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서비스가 ‘뉴노멀’, 클라우드·AI 등 관련 기술 도입 가속화
-SW진흥법·전자문서법 개정·공인인증서 폐지 변화 주목

[디지털데일리 백지영·이종현기자] 2020년은 ‘비대면(언택트)’의 해였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비롯해 화상회의를 통한 업무 형태가 일반화됐다. 심지어 국정감사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비대면을 지원하는 솔루션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 화상회의나 PC 원격제어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업무 연속성 확보를 위한 데스크톱 가상화(VDI) 등의 수요도 높았다. 망분리로 인해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금융권도 코로나로 일부 원격근무가 허용되면서 VDI 도입이 확대됐다. 줌, 알서포트와 같은 국내외 기업의 솔루션이 급부상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제공되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결국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으로 직결된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디지털 전환 여정에 나섰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 융합된 신기술 적용이 가속화됐다. 전세계에 커다란 타격을 준 코로나19가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전환을 앞당긴 셈이다. 

실제 최근 한국IBM이 시장조사기관 KRG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시장 환경에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업무 환경 및 유연한 조직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판 디지털 뉴딜정책, 비대면 서비스 확산=정부도 올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데이터 댐’ 구축 7대 사업으로 구체화했다.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고 불리는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밑작업이다. 공공기관이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선별·저장·가공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과학정보기술통신부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과 AI 바우처와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 빅데이터 플랫폼 등에 올해만 6449억원을 배정했다.

이와 함께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대전환 여정도 시작했다. 정부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지원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소규모 전산실에서 운영되던 IT시스템을 2025년까지 민간과 공공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단계적 이전하는 내용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행정·기관이 운영하는 약 22만대의 IT시스템 가운데 18만대(83%)가 각 기관의 전산실에서 운영되고 있다. 행안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착수한다. 공공기관의 신속한 클라우드 도입을 위해 지난 10월부터는 디지털 서비스 전문계약제도를 도입했다.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에 SW업계 기대감 커져=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의 비대면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해 28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도 소프트웨어(SW) 업계의 큰 호응을 얻었다.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은 ▲화상회의 ▲재택근무 ▲네트워크·보안 ▲에듀테크 ▲돌봄 서비스 ▲비대면제도도입 컨설팅 등 6개 분야의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을 매칭해주는 사업이다. 

수요기업은 공급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 비용 중 400만원 한도 내에 90%를 지원받는다. 400만원 제품을 구입하면 수요기업은 40만원만 부담하고 360만원은 지원받는 형태다. 수요기업의 비용 부담까지 합치면 3200억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중기부는 올해 8만개, 내년 8만개, 총 16만개 중소기업에 원격근무 환경을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2021년까지 2년 간 6400억원 규모다. 올해는 화상회의(55개)와 재택근무(175개), 네트워크 및 보안(58개), 에듀테크(91개), 돌봄서비스(15개), 비대면제도도입컨설팅(18개) 등 각 분야별 중소·중견 소프트웨어 업체의 412개 서비스가 공급됐다. 더존비즈온, 알서포트, 지란지교시큐리티 등 국내 SW기업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SW업계 숙원 담긴 SW진흥법 시행=이와 함께 올해는 20년 만에 ‘SW진흥법’이 전부 개정돼 지난 12월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SW산업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병폐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법안 이름에서 ‘산업’을 떼고 SW진흥법으로 바뀐 이 법은 ▲인재양성 ▲기술개발 ▲창업 및 성장지원 ▲지역 SW 진흥 ▲공정 경쟁 촉진 ▲공공 SW 사업 개선 ▲민간투자형 SW사업 도입 등을 강조한다.

그동안 공공 SW사업에서는 사업 발주 후에 과업 범위나 시기를 변경하는 등의 불공정 사례가 빈번했다. 과업 외의 추가 업무를 요구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 이에 새롭게 개정된 법안에서는 외부위원이 과반인 ‘과업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불공정 과업변경을 차단하도록 했다.

법의 시행과 발맞춰 발표된 ‘SW 진흥 실행전략’에서는 SW 기업이 적정대가를 지급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업이 공공 SW사업 계약·수행·사후관리 전 단계에서 적정대가를 받도록 지원한다. 또 SW기업이 작업 장소를 제시할 수 있는 원격지 개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을 강화하는 전자문서법도 10일 시행됐다.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 및 서면요건 명확화, 종이문서 폐기 근거 마련, 온라인 등기우편 활성화를 위한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전자문서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종이문서와 동일한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이 법안을 통해 디지털 정부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종이고지서 등을 전자고지로 전환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또, 전자문서를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하는 경우에는 종이문서를 폐기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문서를 전자화했음에도 종이문서를 별도 보관해야 하다 보니 문서를 이중으로 보관해야 했는데, 이를 개선한 것. 이중보관을 하던 금융, 의료 등 업계의 효율성 증대가 기대된다.

◆막 내린 공인인증제도··· 전자서명 춘추전국 시대 열렸다=지난 10일엔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오랜 기간 애증의 대상이었던 공인인증제도도 전격 폐지됐다. 공인인증서는 ‘공인’ 자격을 잃고 민간인증서로 격하됐다. 이름도 ‘공동인증서’로 바뀌었다. 점진적으로 사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공인인증서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민간인증서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동통신3사가 함께 만든 ‘패스(PASS)’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인증서’, ‘토스 인증서’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를 비롯해 NHN페이코도 인증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여러 민간인증서가 경쟁하는 가운데 어떤 인증서가 시장을 꿰찰 것인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인증서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다양하고 쓰임새가 많은 사용처를 확보하는 인증서에 이용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자서명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도 크다. 공개키 기반구조(PKI)의 공인인증서가 시장을 독점하면서 다른 기술이 등장할 여지가 적었는데, 법 개정으로 블록체인이나 생체인증 등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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