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북미 기반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연달아 인수하며 콘텐츠 영토 확장에 나섰다. 서로의 텃밭인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이어 이번에는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인 북미 지역을 놓고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서 주도권을 쥐게 될 곳은 어디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북미 지역에 기반을 둔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잇따라 인수했다. 네이버는 이달 초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카카오는 지난 7일 이사회에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결정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되며, 래디쉬의 경우 이달 중 공개매수로 최종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

여기에 투입된 투자 규모는 양사 모두 합쳐 1조7500억원에 이른다. 왓패드 인수 금액은 약 6억달러(한화 6500억원), 타파스와 래디쉬는 각각 5억1000만달러(약 6000억원)과 4억4000만달러(약 5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 웹툰·웹소설에 목매는 이유

네이버와 카카오가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북미 웹툰·웹소설 시장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웹소설→웹툰→영상화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북미 시장은 웹툰·웹소설 시장 자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스튜디오들이 모여 있는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 콘텐츠의 경우 신(新)한류 열풍에 힘입어 높은 잠재력을 평가받고 있어 북미 시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수가 마무리되는 5월부터 양사 트래픽 교류를 시작하고, 파급력 있는 콘텐츠를 웹툰과 웹소설 형태로 각 플랫폼에서 동시 론칭하겠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양사의 인기 콘텐츠만 아니라 왓패드에서 진행 중인 웹소설 영상화 작업을 포함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왓패드는 이미 자체 보유한 소설 상당수가 영화나 TV드라마로 제작됐고, 올해에도 전 세계 90개 이상의 영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또한 북미 기반 타파스와 래디쉬 인수를 통해 해당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를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온 타파스는 2012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이다. 래디쉬는 2016년에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모바일 특화형 영문 소설 콘텐츠 플랫폼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 그래서 누가 이기는데?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 맞대결은 북미 시장이 처음이 아니다. 네이버는 일본 최대 웹툰·웹소설 플랫폼으로 성장한 카카오의 픽코마에 대항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있다. 일본 최대 메신저 ‘라인’으로 현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네이버지만, 웹툰·웹소설에서만크믄 카카오의 기세가 무섭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일본 현지에서 사용자 수는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했고 거래액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일본시장 1위 탈환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소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대로 카카오는 올해 동남아 웹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다음달 태국과 대만에서 신규 웹툰 플랫폼을 서비스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인도·동남아 전역으로 웹툰 사업을 확대한다. 그중 태국은 라인의 텃밭이다. MAU 4700만명이 넘는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라인웹툰이 성공적으로 토대를 닦았다. 또 네이버는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기업 엠텍에 총 1억5000만달러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일단 양사의 최근 지표만 보면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전 세계 MAU는 7200만명, 유료 콘텐츠 거래액은 8200억원, 누적 콘텐츠 수는 130만여개에 달한다. 이미 2014년 북미를 시작으로 남미, 유럽, 아시아 등 전역에 폭넓게 진출했다. 유일하게 밀린 곳이 픽코마가 장악한 일본이다.

반대로 일본에서 픽코마를 1위 플랫폼으로 키워낸 카카오는 글로벌 웹툰·웹소설 시장에서 네이버를 제칠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이 지난 몇 분기 동안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인 만큼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며 “당장 이익 극대화보다는 의미 있게 투자를 늘려 글로벌에서 훨씬 더 좋은 성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올해 콘텐츠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의 글로벌향 전략에 있어 가장 앞서 있는 분야가 네이버웹툰을 필두로 한 콘텐츠 사업이고, 카카오 역시 ‘내수용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기회”라며 “앞으로 두 회사가 얼마나 공격적인 투자를 할지, 또 실제로 어떤 글로벌 성과를 낼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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