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11월13일(현지시간), 129명이 희생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파리 테러 이후 각국이 테러자금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자금세탁방지(AML)에 대한 고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테러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한 대형 테러와 자생적 테러 등 세분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테러가 일어나기 위해선 이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수행하기위한 자금(돈)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국이 테러에 쓰이는 돈줄을 사전에 차단하고 감시망을 대폭 확대시키는 행동에 들어가는 이유다. 비트코인, 크라우드 펀딩 등 개인 네트워크에 의존한 신규 금융시장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 이와 별개로 기존 금융 네트워크에서 테러자금 유입을 막기 위한 노력도 보다 고도화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것인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고도화시키는 것이다. 정확히는 테러 자금에 유입될 개연성이 있는 요주의 인물 및 기관이 관련된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미국 뉴욕주의 경우 정부기관의 제재 대상이나 위험 인물 리스트 등을 포함한 요주의 인물 또는 기관이 관련된 거래를 사전에 적발할 수 있는 ‘워치 리스트 필터링’을 금융사가 의무 적용토록 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워치 리스트 필터링 등 AML을 구성하는 시스템을 각 금융사가 구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거래제한리스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방대한 테러 대상 관계자들이 국내 금융기관에 계좌를 틀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AML시스템을 갖춘 국내 금융사들의 경우 요주의인물에 대한 리스트를 정부가 요구하는 필수요건에 맞춰 보유하고 있다.

금융위와 기재부가 제공하는 기본리스트 외에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OFAC(Office of Foreign Asset Control) 등에서 요주의인물 및 기관 리스트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선택하는 것은 금융사 재량에 맡겨져 있다. 

금융 리스크 관리 솔루션 업체인 유니타스 송근섭 부사장은 “UN의 금융거래제한대상자, 우리 정부의 금융거래제한리스트는 국내 AML 워치리스트 중 필수요건으로 체크되지만 일본, 영국, 캐나다 등 정부 차원의 체크리스트, 그리고 FBI 원티트 리스트, 범죄인 명단 상용 리스트 들은 적용 의무가 없어 이를 필터링 할 수 있는 국내 금융사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테러가 조직화되는 한편 자생적 테러의 위험이 높아지면서 테러와 연계될 수 있는 요주의 인물들이 국내 은행 등 금융사를 통해 계좌거래를 하게 될 경우 향후 대외 신용은 물론 테러자금이 지원된 금융사라는 멍에를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근섭 부사장은 “한국에 있는 금융기관을 통해서 명단에 있는 범죄인들에게 테러자금이 전달된다면 해당 금융기관은 물론 우리나라의 평판 손실(Reputation Damage)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AML에 적용된 요주의인물리스트를 보다 정교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범죄인명단 상용 워치리스트는 다우존스, 팩티바 등 3-4개 업체가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리스트 적용이 어려울 경우 각국 정부가 제공하는 요주의인물리스트 적용만으로도 AML의 기능을 한층 고도화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1월 가트너는 ‘은행 CIO에게 또 하나의 규제 준수 과제를 제시한 디지털 세계(The Digital World Adds to Bank CIOs' Regulatory Compliance Challenges)’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금융 시장이 커질수록 AML이 중요한 규제준수 영역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디지털 비즈니스 관점에서 돈의 흐름에 대한 감시는 블록체인의 진화와 함께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FATCA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통보고표준(CRS) 등 다양한 지침이 내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권 CIO는 AML 구축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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