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데이] 2008.11.17. 우여곡절 많았던 IPTV의 탄생

2021.11.17 09:02:29 /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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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데이(D-Day). 사전적 의미는 중요한 작전이나 변화가 예정된 날입니다. 군사 공격 개시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변화를 촉발하는 날. 바로 디데이입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나름 의미 있는 변화의 화두를 던졌던 역사적 디데이를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 그날의 사건이 ICT 시장에 어떠한 의미를 던졌고, 그리고 그 여파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2008년 11월17일. 국내에서 인터넷TV(IPTV)가 처음으로 서비스된 날입니다. KT가 그 시작을 열었는데요. 여러분은 ‘올레tv’로 익숙하실 KT의 IPTV 서비스는 당시 명칭이 ‘메가TV’였습니다. 통신3사 중에서는 KT가 가장 먼저 상용화를 한 것이고, 이듬해 1월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이 잇따라 상용화를 하면서 IPTV 시대가 본격 날개를 펼치게 됩니다.

지금은 집집마다 IPTV가 없는 집을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사실 IPTV 출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습니다. 방송업계와의 주도권 다툼으로 IPTV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컸거든요. 기존 레거시 방송사들 입장에선 달갑지 않았을 겁니다. 통신사가 방송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실험적이기도 했고요. 결국 2008년까지 5년간 옛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통합기구 출범과 맞물리며 법·제도화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안, 즉 IPTV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는데요. 지상파 재송신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상용화가 지체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당시 지상파 방송사들은 “대가 없는 지상파 채널 재송신은 없다”는 입장이었고, 2008년 10월에야 겨우 양측이 재송신 협상을 이루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IPTV3사가 지상파3사와 계약한 재송신료(CPS)는 가입자당 월 280원이었죠.

어쨌든 IPTV는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출범을 하게 됩니다. 그해 12월12일에 열린 IPTV 상용서비스 출범 기념식에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방통대군으로 불리었던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비롯해 정·관계와 방송·통신계 주요 인사 12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친숙한 매체인 TV와 인터넷이 결합한 양방향 매체라는 IPTV의 특성을 잘 활용할 경우 시청자 주권 회복, 다양한 공공서비스의 제공 등이 기대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 9월17일 이석채 KT 당시 대표가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가진 IPTV 사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IPTV는 시장에서 그리 큰 기대를 받지 못했습니다. 2008년 당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발간한 ‘IPTV의 등장으로 인한 유료방송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보면 “유료방송 보급률이 75%가 넘는 한국에서 IPTV가 확산될 여지는 크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상파방송이 방송업계를 꽉 잡고 있었고, 유료방송시장은 케이블TV가 이끌던 시절, IPTV는 그저 ‘신참’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잘 보면 당시 통신3사는 방송사업자들에 비해 자본금과 매출액 규모가 적게는 8배, 많게는 30배나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그때 기준으로 최대 4500만명에 달하던 이동전화 가입자에게 무선 서비스와 함께 IPTV 서비스를 묶어 팔 수 있는 결합 상품 판매를 했던 것이 제대로 먹혔죠. 그렇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통신3사는 결합 상품을 바탕으로 IPTV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킵니다.

수치로 보면 IPTV 가입자는 출범 1년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연평균 30% 이상씩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IPTV가 가입자 수로 케이블TV를 앞지르게 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IPTV와 SO(케이블TV) 가입자 수 격차는 올 6월 기준 약 633만명에 이릅니다. IPTV의 가입자 수는 이제 2000만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IPTV 사업자의 케이블TV 인수도 본격화 됐습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12월 CJ헬로비전을 인수해 LG헬로비전을 탄생시켰고, 지난해 4월에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이 있었습니다. 이어 KT의 위성방송 자회사 스카이라이프가 올해 9월 현대HCN(현 HCN)을 인수합니다. 남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가운데 딜라이브와 CMB도 통신사로의 인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의 뉴미디어였던 IPTV는 현재 또 다른 뉴미디어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으로부터 경쟁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대형 OTT들이 한국 시장에 진입하면서, 코드커팅(가입해지)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죠.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최근까지 국내 OTT 시장 과반을 점유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IPTV3사도 나름의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출시 당시 초기 IPTV 독점 제휴를 맺으면서 글로벌 사업자와 상생을 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은 자체 OTT 플랫폼인 ‘웨이브’를 지난 2019년 출범시켜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죠. KT 역시 글로벌 OTT와 IPTV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자체 OTT ‘시즌(seezn)’을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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