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네이버가 ‘세대교체’를 통해 글로벌시장을 정조준한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을 넘어 해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네이버가 새로운 수장을 맞아 글로벌 빅테크기업으로의 여정에 나선다.

네이버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책임리더를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로 선임했다. 차기 CEO로 지목된 최수연 책임리더는 ‘1981년생’ ‘40대’ ‘워킹맘’ 등 수식어를 통해 젊은 여성 리더의 파격적인 등용으로 표현되고 있다.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워 조직을 쇄신하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로 통한다.

한성숙 대표와 기존 경영진이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를 기술 중심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했다면, 최수연 CEO 내정자와 새로운 경영진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또다른 도약을 성공해야 하는 지점에 서 있다.

◆최수연-김남선 글로벌 리더십 기대감, 경영진 교체 불가피=이미 네이버는 한 대표 체제 내에서 웹툰‧스노우‧메타버스 등 주요 사업분야에서 해외진출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일본에서는 우위를 점했고, 이제는 유럽과 북미지역까지 공들이고 있다. 특히나 전방위적 플랫폼 규제가 예고되는 만큼, 해외사업 확대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시가총액 3위에 달하는 국내 대표 기업인 만큼, 내수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도전 과제 속에서, 이사회는 네이버가 글로벌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후보를 검증한 후 최 내정자를 차기 CEO로 최종 지목했다. 최 내정자는 네이버(당시 NHN) 신입사원과 율촌 변호사,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다시 네이버로 합류했다. 변호사로 활동했을 당시 M&A와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등에 주목했고, 2019년 글로벌 사업지원 총괄로 복귀했다.

이사회는 최 내정자를 글로벌 사업 전략 및 해외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샀다. 글로벌 사업지원 총괄을 맡으며, 전사 해외사업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최 내정자와 새로운 리더십을 함께 구축할 김남선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화려한 글로벌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분야 전문가로 활동한 김남선 내정자는 지난해 네이버에 들어오자마자 스포티파이와 바이트댄스를 제치고 전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를 성공시켰다.

새로운 경영진은 글로벌 경영 체계를 탄탄히 하고 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이에 라인을 제외한 해외매출 비중 35% 달성 목표를 조기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라인 매출을 네이버에 포함할 경우, 네이버 해외 매출 비중은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CEO와 CFO 내정자는 ‘네이버 트랜지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조직체계 변화를 꾀한다. 사실상 인사 전권을 가진 셈이다. 네이버는 전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새로운 CEO 경영 방향성에 따라 주요 사업 분야 리더들도 대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양 경영진은 글로벌 사업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업을 실제로 해낼 수 있는 새로운 리더를 발굴할 것“이라며 ”다양해진 사업 포트폴리오를 잘 조율해 네이버 본부 전진기지를 잘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에 언제나 목마른 네이버, 설립초기부터 도전=사실, 네이버는 언제나 글로벌을 꿈꿨다. 네이버는 2년차인 2000년부터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도전을 시작했다. 무려 10년간 일본 시장에서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사태 속에서 네이버는 라인 메신저를 만들어 그해 6월 출시해 현재 압도적인 1위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2016년에는 라인이 뉴욕증권거래소와 도쿄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되기도 했다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최초의 글로벌 성공사례다. 이를 기반으로 페이,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일본 내에서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웍스모바일의 협업 솔루션 ‘라인웍스’는 일본의 유료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서 4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뿐 아니라 웹툰, 밴드, 브이라이브, 스노우, 제페토 등 새로운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이와 관련 1억명 이상 월간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에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등 굵직한 성과를 만들었다.

웹툰도 미국 내 월간 사용자 수(MAU) 1000만명을 넘으며 유례없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거래액은 1000억원을 넘었다. 네이버웹툰과 왓패드 MAU를 합하면, 글로벌 사용자는 1억6700만명에 달한다. 이들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는 약 600만명, 등록된 창작물은 약 10억개 이상이다. 일본에서는 네이버 라인망가와 카카오 픽코마가 1‧2위를 다투고 있다.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SNOW)도 아시아 지역 10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매월 2억명 이상 사용하고 있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누적 가입자는 2억4000명으로 늘었다. 네이버 라이브 기술은 BTS가 속한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한다. 브이라이브 누적 다운로드는 1억건에 달하며, 해외 사용자 비중은 85%다.

이러한 글로벌 성과를 내기 위해 네이버는 매년 연 매출 약 2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인공지능, 로봇, 디지털트윈 등 미래 기술 분야에도 집중하는 한편 유럽과 아시아, 미국을 잇는 글로벌 AI R&D 벨트를 확보하는 등 기술 연구 네트워크도 꾸준히 강화했다.

네이버는 해외 곳곳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스페인 최대 리셀 플랫폼 왈라팝에 1550여억원을 투자했고, 프랑스 명품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에도 투자했다.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캐러셀, 인도네시아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부칼라팍, 동남아 대표 승차공유 서비스 그랩, 월 2000만 동남아시아 사용자가 방문하는 쇼핑 검색 및 가격 비교 서비스 아이프라이스(iPrice), 인도네시아 온라인 신선식품‧생필품 커머스 분야 최대 플랫폼으로 성장한 해피프레시 등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해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창업초기부터 글로벌 목표로 달려왔는데, 라인 상장을 통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네이버 글로벌 사업의 새 리더십을 보여주는 또 다른 페이지가 올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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