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빅블러시대] SW 중심의 산업간 융합··· 국내 SW 기업에겐 위기?

2022.01.11 09:25:02 /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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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블러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는 현상을 뜻한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전세계에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게임 룰이 바뀌고,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달라지고, 비즈니스 영역 구분이 모호해졌다. 한국도 이에 빠르게 대응해 빅블러 시대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2022년 임인년을 새해를 맞아 IT 기업들의 합종연횡·신시장 개척 등 위기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산업간의 영역이 희미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여러 기술이 활용되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소프트웨어(SW)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SW 산업 영역이 크게 성장하리라는 것은 예견된 일이다. 다만 국내 SW 기업들이 이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변화의 주체가 SW 기업이 아니라 대기업, 금융사나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포털 기업이라는 점이다. 실상 SW 기업 대다수는 각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SW 기업이 빅블러 현상의 수혜를 보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회가 되려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SW 개발자는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어려운(Difficult), 3D 기피 직업으로 불렸다. 이러던 것이 코로나19 이후 급변했다. 모든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외침에 따라 수요가 공급을 제쳤고, 각 기업들의 ‘인재 쟁탈전’이 시작됐다.

뺏고 빼앗기는 쟁탈전에서 SW 기업은 언제나 ‘빼앗기는’ 쪽이다. 급여 면에서 게임사나 대기업, 금융사, 플랫폼 기업 등을 따라잡기 어렵다. 3~4년차 개발자에게 억대 연봉을 보장하는 스타트업도 다수다. 급여·복지 치킨게임을 벌인다면 국내 SW 기업이 살아남기란 요원하다. 매출대비 영엽이익률이 저조한 기업들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개발자를 잡아야 할 판국이다.

집토끼를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산토끼를 잡아야 하지만 이도 쉽지 않다. 산업계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인력 부족 현상 탓에 신규 인력의 몸값도 크게 올랐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SW 기술자의 일평균 임금은 32만8613원이다. 어렵사리 신규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직한다는 것이 SW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공들여 키운 인재의 유출이 지속할수록 기업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를 비롯한 14개 국내 SW 협·단체가 정부에 100만명의 개발자를 육성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절박함에서 나온 요청이기도 하다.

공급이 늘어난다면 문제는 해소되겠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만큼의 인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KOSA 조사 결과 2020년 매출 300억원 이상 기업의 종사자는 2019년 대비 24.4% 늘었다. 전체 인력이 가파르게 늘었지만 산업 현장의 고통은 여전하다.

정부 및 기업이 적극적으로 SW 개발자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교육의 특성상 요구하는 수준의 인력이 양성되기까지는 연 단위의 시간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1년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SW 개발자 교육기관 관계자는 “더 나은 조건을 위해 이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막을 수 없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이 혹할 만한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인센티브 및 스톡옵션과 같은 성과공유제를 적극 도입하고, 재택·원격근무나 주4일 등이 그 예”라고 전했다.

또 SW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수요-공급 생태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SW 기업 다수가 서로 경쟁하며 저가 입찰을 하는 제 살 깎아 먹기를 하고 있다. 사업 발주자 이전에 SW 기업이 기술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어서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조성됐듯, 메타버스나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분야에서 리딩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SW 기업이 각각의 역할을 한다면 서로가 윈-윈하는 구조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이 경우 전문인력 양성이나 인력 순환도 한층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로우/노코드(Low/No Code, 이하 로우코드)가 개발자 품귀 현상을 종식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로우코드는 코딩 경험이 없는 작업자도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통해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SAP, 아마존웹서비스(AWS), 세일즈포스, 지멘스, 오라클 등 쟁쟁한 기업들이 로우코드 분야에 뛰어든 상태다. 기술 성숙도가 높아진다면 SW 개발 경험이 적은 비전문가라 하더라도 개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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