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둔 구글 인앱결제방지법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현행 공정거래법과의 중복규제 가능성을 문제 삼으면서다. 인앱결제방지법을 강력히 추진해오던 여당에서도 여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과연 중복규제 논란은 타당한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인앱결제방지법은 ‘앱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구글이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국내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자사 인앱결제를 의무화 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을 세우자 이를 막기 위해 논의돼왔다.

또한 이 법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으로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앱마켓 운영에 대한 실태조사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방통위는 소관부처로서 규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공정위가 반기를 들었다. 개정안의 내용이 공정거래법과 일부 중복된다는 주장이다. 공정위는 처음부터 이번 개정안이 공정거래법과 중복되며, 경쟁당국인 공정위 외에 방통위이라는 규제기관이 하나 더 추가될 뿐이라고 견제해왔다.

하지만 결국 법안이 통과될 조짐을 보이자 방향을 틀어 개정안의 특정 조항을 문제삼고 나섰다. 개정안 50조1항의 제10호와 제13호 규정이 그것이다. ▲다른 앱마켓에 모바일콘텐츠를 등록하지 못하도록 부당하게 강요·유도하는 행위(제10호)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에게 차별적인 조건·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제13호) 등을 금지한 것이 공정거래법의 반경쟁·반차별 조항과 중복된다는 것이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개정안 제10호는 공정거래법상 대표적인 반경쟁행위이며, 제13호는 공정거래법상 차별금지에 해당한다”며 “이 부분은 공정위가 전담해서 모든 산업에서 동일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직접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방통위의 생각은 다르다. 일단 앱마켓 사업자는 이미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서도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서 사업자간 공정경쟁을 위해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행위’를 금지해두고 있기 때문에 앱마켓상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는 벌써 마련돼 있다는 설명이다.

진성철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지난 5일 오후 화상으로 열린 인앱결제방지법 기자단 스터디에서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사업자의 공정경쟁을 촉진할 목적으로 일반 경쟁법의 특별법적 성격을 지닌다”면서 “특수성을 가지는 앱마켓 사업자의 구체적인 행위규제까지 공정거래법으로 담기에 어려움이 있고, 또한 금지행위마다 소관을 분리하는 것 또한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설령 중복규제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방지하는 시스템이 이미 마련돼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에선 해당 법에 따라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 부과가 이뤄진 사안에 대해 다시 공정거래법에 따른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방통위와 공정위는 지난 2008년 중복규제 방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고, 이에 따라 두 부처간 중복 조사 이슈가 발생한 사례도 없었다.

진성철 과장은 “현행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간에도 이미 일부 법령상 중복은 존재한다”면서 “또한 금융위 등 타부처 소관 법령에서도 공정거래법과 중복 여지가 있지만, 산업당국이 기술적·전문성을 바탕으로 우선 규제하되 이를 적용하지 못할 경우 일반법으로 공정위가 개입‧적용해 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인앱결제방지법을 둘러싸고 부처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여당 과방위에서는 이달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있는 행위 금지 조항은 공정위가 말하는 공정경쟁 질서와는 다르다”며 “위반 사항에 대해 조치를 할 때 공정위 당국과 협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으니 업무상 방통위와 충돌 소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중복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유동수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실제 산업에서 플랫폼 사업자를 어떻게 규제할 것이냐의 문제인 만큼 중복규제가 안 되도록 해야 한다”며 “법안 통과 이전에 공정위와 방통위간 논의가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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