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시장에 또 ‘메타’가 찾아왔습니다.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메타는 ‘대세’를 뜻하는 말인데요,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종종 쓰입니다. 작년은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메타’였는데 올해는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메타입니다.

사실 NFT는 예전부터 꾸준히 발행됐고 거래도 곧잘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잔치’이기도 했죠. 가상자산에 관심있는 마니아층만 NFT를 사고 파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판도가 달라졌습니다. 유명 아티스트부터 DJ까지 자신의 작품을 NFT화해서 판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NFT가 높은 가격에 팔리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NFT 아티스트 비플의 작품이 660만달러(한화 약 74억원)에 재판매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번주에는 NFT 관련 소식이 쏟아졌습니다. 우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가 디지털 그림 NFT 10점을 판매해 화제가 됐습니다. 그라임스는 20분 만에 65억원을 벌어들였고요.

잭 도시 트위터 CEO의 첫 트윗도 NFT로 발행되어 관심을 모았습니다. 잭 도시 CEO는 지난 2006년 3월 21일 “이제 막 내 트위터를 세팅했다”는 트윗을 남겼는데, 이 트윗이 기념비처럼 NFT화된 것입니다.

도대체 NFT의 가치는 무엇이며, 사람들은 왜 NFT를 거래하는 걸까요? NFT에도 투기 현상이나 FOMO(Fear of Missing Out,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까요?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요즘 가장 핫이슈인 NFT에 대해 폭넓게 다뤄보겠습니다.

◆NFT가 대체 뭐길래?

NFT란 토큰 1개 당 가격이 같은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토큰 1개 당 가치가 모두 다른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주로 게임 아이템 같은 희소성 있는 상품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할 때 쓰입니다. NFT 소유권이나 판매 이력 같은 관련 정보는 블록체인에 저장됩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NFT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더리움에는 일종의 토큰 발행 표준이 있는데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대표적인 토큰 발행 표준은 ERC-20으로, 우리가 아는 토큰 중 상당수가 ERC-20 기반입니다. 체인링크(LINK)나 유니스왑(UNI) 등 디파이 관련 토큰은 대부분 ERC-20 기반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런 토큰들은 토큰 1개 당 가격이 같습니다. A씨가 가지고 있는 1LINK와 B씨가 가지고 있는 1LINK의 가격이 같다는 뜻입니다.

토큰 발행 표준 중엔 ERC-721도 있습니다. 이 ERC-721은 ERC-20과 좀 다릅니다. NFT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NFT는 토큰 1개의 가격이 제각기입니다. 발행할 땐 똑같이 ERC-721을 쓰더라도, A씨가 가지고 있는 것과 B씨가 가지고 있는 것의 가치가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희소성 있는 게임 아이템이나 미술 작품도 NFT로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토큰이 탄생한다고 보면 됩니다.

왜 ‘굳이’ 블록체인 상에서 작품을 토큰화해야 하냐는 질문도 있을텐데요, 누구에게 얼마에 판매됐는지 블록체인 상에서 투명하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소유권을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도 매력적입니다. 만약 미술 작품을 블록체인 상에서 NFT로 만든다면 위·변조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특징에 힘입어 NFT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사는거야? 이해하기 어렵다면

다만 이런 특징만으로는 NFT가 왜 그렇게 고가에 팔리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좀 더 쉬운 예시를 들어보려 합니다.

2000년대 유행했던 싸이월드에서 이용자들은 미니홈피에 배경음악을 깔고, 미니룸과 미니미를 아이템으로 채웠습니다. 당시 배경음악이나 미니미는 디지털 세상에서 일종의 사치품이었는데요, 2020년대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NFT가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입니다. 원래도 존재하던 단어였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더욱 부상했습니다. 세계를 가상공간으로 옮겨와 ‘디지털 지구’로 자리잡은 것이죠. 요즘은 BTS 콘서트도, 블랙핑크 팬사인회도 다 메타버스에서 합니다.

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NFT는 재화로 쓰입니다. 단순히 서로의 미니홈피를 방문하는 것에 그쳤던 옛날 싸이월드와 달리, 메타버스에서는 경제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현실 세계를 가상으로 옮겨온 것이니까 경제 활동도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경제 활동을 위해선 모든 재화가 희소성이 있어야 합니다. 희소성이 있어야 수요가 창출되고 사용자들끼리 거래할 수 있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NFT’는 그 자체로 희소성을 가지고 그 희소성은 블록체인 상에서 증명됩니다. 메타버스 내 재화로 유용한 이유입니다.

일례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자 메타버스인 ‘디센트럴랜드’에선 토지(랜드)가 NFT입니다. 토지를 소유한 이용자는 건물도 지을 수 있습니다. 희소성이 있으므로 토지는 당연히 가치를 지니고, 게임 내 마켓플레이스에서 이 토지를 판매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 ‘더 샌드박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 내 부동산 ‘랜드(LAND)’가 NFT이며, 현재 랜드는 판매 기간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더 샌드박스 속 '랜드'로 이루어진 지도. 소유권자들이 각자의 로고를 활용해 영역 표시를 해놨다. 각 랜드는 NFT이며, 소유권은 블록체인으로 증명된다./더 샌드박스 이용화면 캡처

싸이월드에서 미니미를 꾸몄던 것처럼, 블록체인 게임 내 아바타에 입힐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NFT’도 나왔습니다. 이것 역시 게임 내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 가능합니다.

