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언론의 예상과 달리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선출됐다. 갖가지 분석과 후폭풍이 나오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뼛속까지 사업가이자 부동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최소한 금리에 있어서만큼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반도체 산업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이다.

몇 년 사이 반도체 업계는 인수합병(M&A)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최근에는 퀄컴이 NXP를 470억달러(약 53조8000억원)에 품에 안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30년 동안 업계에서 M&A는 흔한 일 가운데 하나였지만 종합반도체(IDM)와 팹리스, 성장률이 높았던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을 차례로 인수하는 사건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M&A가 왕성하게 벌어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반도체 산업 자체의 한계와 경쟁심화로 어려움을 겪었고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신규로 참여하는 업체의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금리가 낮아졌고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매물을 찾다보니 극적인 거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금리가 오르기 전에 서둘러 M&A를 마무리하려는 움직임도 잦았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업계 M&A 750억달러, IT M&A 규모는 463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수치적으로만 보도 얼마나 활발한 M&A가 이뤄졌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고 이는 속도조절이 필요할 시점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M&A에 있어 최근 트렌드는 세계화·보편화이다. 가령 퀄컴(미국)→NXP(네덜란드), 소프트뱅크(일본)→ARM(영국) 사례에서처럼 서로 국적이 다른 업체끼리의 결합도 눈여겨봐야 한다. 중국이 샌디스크를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우회적(정부의 반대로 반쪽짜리)으로 건드렸고 독일 반도체 장비 업체 아익스트론을 품에 안으려다가 제지를 받은 것처럼 향후 미국 반도체 업계는 상호주의보다는 보호주의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금리를 움직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재닛 옐런 의장을 내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적어도 2018년까지 큰 변화는 없을 조짐이지만 상원과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Fed를 어떤 형태로던 견제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준비가 충분히 끝나면 금리는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당장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마이크론은 노쇠해졌고 인텔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웨스턴디지털과 샌디스크의 움직임도 언제든지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제조업을 다시 한 번 부흥시키려는 미국이 전자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지 모르니 믿을 수 있는 것은 결국 확고한 기술 리더십뿐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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