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7월.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아킬레스건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국내 정부와 기업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일부 품목은 내재화에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일본의존도가 절대적인 분야도 수두룩하다. 2년간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명과 암’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올해 초 일본 주요 언론에서는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대해 자조적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당시 닛케이신문은 ‘한국의 반도체 소재 국산화로 일본 기업이 타격을 입었다. 우리가 당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기관이 발표한 자료는 이를 뒷받침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한국의 소재·부품 누적 수입액은 647억9500만달러(약 73조3350억원)다. 이 가운데 일본 비중은 15.0%다. 전년동기대비 1.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역대 최저치다.

3대 제재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로 한정하면 차이가 더욱 도드라진다. 한국무역협회는 2020년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한 불화수소는 938만달러(약 105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2019년 대비 74.2% 줄어든 수준이다.

불화수소는 액체와 기체로 나뉘는데 모두 국산화가 이뤄졌다. 솔브레인 램테크놀러지 이엔에프테크놀러지 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산액을 공급 중이다. 솔브레인의 경우 12N(99.9999999999%)의 초고순도 제품 생산능력을 2배 확대했다. SK머티리얼즈는 작년 6월부터 5N(99.999%) 불화수소 가스 양산에 돌입했다.

구부리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상황도 긍정적이다. 불화수소만큼 일본의존도를 대폭 낮추지는 못했으나 국내 기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대규모 공장을 가동 중이며 스미토모화학 등과의 기술 격차를 대폭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SKC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도 제조 노하우를 확보했다.

반도체 원재료 실리콘웨이퍼와 패키지 기판 핵심소재 초극박 등도 국산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SK실트론은 작년 삼성전자의 최대 웨이퍼 협력사로 등극했다. 그동안 가장 많은 물량을 담당하던 일본 섬코를 처음으로 밀어냈다. 일진머티리얼즈와 솔루스첨단소재는 일본 미쓰이가 주도하던 반도체용 초극박 시장에 진출했다.

SKC(하이엔드 블랭크마스크) SK머티리얼즈(하드마스크) 등도 일본에 의존하는 반도체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물질 분야에서는 삼성SDI 솔루스첨단소재 덕산네오룩스 등이 분전하고 있다. 유진테크 테스 한미반도체 제우스 등은 일본 독점 장비를 국산화했다.

위기감을 느낀 일본 업체들은 연이어 한국행을 택했다. 대형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붙잡기 위함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국은 ‘반도체 허브 국가’로 떠올랐다.

일본 호리바그룹은 이달부터 질량유량 제어기기(MFC)를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MFC는 반도체 증착 및 식각 공정에서 가스 공급의 정밀 제어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호리바그룹은 관련 시장점유율 60% 내외를 차지하는 업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이 주요 거점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고객 맞춤형 대응을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 ▲반도체 웨이퍼 연마 소재를 납품하는 쇼와덴코 ▲고유전재료를 생산하는 아데카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하는 도쿄오카공업(TOK) ▲특수가스 황화카르보닐을 만드는 간토덴카공업 ▲반도체 장치용 석용 유리 제조업체 토소 등이 국내 거점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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