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얼마 전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ISEF)를 주최하는 미국 과학대중협회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내용은 새로운 스폰서를 구한다는 것. 순간 무척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50년부터 개최된 ISEF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스폰서를 바꾼 적이 딱 한 번밖에 없었고 현 후원사인 인텔(1997년부터 후원)은 과학영재 발굴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후원사를 구한다는 내용은 구구절절했다. 매년 전 세계 수많은 학생이 지역 대회, 시 대회, 주 대회, 전국 대회 등 여러 단계의 경쟁을 거쳐 약 1800여명만이 매년 5월 개최되는 결선에 참가할 수 있다는 내용은 약과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개최도시의 경제적 효과까지 언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이 대회를 거쳐 노벨상, 미국 국가과학상, 브레이크스루상, 래스커상, 맥아더상처럼 과학과 수학 분야의 세계적인 상을 수상한 인재가 수천명에 이른다는 것.

더욱이 후원을 그만두는데도 불구하고 인텔 전·현직 임원의 코멘트가 나왔다. 전 인텔 회장이면서 과학대중협회 운영이사회 이사인 크레이그 배럿과 인텔 대외협력과 HR부문 부사장 겸 인텔 재단 사장인 로잘린 허드넬은 ISEF의 위상을 칭송하면서 인텔이 혁신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게 좋은 행사라고 칭찬하면서, 20년 넘게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으면서 인텔은 왜 ISEF에서 멀어지려고 할까.

이에 대해 과학대중협회는 인텔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의견도 전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텔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후원 중단은 단기간에 결정된 내용은 아니고 몇 년 전부터 큰 틀에서 변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ISEF가 아닌 다른 CSR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것.

인텔이 ISEF를 후원한 것은 브랜드 홍보나 어떤 명성을 얻기 위함은 아니었다. 사회공헌활동(CSR)에 더 가까웠다. 사실 ISEF에 들이는 돈은 결코 적지 않다. 매년 최소 1500만달러(약 171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참가자에게 지급된 상금액만 8000만달러(약 912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원사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상당하다.

과학대중협회가 한국에서 ISEF 후원사를 찾는다고 이메일을 보냈지만 이 정도의 후원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는다. 솔직히 삼성전자 외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텔의 ISEF 후원 중단은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CEO)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크르자니크는 인기 있는 CEO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해외 커뮤니티사이트나 기업평판 서비스에서 크르자니크 CEO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하필이면 그가 CEO로 재직하고 있을 때 ISEF 후원이 마무리된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과학대중협회는 최근 제약기업인 리제네론과 2026년까지 1억달러(약 1140억원)의 후원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년 동안 익숙해져서일까. 인텔만큼 ISEF에 잘 어울렸던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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