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안보법 논란 증폭 “껍데기만 바뀐 사이버테러법”

2016.12.30 09:39:38 /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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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가사이버안보기본법(이하 사이버안보법)을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국정원을 등에 업고 국민사생활을 감시할 요량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일부 보안업계에서도 껍데기만 바뀐 사이버테러법에 불과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국회 통과까지 험난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영상 국무회의를 열고 사이버안보법을 심의·의결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장을 위원장으로 한 대통령 소속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위원은 차관급 공무원과 사이버안보 전문가 중 국가안보실장이 임명·위촉한다.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는 사이버안보 정책 및 전략 수립 관련 사항 등을 심의한다.

국가정보원의 역할도 커졌다. 이 개정안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이 사이버안보 업무 추진을 위해 3년마다 사이버안보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중앙행정기관과 시·도 등의 사이버안보 대응활동 실태를 평가한다.

사이버공격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상급 책임기관에서 조사를 실시하는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공격이라면 국가정보원장이 조사 가능하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사이버위협정보공유센터를 설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단계별 사이버위기 경보를 발령하도록 하고 일정 단계 이상의 경보가 발령되거나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경우 사이버위기대책본부를 구성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사이버안보법이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있다며 몇 가지 개선사항을 짚었다. 이에 따르면 국가사이버안보실무위원회에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의견을 독립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전문가 또는 기관을 참여시키고, 인감의 존엄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도모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이 외에도 기술적·관리적 및 물리적 보호조치, 정보 제공 목적 및 범위의 명확한 규정 등을 요구했다.

국가정보원 측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고사항은 법안에 반영했고, 심사를 거쳐 국무회의 의결을 통과했다”며 “해당 법안은 내달 초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공개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이후에는 최종 통과 가부를 놓고 만만치 않은 설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이버안보법에 대해 안보로 포장된 제2의 테러방지법이며 국민감시법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28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가사이버보안법을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해봤자 결국 국정원의 힘을 사이버영역까지 키워주겠다는 것”이라며 “스스로 논란을 자초해 제2의 테러방지법 사태를 야기하려는 정부의 검은 속내를 모르는 국민은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감시, 국회감시, 국가감시만을 위한 잘못된 사이버보안법은 국회에서 논의될 수 없으며 진정 국가안보를 위한 법은 박근혜정부가 아닌 차기정부에서 논의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성명서를 통해 국가사이버안보기본법안 의결을 규탄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사이버안보법에 대해 이름만 바꾼 사이버테러방지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정원의 사이버 보안 권한을 민간으로 확대해 민간 정보통신망에 대한 사찰과 감시를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전세계 어느 나라도 비밀정보기관이 사이버 보안에 대한 집행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지 않으며, 이미 국정원이 담당하고 있는 사이버 보안 책임도 투명하게 감독을 받을 수 있는 일반 정부부처로 이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국정원의 정보 독식 우려가 가장 큰 문제점이기 때문에 국정원은 미국 CIA처럼 정보 수집의 역할만 해야 한다”며 “국정원은 사이버테러 관련 해외 정보 등만 수집하고, 별도 대통령 직속 기구에 해당 정보를 전달만 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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