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민후 원준성 변호사] '비트코인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자산'이라는 3년 전 대법원의 판시(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는 오늘날 더 이상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거래의 대가로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경우는 빈번하며, 어떤 국가에서는 법정통화로까지 인정했다는 사례도 들려온다. 그만큼 가상화폐는 이제 익숙한 디지털 자산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 금전채권의 보전 및 확보를 위하여 가상화폐를 압류하고자 하는 의뢰인의 요청을 왕왕 접하게 된다. 가상화폐의 재산적 가치는 사실상 분명히 인정되고 있으므로 그러한 요청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현 제도 아래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강제집행은 그리 쉽지만은 않기에 이러한 점은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강제집행은 크게 금전채권에 기초한 강제집행과 그 외의 채권에 기초한 강제집행으로 구분될 수 있다. 후자는 동산인도의무나 영업금지의무와 같이 채무자의 특정한 의무이행을 목표로 하는 것인 반면, 전자는 대여금 반환채무과 같이 일정한 액수의 금전 지급을 목표로 하는 것에 특색이 있다. 만약 후자의 것으로서 가상화폐 자체의 지급의무에 대한 강제집행이라면 가상화폐 자체의 인도에 대한 여러 강제집행 방법을 비교적 용이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전자에 대하여, 즉 자신의 금전채권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가상화폐에 대한 강제집행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금전채권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첫째 상대방이 그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막고, 둘째 그 재산을 집행법원이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으로 바꾼 뒤, 셋째 그 돈을 금전채권에 충당하는 세 단계의 순서로 이루어 질 것이다. 순서대로 압류, 현금화, 배당이라 불리는데, 가상화폐에 대한 압류, 현금화, 배당이 가능할까.

이는 채무자가 자신의 전자지갑에 가상화폐를 보관하고 있는 경우와 거래소에 보관하고 있는 경우의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전자는 가상화폐 자체에 대한 강제집행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반면, 후자는 채무자가 거래소에 암호화폐의 출금을 요청할 수 있는 청구권(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으로 접근이 가능하여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압류가 가능할까? 부동산의 경우 등기로 권리가 이전되므로 국가가 등기를 막으면 되고, 동산의 경우 국가가 이를 따로 보관하면 될 것이며, 채권의 경우 법원이 제3채무자에게 이중지급(채무자에 대한 지급 금지를 명하고, 이를 어긴 경우에도 채권자에게는 여전히 지급할 의무를 부여)을 강제함으로써 처분금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거래소에 보관되어 있는 가상화폐에 대하여는, 채무자의 거래소에 대한 가상화폐 반환청구권을 채권으로 보아 위와 같은 집행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 지갑에 보관되어 있는 가상화폐는 압류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부동산이 등기를 통한 국가의 관리 아래 있는 것과는 달리, 지갑 안의 가상화폐는 프라이빗 키를 모르는 이상 그 누구도 이를 변동시킬 수 없다. 압류를 하고 싶어도 이를 집행할 방법이 없다.

압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현금화가 가능한가? 종류가 다양하고 가치도 제각각인 가상화폐를 부동산이나 유체동산처럼 전형적인 경매의 방법으로 환가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경매를 위해 국가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라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시시각각 변동하는 가상화폐의 특성상 경매시점을 언제로 결정해야 하는지 등 단순하게 경매절차를 떠올려 보더라도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그 밖에 적당한 방법'으로 환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민사집행법 제241조 제1항 제4호), 그 적당한 방법이 무엇인지 참 생각해 내기 어렵다. 요컨대 설렁 압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현금화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 보인다.

가상화폐에 대한 강제집행은 현재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된다. 가상화폐의 재산적 가치는 보편화 되고 있지만, 제도권에의 완전한 편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준성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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