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는 현상을 뜻한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전세계에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게임 룰이 바뀌고,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달라지고, 비즈니스 영역 구분이 모호해졌다. 한국도 이에 빠르게 대응해 빅블러 시대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2022년 임인년을 새해를 맞아 IT 기업들의 합종연횡·신시장 개척 등 위기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사진=무신사

- 온라인 쇼핑 대세 속 오프라인 매장 출점으로 기존 사업 약점 보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7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모바일 쇼핑 비중은 약 12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9% 증가했다. 주요 유통업체 매출을 살펴보면 온라인 비중이 51.4%로 처음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오프라인 중심 유통업체들이 온라인에 비중을 싣는 건 예정된 수순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소위 ‘잘나가는’ 온라인 플랫폼들이 굳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 시작한 것. 오프라인 업체들의 온라인 진출과 온라인 업체들의 오프라인 진출이 혼재하는 게 현 유통업계 모습이다. 점차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지는 ‘파괴적 커머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으로 진출하고 있다. 비즈니스 전략 중 하나로 ‘O4O(Online for Offlice)’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O2O(Online to Offline)가 단순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에 그쳤다. 반면 O4O는 온라인을 통해 얻은 데이터와 노하우로 오프라인 영역까지 확대해 시장 혁신을 주도한다는 차이가 있다.

O4O 서비스 대표 사례로는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미국 아마존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고(Go)’가 있다. 소비자 개별로 담은 물건을 자동결제하는 시스템 ‘저스트워크아웃’ 기술이 특징이다. 아마존 포스타(4-star)에선 온라인 아마존에서 평점 4점 이상 받은 제품만 모아 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백화점 형태 대형 소매점도 낼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오프라인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현상은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무신사는 서울 마포구 홍대상권에서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와 ‘무신사 테라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 의류 판매에서 나아가 온라인 주문 후 ‘픽업’과 체험공간으로 활용하며 일 평균 3000명 고객이 방문한다. 지난해 12월 오프라인 매장에서 아우터를 고른 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테라스 QR상회’를 열어 주목받기도 했다. 

머스트잇 쇼룸 스니커즈존

번개장터 ‘브그즈트 컬렉션’ 입구

국내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도 지난해 12월 서울 압구정에 182㎡(약 60평) 규모 쇼룸형 매장을 출점했다. 온라인 쇼핑 시 명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기존 온라인몰 강점에 오프라인 강점을 더한다는 목적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역시 스니커즈·명품 매장 ‘브그즈트 랩(BGZT LAB)’과 ‘브그즈트 컬렉션’ 등 오프라인 매장을 3호점까지 만들었다. 매장에선 쇼핑 외 희소성 있는 신발과 명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으로 존재감을 키워온 플랫폼 업체들이 오프라인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여전히 소비자들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만져보는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구매 전 체험할 수 없다는 온라인몰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O4O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쇼핑 거점으로도 활용하기도 한다. 전국 110여개 이마트 매장에 대형 PP(Picking&Packing)센터를 만들어 SSG닷컴 온라인 장보기 주문 수요를 대폭 늘리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주문 상품 배송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유통학회장)은 “유통산업 경계가 사라지는 ‘파괴적 커머스’ 시대가 왔다”며 “각자 활동하던 곳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다기보다는 기존에 갖고 있던 약점을 보완하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영역을 더 견고하게 지키기 위해 다른 영역에 들어가는 공격이자 수비를 하게 되는 셈인데, 이때 이미 잘해오던 영역을 잘 지키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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