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5 10:55:57 / 이종현 bell@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이 2022년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안전장비 자회사의 부진이 그룹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13일 한컴은 연결기준 매출액 900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0.4% 늘었고 영업이익은 47.3% 줄었다.
한컴 본사는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매출액 315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2%, 8.7%씩 성장했다. 최근 공공분야의 클라우드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웹오피스 매출이 증가한 데 더해 B2B 신규고객도 늘어난 영향이라는 것이 한컴의 설명이다. 영업이익률은 32.1%에 달한다.
반면 자회사의 실적은 크게 부진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한컴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안전장비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한컴라이프케어는 1분기 매출액 150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매출 224억원, 영업이익 33억원에서 급감했는데, 이는 회사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 17일 공모가 1만3700원으로 코스피에 상장한 한컴라이프케어는 주가 하락을 반복, 현재는 공모가 대비 절반에도 못미친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6000원이다.
매각 의사를 밝힌 한컴MDS의 실적은 개선됐다. 매출액 415억원, 영억이익 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9%, 5.3% 증가했다. 회사 측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룹의 매출 절반 가까이가 한컴MDS에서 발생했는데, 매각이 이뤄질 경우 큰 폭의 매출 하락이 예견된다.
지난 몇 년간 한컴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워왔으나 최근에는 그 정책이 빛을 보지 못했다. 인수 기업 중 사업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적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컴이 추진 중인 신사업 중 다수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컴은 지난 3월 아로와나토큰(ARW)을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에 상장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ARW의 가격은 지속 하락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산 스테이블코인 ‘테라’가 위기를 맞이함에 따라 덩달아 폭락을 경험했다.
내달 1일 지구 관측용 인공위성 ‘세종1호’를 발사하는 등, 우주 산업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으나 2020년 인수한 한컴인스페이스의 사업인 만큼 한컴의 본래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간 한컴이 숱한 기업을 인수했으나 그룹사에서 시너지를 발휘하며 기업을 성장시킨 예는 드물다.
5월 '싸이타운'으로 리브랜딩을 선언한 '싸이월드 한컴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