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반도체 발전 전략 공개…배터리 생태계 구축 초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정부가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산업 육성에 나선다. 업체 간 경쟁이 국가대항전으로 번지면서 자국 기업을 확실히 밀어주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 3사 등은 대규모 투자로 화답한다.

8일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 2공장 부지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정부·기업·대학·은행·유관기관 등 주요 관계자 100여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배터리 1등 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K-배터리 발전 전략’이 공개됐다.

◆정부, 배터리 ‘초격차’ 위해 전폭 지원=최근 글로벌 배터리 전쟁이 점화했다. 정부는 향후 10년이 각국 위상을 결정짓는 시점으로 보고 배터리 총력전에 돌입하기로 했다. 핵심은 기업 지원책이다.

문 장관은 “배터리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세인 리튬이온배터리 분야 고성능·고안전·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등 소재 개발을 돕고 지능형 배터리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한다.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에는 민관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다. 전고체배터리 등에 사용될 핵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차세대 배터리 파크를 구축한다. 미래 제품 제조용 드라이룸이 들어서고 성능 및 안정성 평가와 인재 육성을 지원한다.

배터리 3사와는 800억원 규모 혁신펀드를 조성한다. 관련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와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R&D 비용 최대 40~50%, 시설투자 최대 20% 세금을 감면한다. 연간 1100명 전문인력 양성 목표도 세웠다.

전기차 외 드론 선박 공공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규 판로도 확보한다. 같은 맥락에서 배터리 재활용 산업 육성에 나서는 동시에 배터리 대여·교체 서비스 등 새 비즈니스모델(BM)이 안착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韓 배터리 업계, 2030년까지 40조원 투자 예고=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국내 배터리 3사와 소부장 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10년간 국내에 15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회사는 오창 2공장을 스마트 팩토리 전초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2023년까지 차세대 제품 관련 파일럿 설비와 스마트형 공장 설비가 들어선다. 이곳에서 축적한 공정기술은 해외 공장으로 전파한다. 대전과 수도권 등의 R&D 연구소는 차세대 배터리 및 소재 개발에 집중한다.

전문인력 조기 육성을 위한 ‘LG IBT(Institute of Battery Tech)’ 설립과 배터리 밸류체인 강화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LG IBT는 오창 2공장에 마련될 예정으로 오는 11월 착공한다. 소부장 업체와는 공동 개발 및 품질개선 활동 등으로 협업 빈도를 늘린다. 최근 3년간 끌어올린 국산화 비율(소재 43% 부품 72% 장비 87%)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국내외 생산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 2공장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미국 배터리 셀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을 비롯해 헝가리 중국 등 해외 생산기지 건설에 한창이다. 최근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JV)을 세우는 등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날 포스코케미칼은 경북 포항에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내년부터 포항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에 연산 6만톤 규모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이미 구축 중인 전남 광양과 구미 공장을 더하면 국내에 연산 16만톤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양극재 경쟁사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도 국내외 생산라인 증대를 준비 중이다. ▲분리막 업체 SK아이이테크놀로지 ▲동박 업체 일진머티리얼즈·SK넥실리스·솔루스첨단소재 ▲전해질 업체 천보·엔켐·동화일렉트로라이트 등도 R&D 및 생산시설 확대에 나선 상태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배터리 3사 증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나기술·필옵틱스·씨아이에스·유일에너테크·피엔티 등이 대상이다. 해외 고객사와 거래량도 늘리면서 몸집을 키워가는 분위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 등 배터리 업체와 경쟁이 심화한 만큼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단순 전략 설정에 그치지 않고 국내 배터리 산업이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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