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이쯤이면 반올림은 두 얼굴의 단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전자 직업병 관련 보상이 연말까지 100명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올림은 여전히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두 달이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장에는 삼성이 예방논의를 외면하고 조정위원회(조정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팻말이 내걸려 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반올림은 이미 보름 전부터 조정위에 참석해 예방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17일에는 삼성과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가 모두 모여 조정회의까지 열었다. 이런 도중에 이 단체 대표인 황상기씨는 추운 날씨에 직업병 피해자와 가족이 거리에 나와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 삼성에게 묻고 싶다며 감성팔이에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 조만간 방진복까지 입고 행진하겠다고 한다. 전형적인 화전양면전략전술이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얘기다.

거짓말은 직전에도 확인됐다. 성명서를 통해 ‘직업병 문제에 대한 삼성과 너무 다른 SK하이닉스의 대응, 환영한다’고 밝힌 것. 이번 대응이 신속성, 사회적 소통 노력, 객관성과 공정성, 적극성에서 좋은 사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외면하면서 삼성만 집중적으로 겨냥해 비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보건검증위원회(위원장 아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장재연 교수, 검증위원회) 주도로 작업장 산업보건 실태에 대한 검증결과와 개선과제의 핵심은 ‘반도체 사업장 근무와 백혈병 등 직업병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과 관계없이 삼성은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아도 일정 기준에만 부합하면 되는 폭넓은 보상안을 제시했다. 조정권고안이 발표된 7월 23일 이후 1000억원의 기금을 만들어 제3자가 참여하는 보상위원회를 통해 보상에 나섰다. 삼성이 보상을 마치고 예방을 위한 대책 시행에 나서면 더 이상 반올림은 설자리가 없어진다. 그래서 이번 일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시민단체를 끌어들이고 피해자 가족에게 ‘보상을 받지 말라’고 부추겨 왔다.

오죽하면 반올림에서 떨어져 나온 삼성전자 직업병 가대위가 “보상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반올림은 오히려 보상 위원회를 해체하고 보상 절차를 중단하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가족에게 떠나라고 요구했던 반올림이 또 다른 가족을 끌어들여 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을 정도다. 산재신청을 도와 보상금을 받아주겠다고 나섰던 반올림이 삼성의 직접적인 보상을 가로막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단체인가.

황상기씨는 반올림에 제보한 221명의 피해자를 상징하는 방진복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221명의 피해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어떤 병에 걸렸는지, 실제로 병에 걸렸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많은 피해자가 고통 받고 있다며 삼성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말 그대로 자신이 피해자라면 삼성이 오는 31일까지 열어놓을 계획인 인터넷 보상접수 사이트(www.healthytomorrow.co.kr), 전화 080-300-436(수신자부담), 이메일 semifamily@samsung.com(삼성전자), semipartner@samsung.com(협력업체), 혹은 경기도 화성시 노작로 240 화성우체국 사서함 39호(삼성전자), 49호(협력업체)로 우편을 보내면 된다.

방진복은 먼지를 막기 위한 작업복이다. 온몸에 겹겹이 입고 후드가 있어 머리까지 모두 덮는다. 당연히 마스크도 쓴다. 먼지 한 톨이라도 반도체 생산현장에 들어가지 않기 위한 번거로운 수고다. 반올림은 언제까지 방진복 안에 들어가 속내를 감출 생각인가. 이제 그만 가식적인 방진복을 벗으시라. 수출 최전선에서 땀 흘리고 거추장스러운 방진복을 입으며 일하고 있는 노동자를 모욕하지 말란 얘기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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