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규제, 스타트업·중소기업 성장 저해…혁파 필요”

2022.06.28 18:52:36 / 왕진화,이나연 wjh9080@ddaily.co.kr,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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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갈라파고스 제도 개선, 명확한 현실 분석에서 시작” 한목소리
-한국인터넷기업협회·김병욱·윤창현 의원·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 28일 토론회 공동 주최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 “법 통한 규제보다 더 유연한 형태의 대안 필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이나연 기자]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전문가들이 국회 및 정부에게 규제 도입 전 현장의 목소리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진단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국회 및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갈라파고스 제도 개선을 위해 입법적, 정책적 고민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황희 대표는 28일 ‘한국의 규제혁신, 어디로 가야 하나?: 전례 없는 한국만의 갈라파고스 규제’ 토론회에서 “의료 체계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비대면 진료를 어느 정도 허용하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 한국은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비대면 진료가 의료 접근성 및 의료 기회에 대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접근성이나 비대칭 측면에서 최적의 규제 혹은 바운더리를 가지고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입법·정책적 틀을 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황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에서 영원히 안될 것만 같았던 비대면 진료가 정말 한순간에 풀렸다”면서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며 확산 커브는 꺾였지만 3040 여성이 계속해서 활성 이용자로 남아있으며, 제한적이긴 하더라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네거티브 규제로 그냥 가기엔 굉장히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모든 당뇨 환자를 비대면 진료할 수는 없으며, 진료 가능 여부 판단엔 법률적인 문제와 함께 의학적인 시선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문제를 다 걸러줄 수 있는 로직이나 룰 세팅이 되지 않으면 (비대면 진료는) 입법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사진 맨 왼쪽)조영기 힌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이 28일 ‘한국의 규제혁신, 어디로 가야하나?’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산업 경쟁력 약화시키는 국내 규제 현황은?=최근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플랫폼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신산업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존 사업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갈라파고스 규제’가 이들 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갈라파고스 규제란, 국제 정세와 동떨어진 특정지역만의 규제로 불합리하거나 불편해 개선돼야 할 규제를 말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 사무국장은 현재 인과관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규제 시도가 바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조건 규제를 앞세우기보단 명확한 진단을 통해 현실에 발붙인 상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영기 사무국장은 “특정 원인이나 여러 요소가 총망라한 결과로 인해 어떠한 현상이 나오는지, 깊은 고민과 성찰이 선행돼야만 그에 걸맞는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상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없는 규제는 산업을 위축시키지만, 제대로 된 진단을 통한 정책집행은 산업진흥과 상생을 도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무국장은 예를 들어, 온라인유통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편의점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 매출이 일제히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 바로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온라인유통 규제대책을 마련하는 건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규제라고 꼬집었다.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소비경향을 파악하고, 기존 골목상권과 연계해 성장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등 현실에 대한 명확한 진단 및 상생대책 마련이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 사무국장은 정부와 기업간 정보 비대칭성이 큰 경우 법적 규제 대신 자율규제를 중심으로 시장 내 자정적인 움직임을 장려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가변적인 시장에서 경직적인 입법보다 더 유연한 대안이 필요하다”면서 “이론과 실제 집행 측면에서도 새로운 혁신 기업들에 자생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것을 유의미한 해결책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 핏에 맞는 새로운 규제 설정 필요해” 국회 및 정부도 한목소리=김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신산업제도과장은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택시 합승 규제를 완화한 코나투스 ‘반반택시’ 사례를 들었다. 앞서 코나투스는 이전까지 안전상의 이유로 운영되지 않았던 택시 동승 문제점을 보완해 지난 2019년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바 있다. 코나투스는 같은 해 7월 규제 샌드박스 모빌리티 1호 사업자로 지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코나투스는 지난 1월 호출 플랫폼 ‘반반택시’ 서비스를 출시했다.

김지원 과장은 “이처럼 안전성 점검, 사업 허가 등 규제가 필요한 부분에서도 새 기술 도입에 기존 문제가 해소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규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규제 샌드박스 과제를 심리할 때 규제 부처 의견이 중요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새 정부는 기존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과기정통부는 현행 규제 혁파 외 디지털플랫폼으로 대표되는 신산업 영역에서 자율규제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디지털플랫폼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들을 걷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기존 규제를 두고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규제혁신 과정에선 사회적 약자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들과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내 디지털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내 이러한 규제들 현황을 살펴봐야 하며, 더 많은 규제 완화와 국가·정책적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윤창현 의원(국민의힘) 또한 현실이 고려되지 않은 규제들이 곳곳에 많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핀테크 망분리 문제, 헬스케어 서비스 원격 의료 문제, 마이데이터, 카셰어링과 공유경제 등 이러한 것들에서 굉장히 많은 규제가 아직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국자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현 시점에서 신산업분야 규제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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