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부, 의견청취 ‘SKT-CJH M&A 책임회피 시간끌기’ 악용 우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오는 2월15일까지 접수한다. 2월 토론회 및 공청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CJ오쇼핑으로부터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이 건에 대한 심사를 하고 있다. 미래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에 따라 가부가 결정된다. 합병 법인의 점유율은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각각 2위,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1위다. SK텔레콤은 4월까지 이 일을 마무리 짓기 원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공개적으로 이 계획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케이블방송업계 입장은 미묘하다. 현재대로면 시장 논리에 맡겨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콘텐츠 제작사 쪽은 주판알을 튕기느라 바쁘다. 케이블TV 1위가 인터넷TV(IPTV) 2위에게 팔려가는 꼴이다. IPTV가 대세라는 뜻이기 때문에 생각할 것이 많다.

현 상황서 정부의 의견수렴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만큼 일면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질은 조금 다르다. 이 정부가 언제부터 여론을 신경 썼나. 박근혜 정부의 특징은 대통령이 옳다고 생각하면 사회적 논의나 여론수렴에 대해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문제나 한일 위안부 합의만 봐도 그렇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세월호 사건 등 여론이 어디로 흐르든 대통령이 하고 싶은 대로 했다.

기업이 기업을 M&A하는 일에 대해 전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할까. 이미 이해당사자나 학계 등은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다. 경쟁사는 반대와 반대하는 이유를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제시했다. 학계는 현행 법규대로면 허용이 맞다고 보고 있다. 대신 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을 붙여야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나올 얘기는 다 나왔다.

이번 M&A에 대해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엄정한 기준으로 판단을 내려야하는 곳은 미래부가 아니라 공정위다. 해외에서도 독점 우려와 경쟁 위축 등을 이유로 M&A가 무산 되는 경우 그 결정을 내린 곳은 거의 우리 공정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었다.

지금 미래부가 하는 의견수렴은 책임회피용 시간 끌기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 통신사 길들이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미래부가 할 일은 M&A 의견수렴이 아니라 향후 유료방송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정책 수립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할 문제는 이쪽이 아닌 다른 곳에 산적했다.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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