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주간 블록체인>은 기자가 음성 기반 SNS ‘음(mm)’에서 다룬 내용을 토대로 작성됩니다. 매주 목요일 9시 가상자산 재테크 서비스 ‘샌드뱅크’의 백훈종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함께 ‘음’에서 <귀로 듣는 주간 블록체인> 방을 엽니다.

방에서는 전문가 패널로부터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기자에게 직접 질문도 가능합니다. ‘음’은 카카오톡 내 서비스로, 카카오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들어와서 방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 국내 시장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영업신고 이후 후폭풍이 부는 모습입니다. 원화마켓을 포기하고 코인마켓으로만 신고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예상대로 거래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받아 빠르게 변경신고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신고를 수리받은 업비트는 고객확인제도(KYC)를 시행합니다. 6일부터 업비트에서 가상자산을 사고 팔기 위해선 반드시 신분증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다른 거래소도 차례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해외 시장은 중국 이슈가 많았습니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탈 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알리바바에 이어 세계 최대 채굴기업인 비트메인도 중국 시장에서 채굴기를 팔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또 중국계 거래소인 후오비도 중국인의 신규 가입을 막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인데요.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가상자산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과 이에 따른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또 이 같은 현상으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곳이 있는지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가상자산 업계 ‘탈 중국’ 배경은?

중국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 및 관련 행위를 금지한 지는 오래입니다. 다만 올해는 규제의 움직임이 좀 더 구체화되는 듯 합니다. 이전에는 규제망을 뚫고 암암리에 가상자산 거래나 관련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최근에는 강화된 규제로 그것조차 힘들어진 모습입니다.

우선 지난 3월, 류 허 중국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회의에서 가상자산 채굴을 단속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 때부터 채굴기업들의 채굴장 이전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됐습니다. 텍사스, 중앙아시아 등 대체 지역을 찾아 이동하기 시작했죠.

그 다음은 6월이었습니다. 당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해 주요 은행, 결제기관들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가상자산으로 흘러가는 자금이 있다면 즉시 해당 계좌의 거래를 차단하라고 주문하기 위함이었죠. 때문에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인민은행은 경고의 범위를 은행에서 대중으로 넓혔습니다. 인민은행이 “가상자산 거래 및 채굴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통지를 대중에 공개하면서 한 차례 시장에 파장이 일었는데요.

특히 이번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등 구체적인 가상자산 종류까지 언급해 규제 리스크가 커졌습니다. 최근 가상자산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된 배경입니다.

먼저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채굴기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알리바바는 27일(중국시간) 공지를 통해 이같은 방침을 밝혔는데요. 이후 28일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채굴기업인 비트메인도 중국 내 사용자에게 채굴기를 팔지 않는 계획을 검토 중입니다.

거래소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중국계 거래소인 후오비가 중국인 사용자의 신규 가입을 차단하고, 연말까지 중국인 대상 서비스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낸스, 비키 등 세계 대형 거래소들도 중국인 사용자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단기투자자는 빠져나갈수도…장기적으로는 ‘영향 ↓’ 관측 우세

이처럼 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나면서, 그동안 암암리에 이뤄졌던 중국인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거래가 앞으로도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중국 투자자들 중 ‘큰 손’도 많은 만큼, 투자자들이 갑자기 빠져나가면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상자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부분 중국인 투자자들은 장외거래(OTC)를 통해 가상자산을 거래하고 있습니다. 이 때 OTC 플랫폼, 즉 기업을 이용하기 보다는 위챗 등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한 규제망을 피하려는 시도입니다. 최근에는 위챗의 가상자산 관련 채팅방들이 이름을 바꾸거나 텔레그램으로 옮겨가는 등 더 구체화된 수법을 쓰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정부의 다음 화살은 OTC 플랫폼이나 브로커를 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중국 가상자산 거물인 바비 리(Bobby Lee)도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관측을 내놨습니다.

OTC까지 과하게 규제한다면 단기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시장을 떠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고자 하는 일명 ‘큰 손’들은 또 다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됩니다. 백훈종 COO는 “중국에서 가상자산 거래금지 조치가 공식화된 것만 19번 정도”라며 “그동안 대응 매뉴얼도 발전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도 비트코인 장기 투자자들은 자산을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으로 빼내며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행히 채굴 기업들은 해외로 많이 이전한 상태입니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컸던 이유 중 하나는 비트코인 채굴기업의 대다수가 중국에 있었기 때문인데요. 텍사스, 중앙아시아 등 대체 지역으로 많이 이전했습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 세계 1만 1262개 비트코인 노드(네트워크 참여자) 중 1.21%인 135개 노드만 중국에 남아있다”며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더 있을 수도 있지만, 현재 남아있는 노드 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채굴 기업들이 많이 이전한 만큼, 중국 규제가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정도로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타격을 줄 수 있으나, 장기간 타격을 주기에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많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 감소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 때 후오비, 오케이엑스 등 중국계 거래소가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의 30%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10%대로 감소했다”며 “채굴이 금지되면서 기존 중국 채굴 기업들의 90%는 이미 폐쇄하거나 해외로 이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인민은행의 조치로 중국에서의 자금이탈이 보다 가속화되면 향후에는 중국의 영향력이 더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투자자 자금이 이탈하겠으나,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향후 더 미미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반사이익 누린 탈중앙화거래소들…앞으로도 가능할까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곳이 있습니다. 바로 탈중앙화거래소(DEX)입니다.

DEX는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로 구동되는 거래소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업비트나 해외의 바이낸스처럼 중개기관이 있는게 아니라 스마트컨트랙트, 즉 짜여있는 코드를 통해 P2P(개인 간)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DEX는 규제의 피난처로 불립니다. 기업을 규제할 수는 있으나 코드를 규제할 순 없으므로 말그대로 ‘탈중앙화’된 공간으로 여겨지는 것이죠.

이번 인민은행 조치 이후 DEX의 존재감은 돋보였습니다. 유니스왑, 스시스왑 등 대표적인 DEX들은 자체 발행한 토큰이 있는데요. 이 토큰들의 가격이 모두 20% 가량 올랐습니다. 중국 규제의 반사이익을 누린 셈입니다.

유니스왑의 토큰 UNI 가격이 중국 인민은행 조치를 기점으로 크게 올랐다. UNI 일주일 간 가격 추이./출처=코인마켓캡

이에 앞으로 중국 투자자 자금의 상당액은 DEX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또한 DEX가 누리는 반사이익이 커지면,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블록체인‧가상자산 프로젝트들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블록체인 벤처캐피탈인 시노 글로벌 캐피탈의 메튜 그레이험(Matthew Graham) 창업자는 “중국 ‘고래’들은 다른 국가의 고래들보다도 중앙화 거래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으로 새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DEX가 아닌 중앙화 거래소를 써왔으니, 규제가 강화된 지금 DEX를 새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DEX는 대표적인 디파이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다만 DEX가 완전히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앞서 지난달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유니스왑 개발사인 유니스왑랩스를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백훈종 COO는 “유니스왑 같은 DEX들이 거래소 자체를 스마트컨트랙트 기반으로 구현한다고 해도, 살아있는 창업자도 있고 개발사도 존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유니스왑도 SEC의 조사를 받은 걸 보면 완전히 검열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다. 다만 DEX들이 중국에 회사가 있는 건 아니므로, 중국 정부가 DEX를 규제한다면 사이트를 차단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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