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 가상자산 가격 차트에는 큰 혼란이 찾아왔습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이 6개월 새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1일 4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비트코인 가격은 잠시 멈추는 듯 하더니, 이내 3만 5000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오랜만에 겪은 ‘지지선 없는 하락’이었는데요.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하다가도 어느 정도 가격 지지선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지지선을 뚫고 계속 떨어졌습니다. 주 단위로 보면 비트코인은 18%, 이더리움은 무려 27%까지 하락했습니다.

특히 큰 하락세를 유발할만한 특정 사건이 있었다기 보다는,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을 매도하려는 잠재 매도 압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움직임, 러시아의 가상자산 금지 가능성 등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하락세 전 블록체인 상 데이터에서 나타났던 전조현상과 앞으로의 가격 전망을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급락 앞두고 나타난 데이터 변화 세 가지는?

일주일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출처=코인마켓캡

우선 비트코인(BTC) 가격은 지난 21일 4만 3000달러에서 이틀 동안 1만 달러 가량 빠졌습니다. 23일 3만 4000달러대에서 거래됐고, 현재 가격을 소폭 회복해 3만 5000달러 선을 기록 중입니다.

이더리움(ETH)의 하락세는 더 심각합니다. 지난 21일 33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이더리움은 23일 2300달러 선으로, 1000달러 가량 하락했습니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 급락 전 나타난 세 가지 핵심 데이터 변화를 제시했습니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 변화에서 급락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는 건데요.

세 가지는 ▲거래소의 고래(대량 보유자) 비율이 높았던 점 ▲비트코인 SOPR(Spent Output Profit Ratio)이 급등한 점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의 변동성입니다.

우선 거래소에 유입된 고래의 비율이 높았다는 것은 잠재적인 매도 압력이 거셌다는 의미입니다. 거래소에서 대량의 가상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세력이 많이 유입됐다는 것이죠.

크립토퀀트의 Exchange Whale Ratio(거래소 고래 비율)은 전 세계 거래소에 입금된 입금액 중에서 입금액 기준 ‘탑 10’, 즉 상위 10위 고래의 입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고래 비중이 클수록 매도 압력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하락장이 본격화된 지난 21일 고래 비중은 90%가 넘었습니다.

지난 21일 거래소 고래 비율(보라색)은 0.95(95%) 이상을 기록했다./출처=크립토퀀트

크립토퀀트가 제시한 두 번째 데이터 SOPR은 코인을 획득한 시점의 가격으로 전송한 시점의 가격을 나눈 값입니다. 만약 비트코인을 1만달러일 때 매수하고, 이를 매도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전송할 때 가격이 2만달러라면 SOPR은 2가 됩니다. 크립토퀀트는 “SOPR이 1보다 크면 수익을 보고 있다는 뜻이고, 1보다 작으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하락장 전에는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의 SOPR이 급등했습니다. 크립토퀀트는 155일 이상 코인을 옮기지 않은 투자자들을 ‘장기 보유자’로 보고, ‘장기 비트코인 SOPR’이라는 지표를 통해 이들의 수익률을 추적합니다.

19일부터 20일까지 SOPR(보라색)이 증가하면서 비트코인 가격(검은색)이 하락했다./출처=크립토퀀트

장기 보유자들의 SOPR이 급등했다는 건 그동안 코인을 옮기지 않았던 장기 보유자들이 매도를 위해 코인을 옮겼다는 의미이고, 매도세가 커지면서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 데이터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의 변동성입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지표인데요.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미국 ‘고래’들과 기관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할 때는 다른 거래소에 비해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이 생기게 됩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마이너스(-)’가 될 경우, 코인베이스의 가격이 바이낸스 등 다른 거래소보다 저렴하다는 의미이므로 그만큼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둔화됐다는 뜻입니다. 지난 21일에는 –0.02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기관투자자들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지표인 그레이스케일의 GBTC 프리미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 상품 ‘GBTC’는 고객 중 대부분이 기관투자자이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를 알 수 있는 상품인데요, 장외거래 시장에서 GBTC를 거래할 때 원래 가격에 붙는 ‘프리미엄’이 존재합니다.

물론 지난해 말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서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GBTC의 인기가 떨어지긴 했지만, 이 GBTC 프리미엄도 최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당분간 조정 올 듯 ” 단기 비관론 많아…3만 200달러 지지선 중요

그렇다면 하락장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우선 갑작스러운 하락장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에, 당장은 낙관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동안은 조정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윌리엄 클레멘테(William Clemente)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는 코인텔레그래프에 “미결제약정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결제약정이란 말 그대로 청산되지 않은 약정을 의미합니다.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 미결제약정 규모가 커지는 것은 늘 위험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경우 큰 금액이 한 번에 청산되면서, 더 큰 하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급락 때도 대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습니다.

하락장에서 벗어나려면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뒷받침되어야 하는데요. 현재 투심도 크게 위축된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알터너티브닷머의 크립토탐욕공포지수는 23일 13포인트로, ‘극도의 공포’ 상태입니다. 22일 19포인트에서 더 하락한 수치이고요. 1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악화되었음을 뜻합니다.

크립토퀀트도 지난 21일 신규 자금 유입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크립토퀀트 측은 “새롭게 유동성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2018년 또는 2021년 5월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2018년에는 장기 하락장이 이어졌으며, 2021년 5월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깬 이후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하락장이 지속됐죠.

비트코인 가격이 더 이상의 급락을 면하려면, 어느 정도의 가격은 지켜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지지선이 될 가격대는 3만 200달러입니다. 3만 200달러는 비트코인 고래 중의 고래인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평균 매수 단가입니다.

가버 거벡스(Gabor Gurbacs) 반에크 가상자산 전략 총괄은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보유한 12만 4000BTC의 평균 단가가 약 3만 200달러”라며 “이 지지선이 무너지면 2만달러를 향한 하락장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 피터 시프(Peter Schiff) 유로 퍼시픽 캐피탈 회장도 “비트코인 지지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비트코인이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라며 3만 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면 더 큰 하락이 초래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다만 이처럼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을 매수한 곳도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하락 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장기적인 낙관론자들은 늘 존재함을 인지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입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번 급락 때 410BTC를 매수했는데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정말 싸게 팔고 있다”며 오히려 ‘싸게 샀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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