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도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라고?’

초기전문 벤처투자업체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대표 장병규)가 최근 다비오(대표 박주흠)라는 지도 개발업체에 투자를 진행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의구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바일 지도 사업은 이미 구글과 같은 글로벌 초대기업이 꽉 잡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구글 맵을 열면 무료로 지도를 보고 길을 찾을 수 있다. 구글은 지도의 품질 향상을 위해 연 1조원 가까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구글뿐 아니라 네이버나 다음카카오과 같은 회사의 서비스도 있다. 이미 거의 모든 스마트폰 보유자는 이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생 스타트업이 이들과 경쟁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모해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다비오는 유명 벤처캐피탈의 투자까지 이끌어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이에 다비오 박주흠 대표는 “옷도 기성복과 맞춤복이 있듯이 지도도 맞춤형이 유용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색상, 글자체에 맞춰 지도를 공급할 수 있고, 자체적인 편집 기술을 제공해 필요에 따라 지도를 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며 오프라인 지도 저장 기능도 제공한다”면서 “구글 맵이 아닌 다른 지도를 원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도는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요하는 사업이다. 일개 스타트업이 전 세계 지리 데이터를 직접 수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비오가 지도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비결은 오픈스트리트맵(Open Street Map, 이하 OSM)에 있다. 

OSM은 오픈소스 방식으로 전 세계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는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로 세계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위키백과 사전처럼 누구나 편집하고 참여할 수 있다. 집단지성으로 세계 지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도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OSM을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 아이폰의 지도 앱이다. 기존에 애플은 iOS 운영체제의 지도 앱으로 구글 맵을 제공해왔지만 지난 2012년 iOS6를 출시하며 OSM 기반의 지도 앱을 직접 개발해 탑재했다.

OSM 초기에는 데이터 부실 논란도 있었다. 예를 들어 iOS6가 처음 출시될 당시 서울 강남역 사거리 일대가 허허벌판으로 지도에 표시돼 논란이 있었다. 국내에는 OSM 참여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터가 부실했던 것이다.

하지만 집단지성의 힘으로 OSM의 데이터 품질은 점점 향상됐다.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OSM에는 스키 슬로프 경로까지 자세히 표시됐지만, 구글 지도는 산으로만 나타나기도 했다.

다비오는 OSM을 기반으로 편집기술을 개발해 맞춤형 지도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을 위해 중국어 기반의 한국 지도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기존에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서 구글 지도를 이용하려면 데이터 로밍이 필요했지만, 다비오는 스마트폰에 지도를 저장하는 기능을 제공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 와이파이 지역에서 한 번 지도를 내려받으면 데이터 로밍 없이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저장 기능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한 출판사와 제휴를 맺고 여행 전자책에 지도를 내장했다. 사용자들은 여행 책자를 보다가 지도를 클릭하면 단순한 약도가 아닌 구체적인 지도, 현재 위치, 길찾기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다비오는 각국의 관광청, 지자체, 출판사, 여행잡지 등과 제휴를 맺고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애플, 위키백과, 포스퀘어 등이 구글 지도가 아닌 OSM 기반으로 바꾸었고, 우버도 최근에 지도 회사를 인수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탈 구글지도 러시가 일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최근 모 대기업과 제휴를 맺고 지도를 공급키로 했고, 앞으로 중국, 일본 등의 파트너를 맺어 온라인, 오프라인 지도를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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