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28㎓는 고사하고 최소한 3.5㎓ 대역이라도 온국민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

통신3사가 5G를 둘러싼 낮은 품질과 비싼 요금 논란으로 정치권의 맹공을 받았다. 특히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알려진 28㎓ 5G 기지국 투자가 미진한 데 따른 비판이 쏟아졌다. 통신사가 알뜰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 28㎓ 목표 달성, 통신사는 “어렵다” 정부는 “정책 변경 없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서는 통신3사의 28㎓ 5G 장비 구축 관련 현황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과기정통부가 의무를 부여함에 따라 통신3사가 연내 구축을 완료해야 하는 28㎓ 5G 기지국(4만5000여개)의 설치 이행률은 현재까지 0.3%에 그친다. 연말까지 석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사실상 의무 구축 이행은 ‘불가능’한 셈이다. 통신3사도 이를 인정했다. 3사 측 증인은 “연내 통신사당 1만5000개씩 28㎓ 장비 구축이 가능한지” 묻는 박성중 의원(국민의힘) 질의에 한목소리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다.

28㎓와 같은 고주파 대역은 이론상으로 기존 LTE보다 속도가 약 20배 빠르지만,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더 촘촘하게 많이 깔아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때문에 통신사들은 3.5㎓ 대역을 중심으로 전국망 구축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과기정통부는 여전히 기존 목표 이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28㎓ 장비 구축은 대국민 약속”이라며 “(목표를) 이행할 수 있도록 통신사와 협력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장관은 “6G로 가기 위해선 고주파 대역 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많다”면서 “28㎓ 구축은 앞으로의 기술개발과 서비스 확대에 있어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 변경은 불필요하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 “통신사에 유리한 5G 요금제”…과방위, 요금 개편 요구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행 통신요금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올해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늘어난 4조원이 예상되는데, 증가 원인은 소비자에 불리하게 설계된 요금제 때문”이라며 “5G 서비스는 제대로 되지도 않는데 통신사가 요금을 비싸게 받아먹는다”고 비판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5G 요금제의 데이터 구간이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5G가 지난 2019년 4월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국민의 평균 월 데이터 사용량은 25GB인데, 통신사들이 출시한 요금제 가운데 이 평균 데이터 사용량과 근접한 요금제는 하나도 없다”고 질타했다.

실제, 통신3사가 출시한 5G 요금제 총 46개 중 ▲10GB 미만 요금제는 7개 ▲10GB 이상 15GB 미만은 11개 ▲100GB 이상 요금제는 무려 28개로 확인됐다. 3사 모두 15GB 미만과 100GB 이상 데이터 구간에 요금제를 집중적으로 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3사는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약속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강종렬 SK텔레콤 인프라 부사장은 “요금제 관련해선 정해진 절차가 있기 때문에 당장 답변은 어렵다”면서도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충분히 수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KT 측 증인으로 나선 이철규 네트워크 부사장은 “KT에선 이미 2개의 중저가 요금제를 낸 상황”이라며 “앞으로 맞춤형 요금제 출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알뜰폰 시장 장악한 통신사 자회사들…철수 가능성 거론

정부가 통신3사의 경쟁 대안으로 알뜰폰 시장을 열어줬지만, 정작 알뜰폰 시장의 대부분을 통신사 자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점진적으로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를 철수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국내 통신 시장은 5-3-2(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 점유율로 과점 체제가 고착화돼 있다”면서 “경쟁 체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중 하나가 알뜰폰인데 상당수를 통신3사가 점유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들을 단계적으로 철수시켜 경쟁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같은 논리를 펼쳤다. 윤 의원은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져 연말엔 50%를 넘을 전망”이라며 “통신사 자회사와 알뜰폰이 동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러한 비판에 알뜰폰 사업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강종렬 SK텔레콤 부사장은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낮은 SK텔레콤은 철수 의사가 있는 것이냐”는 윤 의원 질의에 “국회 등 여러 곳에서 논의를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철수 결정이 나면 따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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