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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정 미세화의 핵심은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다.

현재 모든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라 부르는 노광(露光)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노광은 설계 레이아웃이 새겨진 마스크(Mask) 혹은 레티클(Reticle) 유리 원판 위로 광원을 쏴 감광액(Photo Resist)이 도포돼 있는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이는 마치 필름 사진을 현상하는 과정과 흡사하다. 노광 장비의 성능은 광원의 파장으로 결정된다. 파장이 짧으면 빛의 회절(回折) 현상을 줄여 보다 미세한 회로 패턴을 웨이퍼 위에 형성할 수 있다. 그간 노광 장비 업계는 빛 파장을 줄인 노광기를 단계적으로(436→405→365→248→193nm) 선보여왔다. 현재 양산 라인에서 주로 활용되는 고사양 노광기는 이머전(Immersion, 액침) 불화아르곤(ArF) 장비다. 이 장비는 193nm 빛 파장을 갖는 ArF 기술에 액침 기법을 더해 해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액침 기법이란 웨이퍼와 노광기 사이에 물을 넣어 빛 굴절률을 높이는 기술을 의미한다. 

다만 이머전 ArF 노광 장비로 형성할 수 있는 물리적 회로 선폭 한계치는 38나노에 그친다. 주요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이머전 ArF 노광기로 회로 패턴을 두 번 혹은 세 번에 걸쳐 형성하는 더블패터닝 기술을 도입해 20나노 이하까지 선폭을 좁혀왔다. 그러나 이런 멀티 패터닝 공정을 도입하면 생산 시간이 길어지고 증착 및 식각 등 도입 장비 수도 늘려야 한다. 이럴 경우 공간을 더 잡아먹으므로 생산 라인의 총 생산 용량이 줄어드는 부정적 효과가 크다.

노광 분야에서 이머전 ArF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바로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기술이다. 노광 장비를 만드는 업체는 네덜란드의 ASML과 일본의 캐논, 니콘이 있지만 EUV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곳은 ASML이 유일하다. EUV 노광 장비는 빛 파장이 13.5nm로 짧아 회로 선폭이 10나노 미만인 반도체 생산도 가능하다.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광원 에너지 부족 현상도 조금씩 해결돼 가고 있는 모양새다. IBM은 지난 7월 ASML의 EUV 노광 장비인 NXE3300B를 활용해 44와트(W) 광원으로 시간당 34장, 하루 637장의 웨이퍼를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ASML에 따르면 IBM 외 한 곳의 고객사가 같은 장비로 라인을 가동 중이다. ASML은 자사의 테스트 라인에선 80W의 광원 출력을 달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목표치인 250W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영선 ASML코리아 사장은 “하루 500장 이상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다는 건 가장 큰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다는 증거”라며 “핵심 문제를 풀었기 때문에 일 웨이퍼 처리량을 1000장, 1500장 이상으로 높이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리소그래피 기술, NIL과 DSA에 주목 

EUV 노광 외 주목받는 차세대 리소그래피 기술로는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anoImprint Lithography, NIL), DSA(Directed Self-Assembly)가 있다. NIL은 2003년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International Technology Roadmap for Semiconductor, ITRS)에서 32나노 이하의 선폭을 실현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소개된 기술이다. 나노 패턴이 각인된 스탬프를 사용해 마치 도장을 찍듯 실리콘 웨이퍼 위에 나노 패턴을 전사하는 것이 NIL 공정 방식의 골자다. 액체인 자외선(UV) 감광액을 실리콘 기판 위에 코팅한 후 투명한 스탬프를 접촉시키고 압력을 가하면 스탬프 사이로 패턴이 형성된다. 이후 광원을 투사해 패턴을 고체화 시킬 수 있다. 저렴한 UV를 광원으로 활용하고 렌즈를 사용하지 않는 덕에 기존 ArF 이미전 및 EUV 노광 장비를 사용하는 것 보다 경제적이다. 

NIL 장비를 만드는 대표적 업체로는 EVG그룹과 캐논이 있다. 캐논은 과거 전통적 노광 장비 분야에서 일정한 점유율을 갖고 있었으나 ArF 세대에선 제품 개발에 실패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었다.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 역시 상용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 연구개발(R&D)을 포기했다. 그러나 NIL 기술은 과거 5~6년간 꾸준하게 R&D를 진행해왔다. 작년 2월에는 NIL 관련 유망 벤처인 몰티큘러 임프린트(Molecular Imprints)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세계 노광 장비 1위 업체인 ASML도 눈독을 들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캐논과 몰티큘러 임프린트는 그간 도시바와 함께 NIL의 적용 방안을 놓고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도시바는 최근 SK하이닉스와 NIL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즉, 캐논의 나노임프린트 장비가 SK하이닉스로도 공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캐논 측은 ArF 이머전 장비로 4회(쿼드)의 패터닝을 진행하는 경우라면 전체적인 제조 비용은 NIL이 더 낮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NIL은 EUV와 비교해 패턴 형성의 자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에 우선 적용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DSA는 화학적 패턴 형성 방식이다. 성질이 다른 두 고분자를 하나의 분자로 합성한 ‘블록(Block) 공-중합체(共-重合體, copolymer)’ 재료를 웨이퍼상에 도포, 가열해 미세한 패턴을 얻을 수 있다. DSA는 분자의 자기 조립(Self-Assembly) 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재 산업계와 학계에서 활발한 R&D가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다우케미칼, 독일 머크(AZ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가 관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DSA 역시 NIL과 마찬가지로 기존 노광 기술과 병행 활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은승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은 “멀티 패터닝 공정 도입으로 인한 원가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IL과 DSA 등 3~4가지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수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소속 연구위원은 작년 4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반도체 공정포럼 세미나에서 “DSA 기술을 활용하면 ArF 이머전 장비로 쿼드 패터닝을 할 때보다 공정 스탭수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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