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이례적 두자릿수 성장률 기록…집밥 시대 ‘서브 냉장고’로 활약

[IT 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지난해 가전업체들은 코로나19 보복소비(펜트업) 효과로 큰 호황을 누렸습니다. 여행에 쓰던 비용들을 저축할 수 있게 되자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들을 이것저것 바꾸기 시작한 건데요. 특히 식기세척기나 의류관리기 등 위생가전이나 대형TV·음향기기 등 엔터테인먼트 기기들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집콕’ 수요 바람을 타고 작년 이례적으로 급성장한 제품 중엔 김치냉장고도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작년 국내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약 110만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6% 성장했습니다. 금액 기준으론 전년대비 21% 증가한 1조7000억원이었습니다.

그간 김치냉장고는 수요 정체 현상을 보여왔습니다. 매년 성장률은 한자릿수에 머무는 수준이었는데 작년 이례적으로 판매량과 금액 기준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것입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지만 김치냉장고는 위생이나 엔터테인먼트와는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작년 김치냉장고 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흥미로운 건 냉동식품 소비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했던 시기 수많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집에서 원격으로 근무 및 수업을 들어야했는데요. 이 영향으로 삼시세끼를 집에서 먹어야 했던 경험을 대부분 겪어봤을 겁니다.

자연스럽게 집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서늘한 곳을 찾기 어려운 주거 환경에선 감자·양파·잡곡들도 냉장고에 보관하느라 흡사 냉장고 안이 슈퍼마켓을 방불케 합니다. 냉동실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빵이나 떡, 건재료들에 더해 각종 간편식·냉동식품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진 않았는지요.

이러한 공간 부족 현상 심화로 사람들은 김치냉장고 구매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서브 냉장고’ 개념으로 이미 집에 있는 냉장고를 또 한대 구매하기보단 김치냉장고를 선택한 셈이죠. 특히 작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한 으뜸효율 가전 구매비용 환급사업 정책이 김치냉장고를 구매할 때 할인 효과를 주며 판매를 촉진했습니다.

이제까지 김치냉장고는 겨울철 가전 대표 품목으로 불렸습니다.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정온성'이 핵심인 기술을 담아 신제품 출시 시기도 김장철을 타깃으로 해왔죠. 이제는 김치를 보관하는 본래 목적보단 서브 냉장고 개념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훨씬 늘었습니다. 집밥시대 냉동식품 보관함이 필요할 경우 김치냉장고 절반을 냉동고로 활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가전업체들 역시 신제품을 출시할 땐 김치 보관의 기능보단 다양한 식품을 칸칸마다 최적의 온도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웁니다. 김치는 물론 뿌리채소·육류·와인 등 다양한 식재료를 맞춤 보관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냉장실과 냉동실로 용도를 변환한다는 점은 '맞춤형 냉장고'로도 활약이 가능하도록 만듭니다. 오히려 냉장고에 비해 정온성이 뛰어나니 신선도를 유지하는데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전제품들을 둘러보면 유독 계절성을 많이 타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겨울엔 김치냉장고 여름엔 에어컨, 봄가을엔 공기청정기가 그 예입니다. 

업계는 이런 제품들이 특정 계절에 수요가 몰리는 것을 분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능들을 탑재해 사계절 제품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중 사계절 가전으로 완전히 변모하는데 가장 가능성이 커보이는 제품은 김치냉장고가 될 것 같네요.

김치냉장고는 김치를 보관하는 기능이 가장 핵심이다 보니 해외에선 교민들을 대상으로만 판매하고 있는데요. 김치처럼 오래 보관해야 하는 음식 종류가 적다는 점도 수출장벽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식재료들을 보다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기능을 강조하다보면 향후 해외 현지인들이 김치냉장고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아예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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