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급심 파기환송 반영 시늉만…북부지법 배심원단, 삼성 배상액 5억3900만달러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이 2011년으로 회귀했다. 삼성전자가 뒤통수를 맞았다. 파기환송심 배심원단이 상급심 판단을 무시했다. 디자인 특허에 대한 가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배상액 산정을 다시 하라고 하자 기준을 달리해 배상 근거를 되살렸다. 미국 사법체계의 맹점과 보호무역 강화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하다.

24일(현지시각)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 파기환송심 배심원 평결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해 5억3900만달러(약 581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평결은 대법원 판결에 배치된다”라며 “기업과 소비자를 위해 독창성과 경쟁을 방해하지 않는 결과를 얻기 위한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 소송은 지난 8년을 이어온 양사 소송전의 출발점. 2011년 4월 애플의 제소로 시작했다. 애플은 삼성전자 갤럭시S 갤럭시S2 넥서스S 등 스마트폰 22종과 갤럭시탭 등 태블릿 2종을 특허침해로 고소했다. 디자인 특허 4건과 상용 특허 3건을 문제 삼았다. 특히 둥근 모서리 사각형의 제품 디자인 특허(D677/D087)와 아이콘 모양 및 배치와 관련한 디자인 특허 (D305)가 쟁점이었다. 또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에 대한 침해 인정 여부가 관건이었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상품의 전체적 이미지를 일컫는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의 병 같은 것이다. 상표권과 유사한 영역이다.

1심 패심원 평결은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10억5200만달러(약 1조1327억원)의 배상액을 책정했다. 판사의 최종 판단은 9억3000만달러(약 1조14억원)이다. 특허침해 5억4800만달러(약 5901억원)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 3억8200만달러(약 4117억원)다. 2014년 3월 확정했다. 연방항소법원은 2015년 5월 결론이 났다. 배상액은 5억4800만달러(약 5901억원). 트레이드 드레스는 파기 환송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애플에게 배상금 5억4800만달러를 우선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완제품은 애플의 경쟁자지만 부품은 애플의 협력사다. 애플은 소송 이후 삼성전자 부품 주문을 줄였다.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돈을 먼저 준 이유다. 양사는 미국 외 소송도 2014년 접었다. 유럽 등에선 삼성전자가 유리했지만 같은 맥락에서 화해가 성립했다.

애플 뜻대로 가던 분위기는 2016년 변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6년 3월 디자인 특허 소송에 대해 120년만에 상고를 받아들였다. 디자인 특허 범위와 손해배상액 산정 방법을 다시 살펴볼 때라는 이유에서다. 최종 선고는 2016년 12월. 5억4800만달러 배상액 중 3억9900만달러(약 4299억원)을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전체 이익 기준 배상금 산정이 옳은지’를 판단하라고 했다. 1심은 ‘그렇다’를 전제로 배상액을 정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승리로 받아들여졌다. 대법원 판결의 방향성은 ‘그렇지 않다’로 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평결은 대법원에서 환송한 3억9900만달러와 2심이 파기한 3억8200만달러 총 7억8100만달러(약 8419억원)를 심리했다. 파기환송심 배심원단은 상급심의 취지를 반영치 않았다. 더 강한 디자인 보호를 주장했다. 대법원 파기액은 1900만달러(약 205억원) 내린 3억8000만달러(약 4095억원)로 항소법원 파기액은 2억2300만달러(2403억원) 깎은 1억5900만달러(약 1713억원)로 했다. 대법원 판단은 받아들이는 시늉만 했다. 항소법원 판단은 새로운 논리로 넘어간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미국 사법제도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재판에도 배심원단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다. 2011년부터 끊임없이 나왔던 말이다.

배심원단은 ICT 비전문가다. 기술적 부분보다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미국 학계 등에서 특허소송 제도를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디자인 특허 범위를 줄여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는 무시했다. 트레이드 드레스에 대한 보호가 과도하다는 비판도 먹히지 않았다. 최근 강화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등 소송과 관계 없는 외부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 미국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내렸다. 월풀이 요구한대로다. 월풀은 미국 기업이다. 애플도 미국 기업이다.

한편 이 평결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 결론은 다시 5~6년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빨라야 2022년이다.

파기환송심 1심은 평결복불복심리(LOL)와 판사의 판결이 남았다. 미국 사법기관 관례를 감안하면 감액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대로라면 삼성전자의 항소가 확실시된다. 겨우 벗은 ‘카피캣’ 오명을 다시 뒤집어쓰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가 역전하면 애플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다시 대법원까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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