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불을 켜면 불이 켜지고, 화장실에 가서 물을 틀면 물이 나오는 것처럼, 사람들이 너무 당연시해서 도대체 이걸 누가 시작했는지도 모를 정도의 기술 기반 제품 혹은 서비스 하나를 만들어서 문명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건 꽤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약 1조2000억원의 기업가치 인정받으며 국내 12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등극한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가 지난 2019년 EO가 제작한 ‘리얼밸리 시즌2’에서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2013년 설립된 센드버드는 기업의 모바일 앱이나 웹 사이트 등에 들어가는 채팅 기능을 구현하는 챗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회사다. API는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앱)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을 뜻한다. 운영체제나 프로그래밍 언어가 제공하는 기능을 엡에서 제어할 수 있게 만들어, 개발자가 특정 기술을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준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계에선 지난 수년 간 API 이코노미(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API를 통해 한 기업이 모든 기능을 직접 개발하는 대신, 필요한 기능을 쉽게 도입해 원하는 서비스를 빨리 내놓을 수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를 설계할 때마다 바퀴를 다시 발명할 필요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센드버드 공동 창업자들. 왼쪽부터 김동신(John S. Kim), 전윤호(Brandon Jeon), 이항노(Forest Lee), 김여신(Harry Kim).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자사 웹사이트나 서비스에 채팅 기능을 넣는 것을 당연시하는데, 센드버드는 이들 기업에 챗 API를 공급함으로써 이들이 쉽게 채팅 기능을 구현하도록 돕고 있다.

센드버드는 최근 스테드패스트 캐피털 벤처스가 주도한 1억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한국에서 창업한 기업용(B2B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는 첫 유니콘 기업이 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센드버드는 국내에서 창업했지만 곧 미국으로 건너가 레딧, 힌지, 서비스나우, 버진모바일 같은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해외에서 더 유명한 기업이 됐다. 센드버드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테마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서울, 뉴욕, 싱가포르, 런던, 벵갈루루에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 센드버드의 시작은 채팅 솔루션이 아니었다. 센드버드의 창업자인 김동신 대표는 엔씨소프트에서 게임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인물이다. 이후 게임업체 파프리카랩을 창업하고 다시 이를 일본기업에 매각했다. 또 다시 파프리카랩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3명과 센드버드를 설립했다. 

당초 센드버드(당시 기업명은 스마일패밀리)는 엄마들을 위한 육아 커뮤니티 ‘스마일맘’이라는 B2C 앱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도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만큼 사업 확장은 쉽지 않았다. 

때마침 메신저가 모바일 앱의 필수로 자리잡던 시절, 김 대표는 스마일맘에도 채팅 기능을 넣기 위해 메시징 기능을 개발을 시작했다. 딱 맞는 채팅 솔루션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채팅 기능을 개발한 센드버드는 이를 사이드 프로젝트로 떼어내고,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기업이 채팅 기능 구현에 대한 니즈가 있었지만, 이를 직접 개발하는 것은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부캐(채팅솔루션)’이 ‘본캐’가 됐다.

이후 2016년 센드버드는 미국 최고의 창업사관학교라 불리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에 선발되면서 완전한 ‘피보팅(사업전환)’에 성공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와 슬랙, 드롭박스 등을 배출한 곳이다.

현재 센드버드를 통해 매달 1억 5000만명이 넘는 소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따라 단 몇 줄의 코딩 만으로 채팅과 음성, 영상 대화 기능을 앱에 구축할 수 있는 센드버드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KB국민은행, 크래프톤, 넥슨, 엔씨소프트, 우아한형제들, 왓챠 등이 센드버드를 통해 자사 서비스의 채팅 기능을 구현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모바일 금융 메신저 서비스 ‘리브똑똑’에 센드버드 메시징 솔루션을 적용한 바 있다. 

센드버드는 2020년 엔터프라이즈 화상회의 플랫폼 개발업체인 리니어허브를 인수하고 음성·비디오 API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리니어허브의 핵심 기술을 통해 모바일 앱에 음성 및 영상경험을 탑재한 ‘센드버드 콜’을 런칭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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