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 플레이 화면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하다 보면 중독되는 게임”(로블록스)” “아바타 꾸미기가 제맛”(제페토) “갈 길이 멀다…”(이프랜드)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이 ‘메타버스’ 생태계 선점을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아바타를 앞세워 가상 세계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기는 일종의 놀이터다. 2006년 출시된 로블록스가 대표적인데, 이용자가 직접 캐릭터와 맵을 조립해 원하는 놀이나 공간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탈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까지 여기에 뛰어들며 메타버스의 세계관이 다양해지고 있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이들의 세계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글로벌 메타버스 대표주자 ‘로블록스’와 한국 대표격 네이버의 ‘제페토’, 그리고 후발주자 SK텔레콤의 ‘이프랜드’를 직접 체험해봤다.

로블록스 플레이 화면


◆ 미국 감성 놀이터 로블록스…‘한국패치’는 글쎄

미국에서 ‘초딩’들의 놀이터로 유명한 로블록스가 얼마 전 한국에도 출시됐다. 로블록스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도구인 스튜디오와 이용자가 만든 게임을 공유하는 플랫폼 플레이어 기능이 있는데,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일반인도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배포할 수 있다. 현재 로블록스에 올라온 게임은 5000만개를 훌쩍 넘는다. 또 로블록스에는 ‘로벅스’라는 가상 화폐가 있어, 콘텐츠로 수익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

일단 시작은 간단하다. 빠른 가입 절차를 마치면 아바타의 얼굴과 옷, 액세서리 등을 선택해 꾸밀 수 있다. 아바타는 다소 투박하다. 싸이월드 시절 어쩌면 그 이전부터 아바타 꾸미는 맛을 알았던 한국인에게는 좀 아쉬운 대목이다. 꾸밀 수 있는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래픽 수준은 기대하면 안 된다. 하지만 감정 표현이나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풍부해 이것저것 눌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바타를 꾸미고 나면 로블록스가 추천해주는 다양한 게임들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유명하다는 전투 게임 ‘아스널’을 해봤다. 총을 들고 적진에 숨어들어가는데 적의 나이프에 썰리길(?) 수차례. 처음엔 적응하기가 꽤나 어렵다. 하지만 로블록스에는 동물을 입양해 기를 수 있는 ‘입양하세요(Adopt Me)’와 같은 평화로운 게임들도 많다. 대부분의 게임은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서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사실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은 많지 않다. 한국어 패치가 됐어도 일부 메시지가 영어로 제시되는 게임들도 적지 않았다. 전 세계 이용자들이 진입하다 보니 의사소통도 쉽지 않다. 채팅창으로 대화하거나 감정 표현도 할 수는 있었지만, 로블록스 자체가 교류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기 위한 용도가 더 적합하다. 게임 종류도 워낙 많아 인내심이 없다면 로블록스를 제대로 즐기긴 어려워 보인다.

제페토 플레이 화면


◆ ‘제2의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곳, 제페토

2018년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제트에서 출시한 제페토는 요즘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메타버스 대표 플랫폼으로 통한다. 누적 가입자가 2억명을 돌파하고 특히 10대 이용자 비중이 80% 이상일 정도로 Z세대에 ‘핫’하다. 제페토는 로블록스와 결이 좀 다른데, ‘게임’보다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 세계를 살아가는 재미가 있다. 음성 대화 모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도 쉽다.

제페토를 할 때 제일 신나는 시간은 아바타를 꾸밀 때다. 로블록스와 비교할 수 없는 그래픽 수준에 얼굴과 옷, 액세서리 등을 꾸밀 수 있는 선택지가 매우 다양하다. 현실에 있을 법한 아이템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 나를 닮은 아바타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심지어 제페토는 최근 구찌·디올 등 명품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제페토 내에서 명품을 그대로 재현한 아이템들도 선보이고 있다.

제페토 월드에 입장하면 로블록스와 마찬가지로 풍부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교실이나 한강 공원, 수영장이 딸린 펜션 등 현실감 있는 장소들이 많아 다른 사람들과 더욱 몰입감 있게 소통할 수 있다. 댄스 스테이지가 있는 맵에서는 코로나19가 무색하게 사람들과 어울려 춤을 출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아바타가 알아서 춤을 잘 춰주니 대리만족이 된다. 화려한 춤 실력으로 무대를 평정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제페토의 또 다른 매력은 소셜미디어(SNS)적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토이스토리 테마로 꾸며진 놀이공원에 가서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었다. 이 때 화면은 카메라 모드가 되는데 실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모드 그대로 구현했다. 찍은 사진은 마치 인스타그램처럼 내 피드에 올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기 피드에 가면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실제 틱톡 챌린지와 비슷한 챌린지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프랜드 플레이 화면


◆ “이프랜드로 모여라”…시간이 지나면 괜찮을까?

이프랜드는 메타버스 출사표를 던진 SK텔레콤이 지난달 출시한 서비스다. 제법 여러 방들이 개설돼 있었지만 아직 모여드는 사람이 많지 않아 휑한 분위기였다. 일단 아바타 꾸미기부터 해봤다. 사실 제페토를 하면서 눈이 한껏 높아져 있던 터라 만족하긴 어려웠다. 옷이나 액세서리는 제페토처럼 현실에서도 핫한 아이템보다는 정말 아바타에게나 입힐 만한 아이템들이 많았다. 그 옛날 ‘네이트’ 감성이 떠오른다.

이프랜드의 강점은 ‘소통’에 있다. 삼삼오오 모여들어 음성 모드로 자유롭게 대화하는 분위기다. 고민 상담 방을 개설하거나, 친구들끼리 역할극을 하는 방, 서로 ASMR을 들려주자는 방도 있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던 곳은 ‘엄마 아빠 놀이 해요’라는 제목의 방. 들어가자마자 “블라님 안녕하세요”라며 환영을 해줬다. 하지만 차마 아이들의 동심을 깰 수 없어 조용히 방을 나왔다.

왼쪽은 제페토 아바타, 오른쪽은 이프랜드 아바타


이프랜드는 확실히 ‘모임’에 특화된 활용성이 돋보이는 플랫폼이다. 게임 위주의 로블록스라든지 아바타 꾸미기에 집중한 제페토와 다르다. 오히려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를 시각화 해서 구현한 느낌이다. 오순도순 모여 밤새 이야기하는 캠프파이어 감성이 있다. 또 대형 스크린을 제공해 PPT나 영상을 보여줄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 프레젠테이션, 북토크, 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네트워크가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음껏 날아다니거나 점프를 하는 액션도 이프랜드에는 없고, 적들과 총싸움을 하거나 인어공주가 돼 보는 등의 현실을 초월한 경험도 딱히 없다. ‘펀(Fun)’한 요소를 원하는 사람은 로블록스나 제페토를 찾아갈 것이다. 아바타의 이동 속도가 너무 느린 점과 조이스틱 조작이 매끄럽지 않은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과연 이프랜드는 어떻게 성장해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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