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내세운 ‘전국민 안심데이터’ 공약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사실상 이동통신 데이터 무제한 제공을 약속한 이 공약은 최근 국회에서 관련 법안까지 발의된 상태다.

◆ “일정 속도 데이터 무제한 보장” 법안 발의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전국민 안심데이터’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기본 데이터 용량을 소진해도 일정 속도 데이터를 무제한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SNS를 통해 “시대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데이터 이용 제도 정립이 필요하다”며 전국민 안심데이터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안심 데이터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2022년 내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의된 법안은 전기통신사업법에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통신사업자는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의 최소한 이용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용자가 사용 중인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약정 데이터 양을 소진한 후에도 추가 이용요금 없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데이터 이용 속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최소 수준으로 규정했다.

최근 뉴스나 동영상을 시청해 정보를 얻고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보편화 된 상황에서, 특히 코로나19로 일상화 된 QR코드 방역패스를 비롯해 KTX 탑승권 예매나 전자결제 등 공공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데이터 이용 권한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법안의 문제의식이다.

◆ 무제한 데이터 제공 않는 요금제 1.6% 불과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통신3사 요금제 가운데 속도제어(QoS) 기반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이미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전국민’ 대상 공약을 표방했지만,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이용자는 극소수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LTE·5G 요금제를 분석한 결과, 전체 135개의 주요 요금제 가운데 최소 QoS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상품은 21개(1.6%)에 불과했다. 이는 음성전용·세컨드기기·복지 요금제를 제외한 기준이다.

기본 데이터 소진시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속도 역시 1Mbps 미만 요금제는 1.2%에 그쳤다. 1Mpbs 속도는 인터넷 검색과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은 물론 유튜브나 넷플릭스의 저화질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정도의 속도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서도 최소 속도는 과기정통부 고시를 통해 정하도록 했는데, 현재 통신사들이 별도의 속도제어 상품인 ‘안심옵션’을 통해 조절하는 속도가 200~400Kbps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 사각지대를 위한 통신비 지원 정책이 이미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요금을 감면하고 있다. 생계·의료급여·기초연금 수급자 등은 최대 2만6000원까지 기본 감면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요금 감면을 받고 있는 사람은 638만명에 이른다.

◆ 선심성 통신비 공약 남발, 충분한 논의부터

이 후보의 안심데이터 공약을 두고 통신업계도 난감한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업도 하나의 민간사업인데, 마치 공공재처럼 취급해선 안 된다”면서 “비슷한 사례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또한 요금을 낸 만큼 시청이 끝나면 뉴스와 정보 프로그램만 따져 무료 제공토록 할 것인지” 반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국민 안심 데이터를 도입하면 데이터 품질 유지 의무도 부과될 가능성이 큰데,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시스템 개발이나 서비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당장 장비 증설 부담이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거철마다 선심성 통신비 인하 공약이 반복되고 있는 데다, 실제 공약이 실천된 사례는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2017년 4월 당시 대선 후보자 신분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기본료 폐지’ 공약을 들고 나왔지만 결국 지켜지지 못했다. 지난 2020년 9월 정부가 통신비 2만원을 지급했을 때도 포퓰리즘 논란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사용량이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데 우려를 표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계통신비를 아무리 낮추더라도 정보 사용량이 계속 늘어나는 한 한계가 있다”면서 “통신사만 요금을 내릴 게 아니라, 정보(콘텐츠) 제공을 통해 수익을 얻는 플랫폼 사업자들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이라든지 망 이용대가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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