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십수년전 동네 어디에나 있던 오락실 게임장. 지금은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가야 눈에 띄는 정도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온라인·모바일게임 산업은 잘나간다지만, 오락실 게임장은 예외다. 업장에 이용자 방문이 끊기면서 ‘임대료 낼 형편도 안 된다’는 업주들이 부지기수다.

박성규 한국어뮤트먼트산업협회(KAIA) 협회장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그가 운영 중인 업장도 내야 할 임대료 대비해 매출이 더 낮은 실정이다. 업계 내 여력이 있는 회사들도 창고에 가면 움직일 자리가 없을 정도로 기기가 수북이 쌓여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말 그대로 사면초가인 상황이 됐다.

박 협회장이 16일 광화문 D타워에서 열린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회장 임상혁) 주최 세미나에 연사로 섰다. 업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까닭인지, 한풀이를 하듯 발표가 시작됐다.

박성규 한국어뮤트먼트산업협회(KAIA) 협회장 <자료 사진>

◆‘건물주도 안 하는 게임장’ 사행성 낙인 이어져


먼저 박 협회장은 대량의 상품권이 현금으로 불법 환전된 ‘바다이야기’ 사태를 언급했다. 그 이후 아케이드 게임은 사행성 게임으로, 게임장은 불법 영업소 수준으로 낙인이 찍혔다. 지금도 그 여파가 이어지는 중이다.

정부 주도의 전방위 규제가 이어졌고 십년 이상 업체들의 손발이 묶이면서 산업계가 퇴보를 거듭했다. 지금은 중국과 일본업체들의 하도급 계약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국내 업체들이 적지 않다. 산업계 역전이 일어났다.

박 협회장은 “건물주도 게임장은 안 한다더라”며 “(일반인 입장에선) 아이들이 일탈하는 우범지대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인형뽑기를 사기라고 보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사기꾼, 야바위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아케이드게임이 천덕꾸러기가 됐다”고 표현했다.

◆게임장 경품 종류·지급 개선안 “대단히 환영”

정부가 전면 개정을 앞둔 게임법에 아케이드 게임 규제 개선안이 전격 들어간 것에 대해선 환영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계속 요구했던 사항이고 큰 불만이 없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감사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품의 종류를 ‘문화상품류 및 스포츠용품류’로 한정했던 것을 ‘위험물품, 선정적 상품, 음식물 및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의 제품 등을 제외한 경품’으로 바뀐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것만 된다’에서 ‘이것 빼고 다 된다’는 네거티브 방식 전환에 따라 업계가 크게 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넓은 경품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

경품 지급 방식도 개선을 앞뒀다. 기존엔 경품을 지급장치를 통해서만 제공했지만, 영업소 관계자가 직접 제공할 수도 있게 바뀐다. 박 협회장은 “큰 변화다. 정말로 환영한다”며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소비자판매가 1만원’·‘12세·15세 등급분류’ 재고 필요

다만 박 협회장은 경품지급 기준 관련해선 개선을 주장했다. 경품의 소비자판매가격(일반소매상점)을 1만원으로 제한했지만, 덤핑제품 출현 등으로 실제 구입가격이 대폭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터넷으로 확인되는 일반소매가격으로만 접근해 단속이 일어나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케이드 게임 등급분류를 12세와 15세를 넣어 세분화하는 것도 업장의 부담을 크게 지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외양으로는 청소년인지 어른인지 구분이 쉽지 않아 방문객 통제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박 협회장은 “고3 학생이 댄스게임을 즐기는 도중에 밤10시를 넘겼고 10시1분에 경찰이 들어와 단속된 사례가 있다”며 “굉장히 통제가 힘든데, 12세와 15세로 쪼개버리면 14세 청소년이 15세 게임을 즐기다 단속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업장 처벌이 정당한가는 심사숙고해봐야 하지 않을까”하고 제언했다.

◆“네트워크 기술 활용한 모니터링 강화해달라”

아케이드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직접 등급분류를 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 등급분류 시대를 맞았지만 아케이드 게임은 예외다.

게임위가 등급분류를 엄격히 해도 시중엔 불법 개변조가 쉬운 게임들이 나돌고 있다. 게임위가 이러한 게임의 등급분류를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 등급분류 신청한 게임 자체엔 문제가 없는 까닭이다.

이들 게임의 악용 여부를 미리 재단하는 것은 사전검열에 해당할 수 있다. 콘텐츠 창의성 저해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결국 콘텐츠 심의보다는 등급분류를 악용하고 업계 전반에 피해를 주는 일부 사업자들을 잡아야 하는 문제다.

박 협회장은 “‘애는 강도가 될 놈이니 미리 감옥에 집어넣자’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며 “등급분류를 받고 개변조될 게임 같다면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야 되지 않을까. 사후관리 통제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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