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불법이라도 더 싸게 사려는 소비자, 보조금을 몰래 살포해 조금이라도 더 팔려는 사업자와 일부 유통망,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을 위반하지 말라며 이를 단속하는 정부가 있다.

세 축은 끊임없이 돌아가며, 불법보조금 살포-구매-단속이라는 고리를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값을 주고 법을 지키면서 스마트폰을 구매한 이들은 소위 ‘호갱’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허탈감을 느낀다. 단통법을 지키면서 스마트폰을 판매한 착한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오히려 고객 원성을 들어야 하는 처지다.

단통법은 부당한 차별적 지원금을 금지해 휴대폰 보조금과 유통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2014년 10월 시행 이후,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공짜폰, 마이너스폰 소식은 곳곳에서 들려온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특수 채널을 활용해 스팟성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이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불법보조금과 관련한 정보 비대칭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차비까지 받고 스마트폰을 구매했다는 후기는 볼 수 있어도, 그 주인공은 내가 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빠르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일부 이용자만 이러한 혜택(?)을 누리게 된다.

점점 음성화되는 불법보조금 굴레는 단순히 무인매장이 설치된다고 해서, 과징금 액수를 키운다 해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6년간 단통법을 실행했지만 불법보조금을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용자 불만도 잠재우지 못했고, 사업자 경쟁활성화도 이루지 못했다. 최대 과징금, 영업정지 조치를 취해도 그때뿐이다.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일어나자, 방통위 태도는 더욱 어정쩡해졌다. 판매 활성화를 위해 파파라치 포상금을 완화하면서도, 단통법은 위반하면 안된다는 아이러니한 정책마저 나왔다. 

더군다나, 방통위가 개정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마저 제자리걸음이다. 이 협의회는 통신3사, 유통망 관계자, 시민단체들, 변호사‧교수 등으로 구성됐는데,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례로, 현재 7일로 정해진 지원금 공시 기간을 시민단체에서는 3일, 유통망에서는 15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공시기간마저 이러한데, 주요 현안인 완전자급제와 분리공시까지 합의하려면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일각에서는 단통법 폐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전국적인 불법보조금 사태가 줄어들고 선택약정 할인을 통한 소비자 혜택을 강화했다는 긍정적인 측면까지 매도할 수는 없다. 결국 단통법에 대한 본원적 질문을 던지면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안으로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해 21대 국회에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를 바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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