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보안AI‧솔루션개발팀 강민구 부장
-“훗날 퇴직 후 이뤄야 할 꿈인 줄 알았는데…”
-제1기 AI인재 육성프로젝트로 새 기회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솔직히 가슴이 벅차요. 11년간 현장에 있던 내가 회사에서 다시 또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니, 꿈을 찾은 느낌입니다.”

통신사 영업부장에서 AI개발자로 변신한 강민구 부장<사진>은 1991년 2월 KT에 입사한 올해로 30년차 직장인이다. 1년 전만 해도 강민구 부장은 강남서부광역본부 컨설팅센터 영업부장이었지만, 현재는 IT부문 정보보안단 보안AI‧솔루션개발팀 소속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까지 전자공학을 공부한 그는 전자교환기 개발부터 신사업 기술지원 업무를 맡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기술지원본부 조직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그는 현장 영업직으로 이동하게 됐다.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회사생활이 항상 전공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다.

이후 강 부장은 11년간 현장에 있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꼬박 채우고도 1년을 더 넘겼다. 휴대폰 판매부터 법인영업, 컨설팅 지원까지 담당했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만큼, 영업‧컨설팅 업무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부장까지 올랐다. 이제 자리도 안정됐고 이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도 대부분 습득해, 나름 궤도에 올라와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강 부장 마음속엔 회사 일과 별개로 언제나 하나의 꿈이 있었다. 강 부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물었을 때, 그는 주저 없이 전자교환기 개발 업무를 맡았을 당시 프로젝트를 꺼냈다. 압축 프로그램을 활용해 통신효율을 개선한 성과다. 당시에는 생소한 오픈소스를 활용한 데이터 압축기술을 통해 하드웨어 변경 없이 데이터 병목현상을 해결했다. 교환기 리셋 때 부팅시간을 70%나 줄였다. 그에게 의미 있는 일이었다. 영업부장인 그가 퇴근 후 집에 돌아와 1~2시간씩 개발 관련 공부를 한 원동력 중 하나일 테다.

과거 강 부장은 해외출장 때 미국 쪽 개발자를 만났을 때,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을 종종 봤다. 지금 회사에서 맡은 역할과 다르지만, 퇴직 후 그 어느 날을 위해 스스로 준비자세에 돌입했다. 유료 인터넷강의를 수강하고, R, 데이터 관련 엔진 프로그래밍 등 새로운 지식을 익혔다. 새로운 트렌드를 주의 깊게 보며 관심과 의지를 놓지 않았다. KT IT부문에서 무료로 공개한 강의도 챙겨 들었다.

“나도 저 때까지 계속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나이가 들어도 개발을 하는 일 말이에요. 그러다 현장직에 오게 되면서, 정년퇴직 이후 취미로라도 프로그램을 만들고 앱을 개발해 선보이고 싶은 일들을 꿈꿨습니다.”

거짓말처럼 기회는 왔다.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KT가 내부 직원을 인공지능(AI)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지난해 첫 실시했다. 프로그래밍 기본 역량과 관심‧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강 부장은 ‘1기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에 지원했고, 기회를 잡았다. 1966년생 강 부장은 합격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 언제나 그렇듯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강 부장이 참여한 원내비 실무과제는 AI를 활용해 도착시간 예측율을 높이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 기분이 좋잖아요. 그래서 지원했습니다. 과거보다 랭귀지, 툴이 상당히 다양하더군요. 나이가 들면서 감각도 무뎌졌죠. 그래도 많이 썼었던 C언어는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동안 파이썬 등 공부도 했고요. 교육을 계기로 새로운 것을 많이 접했습니다. 6개월간 진행된 1기 프로젝트를 통해 AI라는 신기술을 배웠고, 현장에도 적용해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프로젝트를 마친 강 부장은 더이상 영업부장이 아니다. 그는 현재 정보보안단에서 DNS 로그를 분석해 해킹을 탐지하는 사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동시에, 강 부장은 고난이도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간적인 AI 스피커를 구현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최근 2기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50대에 새로운 길을 연 강 부장은 2기에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강 부장을 향해 2기 교육생들이 “말씀 많이 들었다”며 먼저 아는 체를 하거나, 교육생 모집 때 사내 과‧차장들이 조언을 구하기 위해 그에게 연락했다.

사실, 강 부장 사례는 개발자 인력 쟁탈전을 벌이는 IT산업계에 시사점을 던진다. 외부의 훌륭한 인재도 중요하지만, 내부에 원석처럼 존재하는 숨어 있는 보물 같은 직원들이 아직 많노라고. 묵은 때를 벗기고 작은 손질만으로 직원과 회사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도 많은 IT개발자 분들이 있었지만, 각광받지 못했어요. 지금은 주목받고 대우를 받으니 많이 좋아졌죠. 이런 분위기가 일시적이지 않고 꾸준히 가길 바라요. 젊은 시절 개발업무를 맡았다가 직무가 변경되고, 현재 다시 프로그래밍 등을 준비하려는 저와 같은 분들도 많죠. 이 분들이 생각에 그치지 말고 의지를 갖고 시간을 들여 배우는 데 투자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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