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7월.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아킬레스건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국내 정부와 기업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일부 품목은 내재화에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일본의존도가 절대적인 분야도 수두룩하다. 2년간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명과 암’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일본 수출규제 이후 국내 소부장 업체들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2년 새 내세울 만한 성과가 꽤 있었다. 하지만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는 법. 그늘진 분야는 포토레지스트(PR)다. 일본이 제재한 3대 품목 중 하나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1∼5월 극자외선(EUV)용 PR의 일본 수입 비중은 85.2%다. 전년동기(88.6%)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수준이다.

PR은 감광제로도 불리는 반도체 노광 공정 핵심소재다. 실리콘웨이퍼에 PR을 바르고 포토마스크에 새겨진 회로대로 빛을 쬐면 패턴이 형성된다. PR은 크게 ▲불화크립톤(KrF·248nm) ▲불화아르곤(ArF·193nm) ▲극자외선(EUV·13.5nm)용으로 나뉜다.

그동안 PR 시장은 도쿄오카공업(TOK) JSR 신에츠 등이 일본 업체가 장악해왔다. KrF와 ArF는 경쟁국에서 일부 내재화했으나 EUV용은 사실상 독점 체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듀폰·인프리아 또는 벨기에 업체 등 우회 경로를 모색하면서 자국 협력사가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고감도 고성능 PR을 개발해 기술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수치가 말해주듯 여전히 ‘탈(脫)일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PR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동진쎄미켐은 작년 말 ArF PR을 삼성전자 메모리 생산라인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부분 이슈가 해소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동진쎄미켐의 ArF PR은 하이엔드가 아닌 로우엔드급으로 핵심 공정에서 활용될 품질은 아니다. 일본 업체와 격차가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영창케미칼 SK머티리얼즈도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상용화 시점이 미지수다. 최근 PR 개발에 착수한 삼성SDI도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에 이어 D램까지 적용이 확대된 EUV 분야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나노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국책과제를 진행 중이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2년 내외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양산화를 고려하면 수년 이상이 걸린다는 의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본과 경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제조사가 채택하려면 가격과 성능을 어느 정도 맞춰줘야 할 텐데 동진쎄미켐 등이 개발을 완료할 시점에 TOK 등이 단가를 대폭 낮춰버리면 밀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소재 파인메탈마스크(FMM) 역시 성과가 더디다. FMM은 미세한 구멍이 뚫린 마스크로 OLED 증착 공정에서 사용된다. 레드·그린·블루(RGB) 서브픽셀이 새겨지는 과정에서 모양 자 역할을 한다.

FMM은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독과점이다. 국내에서는 LG이노텍 APS머티리얼즈 필옵틱스 웨이브일렉트로닉스 풍월정밀 오럼머티리얼 등이 개발에 한창이지만 DNP 아성을 넘기가 어려운 분위기다.

이들 업체는 중국 고객사에 일부 납품한 것을 제외하면 눈에 띌 만한 결과물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과는 FMM 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채택 소식은 아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FMM 품질이 좋지 못하면 증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면 만들던 패널을 다 버려야 하는 탓에 함부로 바꾸기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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