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D-Day). 사전적 의미는 중요한 작전이나 변화가 예정된 날입니다. 군사 공격 개시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변화를 촉발하는 날. 바로 디데이입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나름 의미 있는 변화의 화두를 던졌던 역사적 디데이를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 그날의 사건이 ICT 시장에 어떠한 의미를 던졌고, 그리고 그 여파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매일 아침 방송 시작 전 ‘삐~’ 소리와 함께 TV 화면에 보이던 무지개 색 패턴을 기억하시나요?

과거 아날로그 방송 시대에는 방송 송출의 시작과 종료 때면 빨강과 노랑, 초록, 파랑, 흰색 등의 색깔 패턴, 일명 ‘컬러바(영상 색감을 조정하기 위한 색 무늬)’를 통한 화면조정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엔 ‘뽀뽀뽀’와 같은 프로그램을 기다리며 저 무늬가 빨리 사라지길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9년 전 오늘, 2012년 12월 31일은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된 날입니다. 디지털 전환 특별법시행령 발효에 따라 이날 새벽 4시를 기해 전국적으로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961년 이후 50여년 간 지속돼 온 아날로그 TV 방송과 작별하고 고화질·고음질에 양방향 데이터 방송까지 가능한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방송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이는 1981년 컬러 방송 도입 이후 ‘제2의 방송혁명’이라 불릴 만큼 파급력이 컸습니다.


디지털 방송은 대용량의 정보를 압축해 전송하기 때문에 큰 화면에서도 아날로그보다 5∼6배로 선명한 HD(고화질) 영상을 제공하고, 음향 역시 아날로그보다 100~1000배 잡음에 강한 고음질을 구현하면서 훨씬 현장감 있는 방송이 가능해졌습니다.

지금이야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시청자는 리모컨을 조작하며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됐고 장애인들은 자막·해설·수화방송을 선택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또, 디지털 방송은 대형 TV 시장을 선도하면서 디지털TV, 디지털 콘텐츠 등 관련 산업 발전도 촉진하는 계기가 됐죠.

하지만 1990년대 초반엔 디지털 방송 전송방식(기준)을 놓고 초기에는 적지 않은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화질에 장점이 있는 미국식(ATSC)이냐, 채널수가 우위에 있는 유럽식(DVB-T) 이냐를 놓고 산업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거의 5년 간 논쟁이 지속됐다고 합니다. 결국 1997년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전송방식은 미국식(ATSC)으로 정해지게 됩니다.

이후 2001년 10월 수도권 지역에서 디지털 지상파TV 방송이 시작됐고 2006년에는 시·군 등 전국으로 확대됐으며 2008년에는 지상파TV의 디지털전환 특별법이 제정돼 지상파TV의 아날로그 방송 중단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2010년 9월 1일엔 경북 울진에서 처음으로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중단된 이후 강진군, 단양군, 제주도 등을 지역별 순차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시작됐고 2012년 마지막 날에 전국적으로 아날로그 방송과 작별을 고하게 됩니다.

다만 이때에도 지상파 직접수신율이 6.8%에 불과해 그 의미는 크지 않았습니다.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수백만의 사람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을 통해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에 정부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위해 2014년 셋톱박스 없이 단방향 디지털 방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전송방식 허용하는 등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17년엔 4월 케이블TV 아날로그 종료 지원 첫 사업자로 현대HCN동작방송을 선정하고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12월 31일. 현재 방송시장은 어떨까요.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TV 앞에 앉지 않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로 언제 어디서나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예능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죠. 국내 방송업계의 ‘메기’가 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의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볼만한 콘텐츠’의 확보는 최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시청자를 TV 앞에 앉힐 수 있는 힘은 결국 콘텐츠입니다. 수백개나 되는 채널에서 정작 볼 것이 없다는 시청자들은 OTT나 유튜브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부는 유료방송업체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선계약 후공급을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그간 국내 유료방송업계에서는 계약서를 쓰지 않고 먼저 방송을 송출한 후 뒤늦게 계약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같은 방송 콘텐츠 거래 방식을 기존 선공급 후계약에서 선계약 후공급으로 바로잡아, 자유롭고 공정한 채널 거래 질서를 정착토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PP사업자들은 콘텐츠 값이 정해지기도 전에 방송 송출이 먼저 되다보니 동등한 협상을 하기 어렵고, 프로그램 사용료가 얼마인지 알 수 없어 향후 콘텐츠 투자 계획을 잡기 어렵다고 호소해 왔습니다. 유료방송업계 역시 객관적인 채널 평가를 통해 이른바 재방송 위주의 부실한 ‘좀비PP’를 퇴출할 수 있는 명문을 갖게 됐습니다. 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이 방송업계의 자양분이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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