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는 충분한 성과를 거뒀고 이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노린다는 점도 업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OLED는 중국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중화권 전체가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모양새다. 곁들여 일본까지 칼날을 다지고 있으니 포위망이 적잖이 견고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니 최근 1년 동안 디스플레이 관련 행사에서 업계 관계자가 너도나도 중화권의 OLED 추격을 ‘두렵다’고 말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것이 이해가 된다. 물론 고해상도, 양산능력, 플렉시블 등 기술력에 있어서 아직까지 격차가 있기 때문에 2~3년 사이에 판도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그 이후의 상황이다.

중국이 2000년대 초반 LCD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가 기술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인정한 것은 2013년 정도를 기점으로 본다. 약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셈인데 OLED의 경우 LCD와 달리 선행기술개발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다. 연구개발(R&D) 경험이 농익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중국 OLED 산업이 LCD만큼 경쟁력을 갖추려면 10년보다 짧을 수 있겠지만 얼마나단축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바로 이 지점에서 디스플레이 업계의 고민이 커진다. 중국은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고 싶을 것이고 우리는 그 반대다. 그래서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거나, 한국의 OLED 인력이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말은 별로 와 닿지 않는 내용이다. 원론적인 입장이야 언제든 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실천이 중요하다는 걸 누구나 안다.

산업을 뒤집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설비투자를 과감히 감행하는 이유는 전방산업, 그러니까 세트업체가 부품을 사용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누군가 부품을 써주지 않는다면 후방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대로 밀어붙여서 성공한다면 뚝심이 통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아집에 불과할 뿐이다.

새로운 세트업체 발굴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OLED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디스플레이고 대체할 수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가령 연간 9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자동차의 룸미러, 사이드미러를 OLED가 일정부분 차지한다면 좋은 사례로 꼽힐 수 있다. 스마트 기기는 평소에는 스마트폰처럼 쓰다가 화면을 펼치면 태블릿으로 변신하는 제품도 준비되고 있다. 가상현실(VR) 기기의 경우 해상도를 극도로 끌어올리는 R&D가 이뤄지는 중이다.

어느 시점에서 중국은 만족할 만큼 OLED를 뽑아낼 것이니 우리나라 OLED 산업은 적어도 프리미엄의 이미지 구축과 함께 새로운 분야에서의 세트업체 발굴 등이 접목될 필요가 있다. 추진력과 자신감, 혹은 실행력은 그만큼 충분한 준비가 이뤄졌을 때 가능한 일이다. 도전과 무모함을 한 주머니에 넣고 다닐 필요는 없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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