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대금 지연 처리 빈번…업계 “구제시스템 마련해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과 거래 시 위험부담이 있지만 실적을 위해서 손을 잡지 않을 수가 없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올해 들어 두 회사가 설비투자를 일부 재개했으나 규모가 크지 않다.

이는 디스플레이 점유율을 봐도 드러난다. 중국 BOE CSOT 비전옥스 티엔마 등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했고 호시탐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도 노리고 있다. OLED의 경우 이미 공장이 갖춰진 국내 패널 제조사와 달리 중국은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단계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대형 증설 시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 투자 규모를 부풀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BOE 등 주요 기업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중소 디스플레이 업체다. 장비 등을 구매하기로 약속한 뒤 대금을 입금하지 않거나 연락 두절이 돼버린다.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위장계약을 맺은 것이다.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연이어 장쑤 인핀테크 옵토일렉트로닉스(이하 인핀테크)와의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장비 발주 후 연락이 닿지 않아서다.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합쳐 약 1000억원 손실을 봤다.

이번 사태를 제외하더라도 중국 고객사들의 대금 또는 잔금 처리 지연 이슈로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가 전전긍긍한 사례들이 많다. 계약 기간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거나 갑자기 규모를 축소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는 “일각에서 ‘중국 업체와 거래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미리 계약금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 등의 이야기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BOE 등도 과거만큼 투자가 많지 않아 현지 중소기업과 컨택하는 일이 생기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국내 소부장의 고충을 인지하고 있지만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다 보니 직접 개입할 명분이 부족한 탓이다. 중국 규모상 특정 업체가 마음먹고 잠적하면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도 중국 고객사와 계약을 맺는 일이 많기 때문에 관련 이슈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국내 소부장 업계는 양국 정부 간 협의 등을 통해 구제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계약 전 일종의 보험 제도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체계가 세워지면 인핀테크처럼 장비를 가져가지 않더라도 일부 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다. 법적 절차 단계에서도 정부와 협회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예스티가 중국 KDX로부터 설비대금 90%를 배상받게 된 것이 모범사례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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