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얼마 전 지인에게 "혹시 핸드폰 번호를 바꿨냐"는 연락을 받았다. 휴대폰을 개통한 뒤 한차례도 번호를 바꾼 적이 없었기에 무슨 일이냐고 묻자 "전화를 걸었더니 연결되지 않았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통화 목록에는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았다.

하루 정도 지난 뒤 문제는 해결됐지만 이후에도 한두 번씩 주변 사람들에게 "왜 통화가 안 되냐"는 질문을 들었다. 그때마다 부재중 전화 기록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의아했지만 일시적인 장애겠거니 생각하고 넘겨짚었다.

일주일쯤 지난 뒤 '아이폰13' 수신불량 문제가 촉발했다. 일련의 사태를 보고 되짚어 봤다. 통화 문제와 관련한 연락을 받은 건 모두 아이폰13으로 교체한 뒤였다. '혹시 내 아이폰13도?' 하는 의문이 그제서야 들었다.

아이폰13 수신불량을 겪은 소비자는 모두 LG유플러스 고객이다. 지금까지 SK텔레콤과 KT 측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불편 신고는 없다. 그렇지만 현재 KT 통신사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통화 문제를 분명히 경험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유사한 사례를 겪은 SK텔레콤과 KT 사용자 게시글도 있다.

범죄 용어 중 '암수범죄(히든 크라임)'는 경찰청 연구자료 등 공식적인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범죄를 뜻한다. 범죄가 발생했음에도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거나 범죄가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어쩌면 본인이 겪은 통화 불량은 통신 문제가 아닌 아이폰13 단말기 자체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여전히 히든 크라임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통화불량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달 애플은 8일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처음 피해가 발생한 후 두 달 만의 대응이다. "현재 LG유플러스 일부 고객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라며 피해 사례를 LG유플러스 일부 고객으로 한정했다.

불편을 겪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빠르고 충실한 대응'이다. 지금까지 애플이 보인 대응은 빠르지도 충실하지도 않다. 하루빨리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수면에 드러나지 않은 소비자 불편까지도 찾아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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