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친환경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다. 덕분에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 중이며 배터리 등 부품과 소재 생태계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폐배터리 시장을 주목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년 뒤 전기차 관련 업계의 새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폐배터리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과 사용 후 배터리로 나뉜다. 아직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불량품 비중이 높다. 활용법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자전거 등에 쓰는 ‘재사용(reuse)’과 원료를 회수하는 ‘재활용(recycle)’로 구분된다. 결과적으로 재사용 제품도 재활용되기 때문에 리사이클 분야에 여러 기업이 뛰어든 상태다.

국내에서는 성일하이텍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이강명 대표가 2000년 설립했다. 초기에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에서 은 백금 팔라듐 등 귀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을 했다. 하지만 PDP 시장이 침체하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고 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낙점했다.

2008년 전북 군산에 리튬이온전지의 물리적 전처리 공장을 세웠다. 2011년에는 습식공장(G1)을 준공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성일하이텍은 국내 최초로 배터리 폐기물을 분해해 습식 제련 과정을 거쳐 소재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중국 헝가리 등에 연이어 법인을 세우면서 몸집을 키웠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폐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국내외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가져와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을 회수하는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업체로부터 불량품과 스크랩을 받아오거나 완제품 업체의 폐배터리, 폐배터리 업체가 만든 파우더 등을 구매해 원자재를 구해온다. 배터리 업체 가운데 삼성SDI와 거래량이 가장 많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도 고객사다.
원료 추출 과정은 들어오는 폐배터리 형태에 따라 공정 수에 차이가 있다. 전기차에서 사용되던 제품이면 팩을 해체하고 셀을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해체된 폐배터리는 물리적으로 방전시키고 파·분쇄한다. 이후 선별 및 소성 과정을 거쳐 블랙파우더 형태로 만들어준다.

블랙파우더는 습식 제련 공정을 통해 사용 가능한 원료로 바뀐다. 습식 제련은 수용액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유가금속을 금속 또는 화합물로 회수하는 단계다. 크게 침출 – 용매 – 결정화 또는 전해 순으로 이어진다. 쉽게 설명하면 수소이온농도(pH)를 높이면 구리부터 금속들이 하나둘씩 나오게 되고 마지막에 리튬을 남긴다. 이런 방식으로 화합물 형태(결정화)의 ▲황산코발트 ▲황산니켈 ▲황산망간 ▲탄산리튬 등 또는 금속 형태(전해)의 ▲니켈 금속 ▲구리 금속 등이 생산된다.

회사 관계자는 “용액에서 소재를 뽑아내는 용매 추출이 가장 핵심이다. 이를 통해 최대한 많은 양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성일하이텍도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했다. 작년 4월 군산 2공장(G2)을 증설했다. 1~2공장 합쳐 블랙파우더 기준으로 1만6000톤 캐파를 갖췄다. 2023년 말에는 3만6000톤 규모 3공장도 공사에 들어간다.

올해 7월에는 헝가리 제2리사이클링파크를 완공했다. 기존 제1리사이클링파크와 합치면 연간 6만톤 캐파다. 향후 헝가리 제3리사이클링파크와 독일 제1리사이클링팡크 등도 구축할 방침이다. 폴란드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공장은 오는 10월부터 시가동을 시작하며 중국 2공장도 준비 중이다. 미국은 조지아주를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들 지역은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가 즐비한 곳으로 폐배터리 확보에 적합한 장소다.

시장조시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사용 후 배터리 시장규모는 2030년 20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물론 포스코 GS건설 두산중공업 고려아연 영풍 등이 사업 준비에 나섰다. 기존 플레이어로는 벨기에 유미코아, 중국 화유·비럼프 등이 있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군산에서만 전기차 니로/코나 기준으로 10만대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경쟁사가 많아지더라도 규모의 경제, 노하우 등에서 앞설 것”이라며 “특히 습식 부분은 고난도 기술을 요구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이야기했다.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66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1200억원이 목표다. 빠른 성장세를 기반으로 내년 2분기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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