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추가할당을 놓고 통신3사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편익을 위해 추가할당이 필요하다는 LG유플러스와 오직 LG유플러스만을 위한 할당이라는 경쟁사들의 불만이 팽팽하게 맞선다. 이번 주파수 추가할당의 당위성과 국산-외산 통신장비의 성능 차이, 주파수집성기술(CA) 구현 여부 등과 관련, 통신사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데일리>는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사실 관계를 파악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3사간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정부의 5G 주파수 20㎒ 폭 추가할당(경매)을 두고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경쟁사들과 달리, 인접대역을 가진 LG유플러스는 별도 투자 없이 주파수를 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이번 할당이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한 구조라며 날을 세운다.

특히, 경쟁사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이것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 북부 지역에서 3.5㎓ 대역 5G 기지국 구축에 외산장비(화웨이)를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주파수까지 추가로 확보하게 될 경우, 같은 지역에서 국산장비(삼성전자)를 쓰고 있는 SK텔레콤과 KT가 상대적으로 성능 열위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본경매 당시, 각각 100㎒ 대역폭을 보유한 경쟁사 대비 주파수를 20㎒ 폭 더 적게 샀다. 이 때문에, 사용 중인 외산장비 성능도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추가할당을 받게 되면, 장비 성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5G 품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작년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G 품질평가에 따르면, 2위 사업자인 KT는 수도권 지역에서 기지국과 장비 수(1만2031국, 2만5499식)로 3위 LG유플러스(1만1533국, 2만1524식)를 앞서고 있음에도, 5G 속도는 각각 819Mbps와 817Mbps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경쟁사들은 이것이 장비 성능 차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따라서 LG유플러스가 추가 주파수를 가져가게 되면, 앞으로의 5G 품질평가에서 KT를 넘어 SK텔레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통신3사가 집중하는 지역은 인구밀집도가 가장 높은 수도권 지역이다. 이곳에서 5G 품질 역전이 발생한다면 현재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의 가입자 구도도 변할 수 있다.

◆ “국산장비 납품은 2023년에나…성능차 극복 어려워”

문제는 SK텔레콤과 KT가 이 장비 성능 차이를 해소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통신업계는 아직까지 국산장비 대비 외산장비의 성능이 월등하다고 보고 있다. KT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쓰는 64TR 외산장비는 국산장비(32TR)보다 안테나 수가 두 배인 만큼 커버리지가 더 넓고 이에 따른 성능이 약 30% 우수하다.

유일한 대응 방안은 해당 국산장비를 LG유플러스 장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 대체하는 것이지만, 국산 제조사의 경우 2023년에나 64TR 장비 납품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설사 기지국 장비를 100m 이내로 촘촘히 추가 구축하더라도, LG유플러스의 장비 성능 우위를 원천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김광동 KT 정책협력담당은 지난 19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 정책 간담회’에서 이 점을 지목하며 “혹자는 우리가 장비 투자를 안 하려고 한다고 비난하는데, 제조사의 개발 로드맵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20㎒ 폭을 가져간다면 그들 가입자는 속도 향상을 누릴 수 있겠지만, 그 외 다수 70~80%의 가입자는 오히려 어떡하느냐”면서 “결국 LG유플러스 가입자를 제외한 다수 국민에겐 격차가 발생하는데, 이는 정책이나 사업자 대응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 수도권 격차, 신형 국산장비로 개선할 수 있을까?

LG유플러스는 그러나 생각이 다르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5G 주파수를 100㎒ 폭씩 LG유플러스는 80㎒ 폭만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추가할당으로 20㎒ 폭을 더 얻게 되더라도 겨우 경쟁사들과 같은 100㎒ 폭을 갖게 되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외산장비로 인한 성능차는 국산장비의 업그레이드로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신형 32TR 5G 기지국 장비는 기존 구형 장비보다 전파 세기가 3~4배 개선됐기 때문에 64TR 장비와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신형 32TR 장비를 오는 3월부터 통신3사에 공급할 예정으로, 통신사들은 이를 서울 도심 지역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장비업계에선 시각이 엇갈린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형 32TR 장비와 기존 64TR 장비는 안테나 소자 개수가 192개로 같아졌기 때문에, 비슷한 방사 출력을 낸다”면서 “기존 기지국의 구형 장비가 이번 신형 장비로 대체된다면 커버리지와 속도의 품질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또 다른 장비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마다 구현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하드웨어적으로 32TR 장비보다 64TR 장비 성능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서울 강남 지역처럼 고층 빌딩이 많고 인구 분포가 높아 트래픽이 많은 지역일수록 장비에 따른 성능차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 ‘국산장비 산업계 보호’도 중요 책무…정부 판단은

정부는 이번 20㎒ 폭 추가 경매가 이뤄지면 오히려 장비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통신3사간 통신품질 확보 경쟁이 치열해져 이들의 기지국 구축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내 주파수 추가할당 계획안을 확정지어 공고를 내고, 내달 중 경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경매는 자칫 통신사들이 국산장비를 외산장비로 대체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통신업계가 64TR 국산장비 개발과 납품을 기다리기에는 최소 2년6개월이 걸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선 국산장비 산업계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책무인 만큼, 그렇게 되면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당초 통신사들이 국산장비를 사용하게 된 데는, 암묵적으로 국산장비를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방침이 어느 정도 고려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 방침과 결을 같이 한 결과가 불공정한 주파수 할당이라면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가 시간을 더 달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정부에 “추가할당을 진행하되 할당 사업자에게는 지역별 주파수 사용 시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통신3사가 공동으로 구축한 농어촌망은 바로 쓸 수 있도록 하고, 대신 수도권 지역에서는 2년 이상 사용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현재 이와 같은 사업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내달까지로 예정된 할당 일정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대로 추가할당 일정을 밟겠다고 한 입장에서 한발 유보한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지적한 바를 포함해 검토하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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