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엔리얼 홈페이지]


- 유망산업이지만 ‘대중화’ 먼 길… ‘핵심 콘텐츠+디바이스’ 발굴 절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2016년경 ‘포켓몬고’가 흥행을 일으키며 AR기술이 미래 유망산업으로 부상했다. AR은 현실에 가상 이미지를 불러오는 기술로, 전 산업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대중화를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일부 정보기술(IT)업체들은 산업 전망을 보고 뛰어들었다가 철수하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15일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됐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시장은 내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SA는 “AR·VR헤드셋 출하량이 2025년까지 6배 늘어날 것이며 관련 하드웨어 수익은 연간 28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제는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 출시 여부다. 경량화된 AR헤드셋을 상용화하면 중저가를 원하는 수요부터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과 페이스북·구글 등은 차세대 디바이스로 손꼽히는 AR글래스를 위해 인수합병(M&A) 등 전폭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애플은 2017년 개발자 전용 플랫폼 AR키트 공개 후 브이알바나, 아코니아 홀로그래픽스 등 AR 관련 스타트업체를 잇달아 인수합병(M&A)했다. 페이스북은 이탈리아 패션 안경업체 룩소티카와 협력해 AR글래스 ‘오리온’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차세대 디바이스로 AR글래스를 낙점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선두로 AR글래스 시장에 뛰어든 일부 제조업체들의 사례를 보면 대중화까진 넘어야 할 벽이 많다. 디바이스를 만드는 데까진 문제가 없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하기엔 여전히 수요가 적고 수익성이 부족한 탓이다. 기업간거래(B2B) 등 산업현장에서 AR글래스 쓰임새가 있더라도 수익성을 위해선 소비자간거래(B2C)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B2C시장 장벽을 넘지 못하고 산업현장에 머물고 있는 게 기업들의 현주소다. AR분야 유망기업이던 미국 스타트업 매직리프는 알파벳·알리바바 등 거물급 회사들에게 20억달러 이상 투자금을 받았다. 처음부터 소비자용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수요층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 4월 주요 타깃을 헬스케어, 제조, 교육 등 B2B으로 전면 선회했다.

엡손 모베리오 BT-30C

한국엡손도 2017년 스마트글래스 ‘모베리오’를 출시했지만 수익성 확보로 이어지진 않았다. 국내에선 올해를 기점으로 AR글래스 사업 지속여부를 결정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기엔 콘텐츠가 너무 부족했고, 수익성이 없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R&D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와 협업도 의논했지만 비용이나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결국 결렬됐다.

엡손 관계자는 “드론이나 교육용 등에서 일부 수요가 있긴 했지만 초기 시장이다보니 소비자 수요가 많지 않아 한계에 부딪혔고, 헬스케어 내시경 쪽으로도 접목하기 위해 알아봤지만 의료기기 등록 문제가 있었다”며 “올해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에선 해당 사업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 사이 AR글래스 확산을 위해선 디바이스를 함께 구입할만한 핵심 콘텐츠를 발굴하는데 있다. 다만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이 유행으로 닌텐도 스위치 콘솔 게임기가 품귀 현상을 겪은 것처럼, AR글래스 자체 확산보다 특정 제조업체 제품이 콘텐츠와 함께 팔리는 방안이 더 가능성을 높인다.

중국 AR글래스 스타트업 엔리얼이 국내 통신사 LG유플러스와 손잡고 AR글래스 표준 플랫폼 ‘네뷸라’를 구축하는 목적도 이와 연관됐다. 개발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핵심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함이다. 엔리얼은 현재 개발자 버전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용으로는 LG유플러스와 함께 ‘엔리얼 라이트’를 올 3분기내 국내 출시한다. 엔리얼은 LG유플러스가 갖고 있는 AR콘텐츠 및 5세대(5G) 이동통신을 활용해 AR글래스 상용화에 도전한다.

엔리얼 여정민 부사장은 “LG유플러스가 갖고 있는 AR콘텐츠가 다양한데 이를 AR글래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며 “가격 책정이나 요금 산정 방식과 관련해선 아직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표준화된 AR글래스 개발킷(SDK)이 없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선택하는 SDK에 따라 최적화된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즉, 엔리얼에서 소위 ‘대박’이 된 콘텐츠는 엔리얼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AR글래스에서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제작시 운영체제에 따라 안드로이드용과 iOS용을 따로 개발하는 상황과 유사하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제품이 확 떠서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필수품이 되면 그 기기가 사용한 개발킷이 사실상 표준(de facto stabdard)이 된다”며 “AR글래스 과제는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있는 디바이스가 되어야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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