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발언하는 모습.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이른바 ‘구글갑질방지법’으로 불리는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다.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법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음악 및 웹툰, 웹소설 등까지 수수료 인상이 이어졌다. 해당 법의 느슨한 구멍을 찾고, 빅테크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수수료를 우회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법이 엄정한 대응을 하고 있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및 전문가들 일부는 이 법이 소비자는 물론 개발자에게 짐을 지웠다고 보고 있다. 피해 실태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시행과 향후 과제 논의’ 정책토론회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및 정부에게 “국민 목소리를 대신한 입법부(국회) 뜻을 존중해 달라”며 해당 법 집행을 철저히 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방통위는 ‘인앱결제강제금지 관련 기자 설명회’를 열고, “단 한 건이라도 위법사실을 확인한다면, 심의의결 후 시정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통위는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관련 앱마켓사 대상으로 실태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구글이 지난 1일부터 앱마켓 ‘구글플레이’ 내 앱 중 인앱결제(앱 내 결제) 정책을 위반한 곳을 퇴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방통위가 이를 제재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날 조 의원에 따르면 방통위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조승래 의원은 “방통위가 위법성에 대한 실태점검에 나섰지만 대응이 늦게 소극적이란 평가가 나온다”며 “실제로 방통위에게 의견을 정확하게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 의견은 끝내 오지 않았다. 구글과 애플이 이 법에 적극 협조하지 않는 것 또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이 시행됐지만, 구글과 애플이 법의 취지를 회피하는 꼼수를 쓰면서 앱 생태계 질서가 계속 훼손되고 있다는 평가가 여전하다”며 “공정한 앱 생태계를 유지하고 개발과 창작, 그에 대한 합당한 보상 등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 의원과 정책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정필모 의원,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이 글로벌 독점 기업의 갑질로 인해 개발자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가 없어지고,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면서 사실상 무력화됐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방통위 및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이 법에 따른 제대로 된 규율을 (구글과 애플에)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도 “그간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해 수수료를 내지 않던 이용자도 결제수단이 인앱결제로 일원화됨에 따라 무조건 수수료를 지불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회적으로 회피하고 꼼수를 쓰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해, 어떻게 정리해야 할 것인지 정말 중요한 시점에 다다랐다”며 “국회가 어떤 방식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지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벤미터 앱공정성연대(CAF) 사무총장도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실효성 강화를 위한 국회 노력을 환영했다. 벤미터 사무총장은 “한국의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은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여러 영향을 주고 있다”며 “글로벌 독점 기업들은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느슨한 문구를 계속해서 악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자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앱 마켓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앱공정성연대는 미국 비영리단체로, 애플, 구글 등 앱 마켓 사업자들이 외부 링크 결제를 차단하고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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