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베어마켓(하락장)이 시작된걸까요? 지난 4일 비트코인(BTC) 하락 폭은 ‘역대급’이었습니다. 하루 만에 20% 이상 하락하며 4만 70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하루 새 떨어진 폭으로는 지난 5월 이후 가장 큽니다.

대장 코인이 이렇다보니 다른 알트코인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더리움(ETH)을 비롯해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리플(XRP)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하루 동안 20% 가량 하락했습니다.

여러 언론에서는 찰리 멍거 버크셔헤서웨이 부회장이 가상자산의 위험성을 지적했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했다고 짚었는데요. 멍거 부회장의 한 마디가 이 정도의 하락 폭을 야기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책 및 사회환경 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테이퍼링 조기마감을 언급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레버리지가 과도했던 점 ▲바이낸스 등 대형 거래소로 비트코인이 꾸준히 입금되고 있었던 점 등도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정도의 하락세라면 여러 원인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이번 하락세의 원인과 현재 상황, 그리고 하락장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향후 전망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멍거 때문만은 아니다…‘트리플 악재’, 무엇이 있었나

10월부터 이어진 불마켓(상승장)이 다소 길어 보이긴 했습니다. 지난주부터 비트코인은 줄곧 하락세를 거듭하며 하락장이 올 것만 같은 신호를 보여주었는데요. 지난 3일을 기점으로 투자자들은 큰 하락장을 만나야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멍거 부회장의 발언, 일명 ‘멍거 빔’이 시장 하락세를 촉발했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멍거 부회장은 지난 3일 ‘숀 하츠 앤 마인즈 컨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글로벌 시장이 20년 전 닷컴버블 때 보다 거품이 심하다”며 “가상자산을 절대 보유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임은 분명하지만, 그의 한 마디가 주요 가상자산 가격을 하루만에 20%까지 떨어뜨렸다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정책 및 사회환경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그리고 블록체인 상 데이터에서 찾을 수 있는 하락 신호들을 고루 살펴보는 게 맞습니다.

우선 지난주부터 남아프리카에서 발원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증시와 비트코인(BTC)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는데요. 이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오미크론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여러 명 나온 것은 물론,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언급도 시장 불확실성을 촉발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규모 축소)을 조기 마감할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그는 “몇 주 뒤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몇 달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 지 논의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세지고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즉, 커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테이퍼링을 서두르겠다는 의미입니다. 테이퍼링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면 금리 인상도 예상보다 일찍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가상자산이나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시장 투심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주목받았던 가상자산은 많이 흔들릴 수밖에 없죠.

피터 시프(Peter Schiff) 유로퍼시픽캐피탈 회장도 4일(현지시간) “이번 비트코인 급락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 조기 마감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며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주식이나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심이 위축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가장 확실한 원인은 블록체인 상 데이터, 온체인 데이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통해 가격에 대한 신호를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이번에 있었던 신호는 미결제약정 수입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차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는 지난달부터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보라색 선이 미결제약정 규모. 지난달 말부터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락장이 시작된 4일 급격히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대규모 물량이 청산되었다는 의미로, 가격 하락 폭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출처=크립토퀀트


상승장이 시작된 9월 말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큰 하락세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4일 오전에는 최근 보름 간 미결제약정 규모 중 정점을 찍었습니다.

9월부터 계속 상승한 미결제약정 규모. 4일 미결제약정 규모는 9월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출처=크립토퀀트

미결제약정은 말 그대로 청산되지 않은 계약을 말합니다. 미결제약정 규모가 커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경우 큰 금액이 한 번에 청산되면서, 더 큰 하락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4일 오전에도 미결제약정 규모가 매우 컸기 때문에, 4일 하루 동안 하락이 더 큰 하락을 낳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일 이후 미결제약정 규모가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금액이 청산됐는지 알 수 있죠.

거래소로 입금된 비트코인 규모로도 단기 하락세는 유추가 가능합니다. 크립토퀀트 차트에 따르면 지난 2일 전체 거래소로 입금된 비트코인 규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입금하는 것은 매도를 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하락장이 촉발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거래소로 입금된 비트코인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입금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 매도를 위한 물량일 때가 많으므로 단기 하락세를 예상할 수 있다./출처=크립토퀀트


◆다음 지지선 4만 2000달러…엘살바도르는 ‘저가 매수’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떻고, 앞으로 시장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베어마켓은 계속 유지될까요?

우선 하락 폭 확대의 원인인 미결제약정 규모가 확 줄어들었기 때문에 시장이 조금은 안정화됐습니다. 대규모 청산이 몇 차례 발생한 만큼, ‘역대급’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문제는 연준을 비롯한 미국 규제환경입니다. 테이퍼링 조기 마감 여부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이슈는 계속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일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수년 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트위터에서는 현재 ‘성지 글’로 주목받고 있는 트윗이 있습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중 하나인 테크데브(TechDev)가 지난 10월 18일 작성한 글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2~3달의 상승장 후엔 반드시 하락장을 맞는다는 내용입니다. 2011년에도, 13년에도, 17년에도, 그리고 올해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즉, 올 만한 하락장이었다는 것이죠.

다만 13년에도, 17년에도 베어마켓이 영원히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2~3달의 상승장 이후 등장한 하락장은 한동안 투심을 움츠러들게 하다가도 이내 상승으로 돌아서곤 했는데요. 이 때 투심이 극도로 위축되지 않으려면 가격 지지선을 어느 정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이 가리키는 다음 지지선은 4만 2000달러 선입니다.

더불어 ‘큰 손’들은 이 순간을 틈타 비트코인을 더 사들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엘살바도르 정부입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국가입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엘살바도르는 저가 매수를 했다”며 “평균 4만 8670달러에 150BTC를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코인텔레그래프는 “변동성에 대한 우려와 기존 금융기관과 충돌이 존재함에도 불구, 경제가 불안정한 국가에선 비트코인이 사용가능한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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