다. QR코드는 무신사 모바일 앱으로 연결해 할인 적용가로 결제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도 제공한다. 오후 7시까지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에서 주문한 상품은 매장 운영시간인 오전 11시에서 오후 9시 사이에 찾아갈 수 있다. 그 외 시간엔 매장 외부에 설치된 65개 락커룸에서 가져가면 된다.

무신사가 오프라인 매장을 연 건 지난해 5월 홍대에 이어 이번 강남이 두 번째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가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만명을 달성한 후, 이같은 흐름을 강남에서도 이어가며 오프라인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단 홍대와 강남 매장은 주요 타깃 소비자도, 취급 상품도 모두 다르다. 홍대점이 1020세대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강남점은 다양한 수요를 가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주요 고객층은 1020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직장인과 어린 자녀를 둔 부모 등 더욱 폭넓어졌다. 베이직부터 프리미엄 라인, 빅사이즈 등 다양한 상품을 구비했고, 화려하지 않은 소위 ‘기본템’ 위주로 상품이 배치돼있다.

무신사 측은 “무신사 스탠다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고객들에게 전달하면서, 입점 브랜드와는 충돌하지 않는 기본 제품들만 취급하고 있다”면서 “한국 대표 상권인 서울 강남지역에 처음 오프라인 매장을 낸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타깃 소비자를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전략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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