디센트럴랜드의 웨어러블 NFT. 아바타가 입고 다닐 수 있다./출처=디센트럴랜드

이 NFT들은 하루가 지나면 가격이 더 뛰기도 합니다.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메타버스 세상 내 아이템으로 쓰면서 투자 자산의 성격도 가지다보니, 요즘 NFT 거래가 활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달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엑시인피니티에서는 NFT 부동산 ‘랜드’가 888.25이더(ETH)에 거래됐는데요, 달러로 환산하면 150만달러(한화 약 16억 5315만원)가 넘는 금액입니다.

해당 랜드를 구매한 이용자 ‘Flying Falcon’은 코인데스크에 “(구입한 랜드는) 엑시 인피니티 랜드 중 입지가 가장 좋고, 수익률도 높다”며 “조작 불가능한 시스템에 재산권이 투명하게 기록되는 디지털 국가가 출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Flying Falcon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게임 아이템이 투자 자산이 되는 세상이 도래했다는 것입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현실 세계처럼 땅의 입지를 따지고, 투자 자산처럼 땅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구입 후엔 소유권이 블록체인 상에서 투명하게 저장됩니다. 블록체인 ‘등기’할 수 있는 셈이니, 소유권을 여러 사람에게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죠.

발행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NFT로 작품을 발행할만한 유인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공연과 전시가 거의 사라진 요즘, 아티스트들은 디지털 공간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런 아티스트들에게 쉽게 발행하고 판매까지 할 수 있는 NFT는 최적의 도구입니다. 오픈씨, 니프티게이트웨이 등 NFT를 경매에 부칠 수 있는 판매 공간도 여럿 있고요. 아티스트 입장에선 작품을 NFT로 만들면 블록체인 상에 일종의 ‘진품 증명서’를 발급하는 셈입니다.

이런 장점을 알아본 아티스트들은 활발히 NFT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명 디제이 블라우(3LAU)는 앨범 전체를 NFT로 만들어 판매를 마쳤습니다. 또 세계 최대 경매 업체 크리스티에서는 이미 NFT 예술품이 팔리고 있습니다.

니프티게이트웨이에서 팔린 유명 DJ 블라우의 음악 NFT./출처=니프티게이트웨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너도나도 “NFT 시장 선점하겠다”

지금까지 NFT가 새로운 대세가 된 배경에 대해 다뤄봤는데요, 이렇게 시장이 커지면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FOMO(Fear of Missing Out,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지금은 FOMO가 투자자보다도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듯합니다. 블록체인 기업 및 프로젝트들이 앞다투어 NFT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NFT가 블록체인 시장의 메타로 지목되면서 뒤처지기 전에 시장을 선점해두려는 모습입니다.

우선 블록체인 플랫폼들의 노력이 눈에 띕니다. 현재 대다수 NFT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되고 있는데요,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들은 NFT를 끌어오기 위해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해외 플랫폼 중엔 테조스가, 국내 플랫폼 중엔 클레이튼이 적극적입니다. 테조스는 NFT를 발행할 수 있는 토큰 발행 표준 FA2를 지원하는데요, 지난 1월에는 이 표준을 기반으로 하는 NFT 플랫폼 ‘칼라민트(Kalamint)’가 출범했습니다.

최근에는 테조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색깔 NFT를 발행하는 ‘tzcolors’라는 프로젝트도 생겼는데요, 독특한 색들을 테조스 기반 NFT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테조스 기반 색깔 NFT.'아마존 색' NFT는 1111XTZ에 팔렸고, 흰색 NFT는 현재 판매 진행 중이다./출처=tzcolors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클레이튼도 NFT를 적극 지원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입니다. NFT 발행을 위한 토큰 발행 표준 KIP-17이 있고요.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 NFT를 보관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최근에는 클립 신규 가입자에게 NFT 카드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플랫폼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NFT 관련 사업을 하는 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게임 아이템 거래 프로젝트로 출발한 엔진(Enjin)은 최근 NFT를 지원하는 확장성 솔루션을 개발해 화재가 됐습니다.

다만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사이에서 NFT 트렌드가 과열되다보니, NFT 관련 사업 소식에 프로젝트의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이 경우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또 NFT 판매가 대부분 경매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무작정 높은 가격을 비딩하는 경우도 나타납니다. NFT 구매가 무조건적인 경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메타버스 업은 NFT, 향후 전망은?

마지막으로 NFT의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NFT 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NFT 수요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데요, 우선은 메타버스와의 결합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NFT가 재화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컨설팅 업체 델피 디지털의 피어스 킥스(Piers Kicks) 파트너는 최근 보고서에서 “디지털 세상에는 감독 기능이 없고, 수익 흐름도 불확실하다”며 “소유권이 블록체인 상에서 증명되는 NFT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NFT를 발행하는 데 고비용이 들지 않아 결국엔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질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실 세계의 예술품은 만드는 데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NFT는 비용 없이도 발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찰리 리 라이트코인 창시자는 트위터를 통해 “NFT 최대 문제점은 발행에 비용이 들지 않아 무제한으로 발행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피카소는 일생동안 유한한 개수로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작품에 희소성이 부여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카소 작품과 달리) NFT의 희소성은 인위적”이라며 “NFT 발행에 드는 비용이 거의 없어 NFT 예술품이 넘쳐나게 되고,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져 NFT 가격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반박의 대상이 됐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이 결합됐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블록체인 게임사 애니모카브랜드의 얏 시우(Yat Siu) 공동설립자는 찰리 리의 주장에 공개적으로 반박했는데요, 그는 “피카소가 작품을 만들더라도 원본에 대한 복사본이 무수하게 나올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로 원본을 증명할 수 있는 NFT가 가치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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