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IT종목들은 시대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종목들입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의 기본은 본질적인 기업 가치에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IT종목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투자가 투기로 일순간 변모하지 않도록 <디지털데일리>는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통찰력을 같이 쌓아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LG이노텍, 남은 성장요인 무엇이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17일 시가총액(시총) 상위 종목이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던 날이었다. 이 가운데 LG이노텍 주가도 약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글로벌 IT기업 애플 신사업 수혜주로 꼽히면서 최근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던 LG이노텍 주가가 7% 가까이 빠진 채 장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해당 종목 주가가 크게 올랐던 만큼,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일 수 있지만, 당장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수급 부담이 커지는 등 영향도 함께 받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대형주 상장을 앞둔 시기에 공모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주식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실탄을 마련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LG이노텍 주가는 52주 최저값(180000원)과 가까운 장중 최저값(181000원)을 보였던 지난해 10월 13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약 3개월만에 112.4% 올랐다. 이 기간 기관은 2637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개인과 외국인에 비해 크게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은 12월 한 달 간 해당 종목을 단 8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하는 동향을 보였다.

해당 종목의 주가 폭주는 최근 애플 신사업 분야인 메타버스, 자율주행차 관련 수혜주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일부 증권사들은 LG이노텍 목표주가를 상향하면서 투자 기대감을 높였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25% 상향하는 등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NH투자증권 이규하 연구원은 올해 LG이노텍이 질적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점유율 확대와 판가상승으로 외형 성장도 기대되지만, 원가 절감, 생산 효율성 향상에 힘입은 마진 개선이 주된 실적 개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장사업부의 경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돼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확장현실(XR), 폴디드 줌 카메라, 폴더블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및 AR안경 등 트렌드 모멘텀이 2025년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도 "이 회사가 자율주행차 핵심인 광학부품과 통신부품 기술을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전장부품 업체로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업체로 자율주행차 부품 공급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광학기술은 사물을 인식해 3D/4D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것으로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에 적용된다. 통신기술은 자율주행차와 모든 사물과의 통신 기술로 V2X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올해 LG이노텍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사업무 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8%, 12%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3년간 공급부족이 전망되는 반도체 기판사업은 매출증가와 마진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며 "아이폰14 카메라 사양이 7년 만에 상향되며 판가상승 및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여름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 예정인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가 상장 이후 자금조달을 통한 자율주행 프로젝트 활성화가 기대돼 향후 LG이노텍 신규수주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LG이노텍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는 뚜렷하다. 수년간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매출은 2016년 5조7545억원에서 2020년 9조2225억원, 영업이익은 1048억원에서 8344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2810억원, 1조2567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랩, 15% 가까이 하락

안랩은 안철수 테마주가 동시에 하락세를 겪으며 함께 하락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6월 30일 기준 안랩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밖에 특수관계에 있는 동그라미 재단이 9.9%를 소유하고 있다.

안랩은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비례해서 주가도 급등했다. 인기가 많았던 만큼, 지난해 말 227억원에 불과하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2일 461억원으로 103.5% 증가했다. 신용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기법이다.

안랩의 주가 급등은 최근 만이 아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나 대선출마와 같은 중요한 정치 행보를 보일때마다 주가는 기다렸다는 듯이 출렁였다. 지난해 안 대표 대선 출마가 가시화될 무렵인 9월 17일에는 급격히 상승한 주가고 향후 조정국면을 예상한 투자자들로 인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테마주와 달리 안랩이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안랩 최대주주가 안 대표라는 이유로 항상 테마주에 묶이긴 하지만, 테마주로써만 투자하기엔 아깝다는 평가가 늘 따라다닌다. 안랩은 연간 실적 기준으로 2015년 134억4000만원에서 2020년 1781억8000만원으로 꾸준히 매출 규모를 키워온 회사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부터 최근 3개년간 11%대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상 영업이익률이 10% 이상되면 보통 수익성이 좋은 회사로 평가한다. 이와 같은 실적은 국내 보안기업중 높은 수치다.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부채비율도 30% 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도 주목해 볼 만 하다. 안랩은 지난해 인공지능(AI) 정보 보안 스타트업 제이슨 지분 60%를 인수했다. 또 운영기술(OT) 보안업체 나온웍스 지분 60%도 새롭게 보유하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안랩은 이미 오래전부터 안 대표 관련주로 엮여있는데, 사실상 실적을 보면 가치주로 인정해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견해를 밝혔다.

◆카카오계열사, 신저가 기록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동반하락했다. 카카오뱅크(469억원)와 카카오페이(121억원)는 지난 14일 기준, 각각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 4위, 3위를 차지하며 높은 공매도 거래비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올해들어 단 하루도 빠짐없이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7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보이며 이날 3% 가까이 떨어진 4만510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주가는 장중 52주 최저가 4만4750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8월 52주 최고가(9만4400원)에 비해 반토막 났다. 카카오뱅크의 외국인 매도세는 1월들어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 꾸준히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3785억원 가량을 내놨다. 기관도 612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나홀로 매수세를 유지하며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수세를 유지하며 4346억원어치를 담았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지난주에도 주가가 15.8% 급락해 연초 이후 하락 폭은 21.5%에 달한다"며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고밸류 주식들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카카오뱅크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추정했다. 

경영진 모럴해저드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페이도 장중 13만6500원으로 신저가를 세운뒤 3% 가까이 하락한 13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카카오가 전 계열사 임원 주식 매도 규정안 등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매수심리는 차갑다. 외국인과 기관은 올해들어 카카오뱅크 주식을 각각 116억원, 776억원 가량 순매도하며 하락을 이끌고 있다. 특히 기관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순매수 행렬을 보이던 것에서 반대되는 기조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대량 주식 매도가 카카오계열사에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조기긴축 우려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성장주는 미래 실적에 기반해 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리는데, 금리인상 등 할인요인이 나타나면 성장성 기대감에 장애요건으로 작용한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올해 거래대금 둔화와 경쟁심화, 금리 상승 등 증권업에 있어 도전적인 한 해가 될 전망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카카오페이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로 기존 증권사와 핀테크 증권사 간 MTS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다만, 기존 증권사들도 리테일 비즈니스가 비대면 위주로 재편됨에 따라 MTS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상황이어서 경쟁 주도권을 높고 양측간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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