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한국 지원 규모는 중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경쟁력 강화와 기술 초격차 실현을 위해 우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24일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 부회장은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위기감이 감돈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탓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지난 2010년 디스플레이를 7대 전략적 신흥산업에 포함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해왔다. ▲토지·건물·용수·전기 등 인프라 시설 무상 지원 ▲생산 지원을 위한 법인세 감면 ▲목표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달성 시 격려금 지원 및 적자 발생 시 보조금 지원 등을 시행했다.

우리나라도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인력 양상 지원 등이 있으나 경쟁국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중국과 힘겹게 경쟁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수년간 이어진 지원 격차는 양국 디스플레이 차이를 좁히도록 했다. 이미 중국은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는 장악했고 사실상 우리나라가 독점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까지 빠르게 침투하는 상태다.

한국 디스플레이가 위태로운 상황임에도 정부에서는 사태의 심각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이하 특별법)에 디스플레이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 LG 등 대기업 계열사가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별도 지원이 필요 없다는 이유에서 빠지게 됐다.

이 부회장은 “디스플레이가 대기업 사업군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잘못된 내용이다. 패널 제조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중소·중견 기업”이라면서 “디스플레이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율이 높은 특성상 낙수효과가 크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 효과도 크다”고 지적했다.

KDIA에 따르면 반도체 국산화율이 소재 30% 장비 20% 수준인 반면 디스플레이는 소재 60% 장비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투자와 생산을 확대하면 중소·중견 기업과 동반성장이 가능한 구조”라고 이야기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새 정부에서는 디스플레이를 특별법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DIA는 이제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에 주목한다. 조특법은 R&D와 시설 투자 시 높은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안으로 대상은 국가전략기술에 선정된 분야로 한정한다. 현재까지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3개만 들어가 있다. KDIA는 특별법에 이어 조특법에도 디스플레이를 포함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 부회장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 분야에서 기술 동맹을 확대하기로 한 건 디스플레이에도 플러스 요인”이라며 “이들 산업은 공통 기반 기술을 공유하고 있어 미국 공동진출 또는 수요창출과 투자유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현재 한국은 미국산 소부장을 사용해 LCD와 OLED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애플 델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으로 공급된다. 이미 상호 협력이 활발한 가운데 또 다른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협회 차원에서는 미국 콜롬비아대와 글로벌 R&D 기술협력 사업 추진, 현지 업체인 이마진과 카티바에 협업 제안 등을 진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생태계 강화 방안으로는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디스플레이는 소재 및 장비 국산화율이 높은 편이나 증착기, 스퍼터 등 핵심 부분품으로 한정하면 미국(37%) 일본(29%) 의존도가 높다. 한국은 9% 내외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와 장비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개별 기업보다는 소부장과 패널 기업 간 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필요 시 해외 선진업체와 공동 R&D도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KDIA는 디스플레이 산업 중요성과 미래 혁신기술을 홍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 경쟁 구도는 규모보다는 기술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 혁신을 통해 누가 미래 기술을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미 디스플레이 기술력은 한국이 최고인 만큼 기업의 자발적인 혁신과 정부의 전방위 지원책이 더해진다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름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를 위한 분위기 전환에도 나선다. 이 부회장은 “전방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신시장 창출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투명 OLED, 차량용 패널,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실증사업이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취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5년까지다. 앞서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장관 비서관, 산업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적합성정책국 국장,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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