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믿을맨’ 남궁훈, 위기의 카카오 홀로 이끈다 [IT클로즈업]

2022.01.20 16:55:43 /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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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차기 대표 내정자.ⓒ카카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복심’ 카드를 꺼냈다.

김범수 의장의 믿을맨으로 꼽히는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새로운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로 내세운 것. 카카오는 20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남궁훈 센터장을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이는 경영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집단 매각으로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김 의장이 고민을 거듭한 결과다. 도덕적 해이 논란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 부재라는 뼈아픈 이미지 실추를 겪은 만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카카오는 미래지향적 혁신을 실현할 적임자를 논의한 가운데, 남궁훈 센터장이 적합한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이사회 추천도 있었으나, 김 의장 의중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제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 내정자 단독체제로 재건에 나선다. 조수용 대표에 이어 여민수 대표까지 사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2015년 임지훈 전 대표 이후 7년만에 단독대표 체제로 정비됐다. 단 한 명의 CEO 체제를 통해 좀 더 책임 있는 경영 구조를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김범수, 왜 남궁훈을 구원투수로 삼았을까?=이날 김 의장은 임직원에게 남궁 내정자를 선택한 이유를 공유했다.

김 의장은 “11년 동안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많은 공동체 회사들이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카카오톡 다음 비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미래지향적 혁신을 실현할 적임자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열었고, 엔케이(남궁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는 경험을 축적했을 뿐 아니라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공동체 차원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왔다”며 “카카오 CEO를 맡아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적 비전을 리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남궁 내정자는 삼성SDS 재직 당시 김 의장을 선배로 만나, 게임 포털 한게임을 함께 설립할 정도로 오랜 기간 상호 신뢰를 쌓아온 인물이다. 사실상 최측근이다.

특히, 그는 주요 기업 대표를 역임하며 스스로의 역량을 증명해 왔다. 남궁 내정자는 NHN USA, CJ인터넷, 위메이드 대표를 거친 후 퍼블리싱 플랫폼 전문기업 엔진을 창업했다. 엔진과 다음게임 합병으로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역임하게 된 남궁 내정자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글로벌 흥행을 이끌면서, 리니지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더해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적으로 진행시켰다는 평가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카카오


◆남궁훈 내정자 “새로운 땅 메타버스” 사회적 요구까지 충족=이날 남궁 내정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차기 카카오 CEO로 선임된 소회를 전하며, ‘메타버스’ 새 땅을 일궈 사회적 요구와 카카오 도전 모두 충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궁 내정자는 “국민들은 성장한 카카오에게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이상의 역할을 기대한다”며 “새로운 산업, 글로벌 시장과 같은 새로운 땅에 도전하고 개척하는 카카오, 사회적 책임에 대한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성장한 카카오, ESG 경영 시대에 그러한 사회적 요구를 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남궁 내정자는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관점에서 모든 사업전략을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사회적 요구에 가깝고, 현재 카카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도전으로 메타버스를 지목했다.

남궁 내정자는 “새로운 가상의 땅을 카카오톡이라는 지인 기반의 텍스트로 강력하게 구성했지만 이는 국내로 한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한계로 더 큰 사회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는 본질적 문제를 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래센터를 운영하며 카카오 공동체에는 디지털 세상의 3단계 형태소를 다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흔히들 메타버스 세상을 3D로만 보지만 저는 디지털 컨텐츠의 모든 형태소를 전반적으로 바라보는 게 올바른 접근”이라고 부연했다. 3단계 형태소는 1단계 텍스트(카카오톡), 2단계 소리(멜론)와 이미지(카카오페이지), 3단계 멀티미디어(게임)다.

남궁 내정자는 ‘메타포밍’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민 요구와 카카오 창업자 정신을 모두 지키기 위해 메타버스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해 새 땅을 개척할 예정이다.

아울러,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는 10살 조금 넘었다. 갑작스럽게 성장해 외형에 비해 튼튼한 내실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며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아 너무나 어깨가 무겁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마쳤다.

◆“미래지향적 혁신, 신뢰 회복을 위한 첩경”=
물론, 새로운 CEO를 내정한 것만으로, 그간의 논란이 바로 해소될 수는 없다.

김 의장은 “새로운 CEO를 내정하고 지지와 응원의 글을 올린지 불과 50여일만에 다시 뉴 리더십에 대해 말씀드리게 돼 착잡한 마음”이라며 “안타깝게도 최근 카카오는 오랫동안 쌓아오던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앞서, 카카오는 상생안 예고와 함께 임원 주식 매도 가이드라인 등을 내놓았다.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정치권에서 뭇매를 맞으며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5년간 3000억원 규모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올해 구체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한 번에 처분한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는 전 카카오 대표 내정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도 포함됐다. 이들은 상장 한 달만에 주식 대량 매각을 통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했다. 카카오는 계열사 CEO와 임원 모두 주식을 일정 기간 보유하고, 단체로 매각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김 의장은 “지금의 카카오는 규모도 커지고 공동체도 늘어나면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공동체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재작년 카카오 10주년을 맞이해 시즌2를 선언하며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자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을 계기로 이사회와 뉴 리더십, 크루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긴장관계 속에서 미래 비전과 포용적 성장을 고민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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