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격 빨라진 中 디스플레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가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오프라인 개최한 가운데 한국과 중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음을 볼 수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기술 우위를 드러냈고 BOE와 CSOT 등은 추격에 속도를 냈다.

◆디스플레이 세대교체 가속=올해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디스플레이 위크 2022’를 열었다. 주요 기업과 학계가 모여 연구 성과 공유 및 신제품 소개 등을 하는 자리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은 대세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이번 행사에도 두드러졌다.

중소형 OLED 최강자 삼싱디스플레이는 편광판 기능을 내재화한 에코스퀘어 OLED를 선보였다. 편광판은 일정한 방향의 빛만 통과시키는 얇은 필름을 일컫는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빛이 편광판을 통과할 때 밝기가 50% 이상 감소하는데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빛 투과율을 33% 높여 같은 밝기에서도 소비전력을 최대 25%까지 절감할 수 있다. 플라스틱 소재인 편광판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기술로도 평가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에코스퀘어 OLED를 통해 SID로부터 ‘올해의 디스플레이’를 수상했다. 앞서 삼성전자의 3세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에 처음 도입한 바 있다. 폴더블폰 약점으로 꼽히는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차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늘어나는(슬라이더블) 패널도 공개했다. 전면과 후면으로 구성돼 후면 디스플레이를 당기면 전면 디스플레이와 연결되는 방식이다. 양면이 나눠지는 부분을 하나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첫선을 보인 6.7인치 슬라이더블 제품은 위로 화면이 확장되는 형태다. 12.4인치 슬라이더블 제품은 전면 1개 및 후면 2개로 이뤄지며 가로 양방향으로 화면이 확장된다. 8.1인치로 줄여 휴대성을 높일 수도 있다.

작년 말부터 양산된 퀀텀닷(QD)-OLED 역시 등장했다. 55인치 및 65인치 TV 패널과 34인치 모니터 패널을 전시했다. 빛을 넓게 분산시키는 QD의 광학적 특성으로 해당 제품은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보더라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대형 OLED 선두주자 LG디스플레이는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큰 97인치 ‘OLED.EX’를 선보였다. OLED.EX는 유기물 소자에 중(重)수소 투입하고 개인화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밝기를 30% 향상하고 색 표현 정밀도를 높였다.

중형 TV에 활용되는 ‘42인치 구부리는(벤더블) OLED 게이밍 디스플레이’도 주목을 받았다. 최대 1000R(반경 1000mm 원의 휘어진 정도)까지 구부렸다 펼 수 있다. TV 시청 시 평면으로 게임 작동 시 커브드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행사에서 최초로 8인치 360도 폴더블 OLED를 공개하기도 했다. 양방향 폴딩을 구현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앞뒤로 모두 접을 수 있다. 20만번 이상 접었다 폈다 가능한 내구성을 보장하는 모듈 구조, 접히는 부분 주름을 최소화하는 특수 폴딩 구조 등이 핵심 포인트다.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도 나타났다. 태블릿, 휴대용 모니터 등에도 장착할 수 있다. 향후 HP 등 고객사에 납품할 것으로 관측된다.

◆넓어지는 OLED 응용처=OLED 대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영역 확대다. OLED는 스마트폰에서 노트북, 자동차 등으로 무대를 넓혀 확장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게이밍 폴더블 제품을 전시했다. 양쪽에 컨트롤러가 있어 평소 스마트폰 크기로 사용하다가 게임 중 대화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 기기를 수직 사용할 때는 상단에 게임화면, 하단에 컨트롤러를 구현할 수도 있다.

노트북에 투입할 15.6인치 OLED도 눈에 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40헤르츠(Hz) 고주사율 노트북 OLED를 세계 최초 개발했다. 주사율은 초당 화면에 프레임을 나타내는 수치다. 높을수록 화면 끊김이 없어 부드러운 동영상 표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게임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시장 공략도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을 공개했다. 7인치 12.3인치 15.7인치 등 다양한 리지드(단단한) OLED를 활용한 멀티스크린 제품이 탑재됐다. 블랙 표현, 얇은 베젤, 곡선미 등이 내세울 지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벤츠를 통해 차량용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벤츠는 LG디스플레이 차량용 플라스틱(P)OLED를 투입한 제품을 전시했다. 플라스틱 기반으로 디자인 자유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다.

아울러 단일 패널로 세계 최대인 ‘34인치 차량용 커브드 POLED’도 선보였다. 최대 800R(반지름이 800mm인 원의 휜 정도) 곡률로 운전자가 계기판, 내비게이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인체공학적 설계로 주행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증강현실(AR) 글라스용 0.42인치 OLEDoS(OLED On Silicon)도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실리콘 웨이퍼에 OLED를 적용해 3500PPI(인치 당 픽셀) 초고해상도를 구현한다. 지속 강조해온 투명 OLED는 인테리어 분야로 범위를 넓혔다. 이번에 공개한 ‘투명 쉘프(Shelf)’는 아트 갤러리,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모드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OLED 몸집 키운 中=중국 업체의 기술 성장도 볼 수 있었다. BOE는 95인치 8K(초고화질) OLED를 전시했다. 중소형 OLED에 집중하다가 대형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분위기다. 아직 LG디스플레이 제품과 품질 차이가 크지만 시제품 생산까지 도달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BOE 부스에는 LG디스플레이와 유사한 8인치 양방향 폴더블 패널이 등장하기도 했다. 애플 공급망에 진입하는 등 중소형 OLED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데다 차세대 제품까지 과시하면서 국내 업체에 긴장감을 줬다는 후문이다.

CSOT도 대형 OLED를 선보였다. 65인치 8K OLED다, CSOT는 앞서 일본 JOLED와 손을 잡고 관련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JOLED의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만든 패널이다. 잉크젯은 유기물 소자를 가열해 입히는 증착 공정과 달리 재료를 분사하는 방식이다.

CSOT 역시 중소형 OLED 시장을 공략 중이다. BOE에 이어 애플과 거래를 트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BOE와 마찬가지로 8인치 양방향 폴더블 패널을 공개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여전히 OLED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다만 중국의 성장세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LCD처럼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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