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가 갈림길에 섰다. 지난 2~3년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차 대응으로 중국 비중 확대, 2차 대응으로 신사업 진출을 감행하고 있다. 후자로는 제품 구조가 비슷한 배터리 분야, 바이오 등 생소한 산업 도전이 대세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가 주력인 AP시스템은 반도체로 탈출구를 마련했다. 시작한 지는 꽤 오래됐으나 매출 기여도가 크지 않았다. 최근 들어 반도체 장비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경기 화성 본사에서 만난 AP시스템 관계자는 “반도체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내년 디스플레이 투자까지 재개하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1994년 설립됐다. 초기 장비 제어 소프트웨어(SW)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액정표시장치(LCD) 설비를 출시했고 OLED 투자가 본격화한 2010년대에 디스플레이 중심 매출 구조가 자리잡았다.

레이저어닐링(ELA)과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가 메인이다. ELA는 OLED용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렌지스터(TFT)를 생성할 때 쓰인다. TFT는 픽셀 밝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ELA의 경우 AP시스템이 글로벌 점유율 90% 내외를 차지한다.

LLO는 유연한(플렉시블) OLED 기판인 폴리이미드(PI) 필름과 임시 유리 기판(캐리어 글라스)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쓰인다. 이외에 OLED 유기물을 보호하는 박막봉지(TFE) 공정 장비 등도 개발에 성공했다.

다만 주요 고객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일정 부분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한 뒤로는 수주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실제로 2019년과 2020년 실적이 부진했다.

올해 들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건 반도체 덕분이다. AP시스템은 2000년대 초 낸드플래시용 급속열처리장비(RTP)를 개발했다. 해당 제품은 반도체 웨이퍼 보호막인 산화막을 입히는 공정에 쓰인다. 산화막은 회로 간 누설전류를 차단한다. 이온주입 공정, 식각공정 등에서는 방지막 역할을 맡는다. 히터 램프를 통해 400도 이상 열을 급속으로 가한 뒤 빠르게 식히면서 웨아퍼 표면을 평평하게 만든다.

RTP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이 주도하던 분야다. AP시스템은 라인업을 갖추고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삼성전자에 공급량을 늘려갔다. 2019년에는 D램용 RTP도 납품을 시작했다. 낸드 대비 약 2배 비싸다.

AP시스템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매출이 2019년 214억원, 2020년 400억원, 2021년 3분기까지 559억원으로 지속 증가세”라며 “올해 3분기까지 매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16%이며 이는 전년동기대비 60% 이상 성장한 수치”라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에 전용 RTP를 공급한다는 의미다. AP시스템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파운드리 고객사에 RTP 제공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AP시스템은 이외에 플라즈마 기술을 응용한 후공정 범프 스퍼터,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스퍼터 장비 등도 고객사에 공급 중이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장비 사업을 3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중소형 OLED 응용처가 스마트폰에서 노트북 태블릿 게임기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6세대 또는 6.5세대 위주에서 8세대 OLED 라인 구축을 준비 중이다. AP시스템도 트렌드에 맞춰 장비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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